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예배드리는 교회에서 목회자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며 성도들에게 협박 편지가 전달된 지 한 달 만인 지난 16일 이 교회 건물에 불이 붙었다.
라호르굴버그장로교회(Gulberg Presbyterian Church)를 이끌고 있는 사무엘 매시(Samuel Massey) 목사는 "이번 화재로 교회 제단, 성경과 기타 기독교 서적이 들어 있는 찬장, 에어컨 2대, 가구 등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60가구가 출석하는 이 교회는 지역 무슬림들이 예배 음향 시스템이 너무 시끄럽다는 민원을 제기한 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방음 처리를 하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었다.
매시 목사에 따르면, 이 교회의 한 장로가 11월 16일 오전 9시 30분 교회 문을 열었고, 인근 목수를 만나러 떠난 지 20분 만에 누군가 건물에 불을 지른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목사는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 "화재는 우발적인 것도 합선으로 인한 것도 아니"라며 "우리는 주바이르 장로가 목수를 만나러 갔을 때 누군가가 교회에 들어온 것으로 의심한다. 침입자들은 범행 후 외부에서 대문을 잠갔고, 교회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지나가던 이웃과 이웃들이 자물쇠를 부수고 열어야 했다"고 말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수천 명의 기독교인들이 마카 식민지(Makkah Colony)의 교회 건물 인근에서 무슬림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이전에는 이 지역에서 표적이 된 교회가 없었다.
매시 목사는 "두 공동체 모두 조화롭게 살고 있으며, 서로의 신앙을 존중한다"며 "그러나 2년 전 인근 집에 이사 온 한 무슬림 가족이 예배 중 음향시설 사용을 중단하라고 교회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우리는) 경찰에 '금요일과 주일에만 음향시설을 2시간만 사용해 왔으며, 이웃들이 방해받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교회는 종교적 갈등을 피하기 위해 금요예배를 곧 중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달 10월 14일 한 이슬람 단체가 주일예배의 음향 시스템 볼륨을 줄이라는 자신들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교회에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위협하는 서신을 정문 옆에 남기고 갔다.
편지에는 2년 전에 접수된 경찰 고소 내용도 언급돼 있었고, 교회가 이전 경고를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이제 경찰에 통보됐다고 명시돼 있었다.
매시 목사는 "지역사회에 두려움이나 불안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위협을 경찰에 알리거나 성도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자란왈라 사건과 엘레자르 시두 목사의 암살 사건 사건 이후 상황은 이미 긴장됐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위협을 공개하지 않고 우리 교회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최소화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경찰에 화재 조사를 요청했고, 경찰은 건물 정문에 설치된 CCTV 카메라를 통해 영상을 녹화했다.
매시 목사는 "우리는 그들에게 가해자를 추적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으나, 아직 경찰에게 협박 편지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과 상점 주인들은 불이 났을 때 교회 건물 밖에 군중이 모이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무슬림 상점 주인 임란 무굴(Imran Mughal)은 모닝스타뉴스에 "우리는 교회 성도들이 자물쇠를 부수고 불을 끄는 일을 도왔다"며 "건물에 합선이 발생한 분명한 징후는 없다. 이 악행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두 공동체 사이에 불화를 일으키려고 했기 때문에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나심(Naseem)이라고만 알려진 한 교인은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불탄 건물의 광경이, 지난 8월 16일 자라왈라(Jaranwala)에서 극단주의 무슬림 폭도들이 교회 건물과 기독교인들의 집을 약탈하고 불태운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이 일어났을 때, 자란왈라에서 발생한 공격으로 정신적 트라우마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했다"며 "우리 교회의 상황은 고통스럽다. 그러나 나는 주님께서 그분의 집을 더럽힌 것에 대해 친히 갚아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파키스탄은 오픈도어가 발표한 2023년 기독교 박해국 목록에서 전년도 8위에서 한 계단 오른 7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