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부가 11월 1일까지 140만 명의 아프가니스탄 출신 불법 난민들을 추방할 계획이라고 밝힌 뒤, 새로운 인도주의적 비극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의하면, '크리스천에이드'(Christian Aid)는 최근 "탈레반이 장악하기 전 여성, 인권 운동가, 서방 국가에서 일했던 모든 사람이 보복을 당할 위험이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크리스천에이드의 아시아 지역 책임자인 라마니 리사드(Ramani Leathard)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분쟁, 폭력, 뿌리 깊은 빈곤으로 심각하게 악화됐다"며 "혹독한 겨울은 불행을 가중시킬 뿐이며, 많은 이들이 영국이나 유럽연합(EU) 국가로 탈출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리사드는 "탈레반 장악 이후 국가를 떠나 이미 극도로 취약해진 아프가니스탄인들이 기아와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자국으로 강제 송환되는 것은 큰 우려"라고 했다.
이어 "아프가니스탄 경제는 대규모 난민 유입에 대처하기에 너무 취약하며, 이달 초 발생한 지진과 국제 구호 예산 삭감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경고했다.
또 "영국 정부가 취약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에게 안전한 경로를 제공하고, 파키스탄 정부가 그들을 추방하지 않도록 외교적 압력을 가해야 한다"며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지원하는 인도주의 활동에 대한 자금 지원도 늘려야 한다"고 했다.
리사드는 "다음 달 영국에서 열리는 식량 안보 정상회담은 국제사회가 아프가니스탄의 지속적 기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기회다. 아프가니스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탈레반의 정권 장악 후 발생한 70만 명을 포함해 파키스탄에 약 370만 명의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있는 것으로 추산 중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난민으로 등록되지 않은 이들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라비나 샴다사니(Ravina Shamdasani)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대변인은 "추방된 이들이 고문, 자의적 체포 및 구금, 심각한 차별, 경제적·사회적 필요의 부족 등으로 온갖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