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에서 15명에서 2천명으로 급성장한 세미한교회가 약 5년 전 최병락 설립목사의 후임으로 현 담임인 이은상 목사를 청빙했을 때, 과연 젊은 후임 목회자가 전임 목회자의 비전을 얼마나 잘 물려받을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신선하고 파격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워낙 전임 목회자가 교회를 크게 성장시킨 터라 전임의 카리스마가 후임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다.
이은상 목사가 부임한 이후 5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서 세미한교회는 발전을 거듭했다. 2018년 12월 담임 취임예배를 드린 이은상 목사는 올해 말 세미한교회를 담임한지 만으로 5년이 되는 의미있는 때를 맞이한다. 팬데믹의 어려움을 잘 헤쳐나간 것에 더해 계속된 꿈을 향해 세미한교회를 거듭 발전시켜 나갔던 비결에 대해 이은상 목사는 자신이 세미한교회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세미한 호’에 본인이 승선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은상 목사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달라스 세미한교회라고 하면 이 지역 뿐만 아니라 미주 다른 지역에서도 발전을 계속하는 교회, 확장해 나가는 교회, 비전이 분명한 교회라고 평가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크게 성장하고 있는 교회를 맡았었는데 담임 취임 5년을 향해 가는 소감을 말해달라.
세미한교회는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교회인 것을 부임할 당시에도 확신했고 지금은 그 확신이 더욱 강해졌다. 모든 교인들이 성령충만하고 성령께서 큰 은혜를 주시고 이끄시는 교회다.
세미한교회 담임을 맡으며 했던 이야기가 있다. 세미한교회 성도들이 이은상호에 타는 것이 아니라 제가 세미한호에 타는 것이라고 했다. 이 세미한호는 20년 넘게 항해해왔고 빠른 성장을 경험해 왔다. 세미한호의 방향성은 그 때나 지금이나 같다. 그리고 감사한 것은 전임과 후임이 서로 단절될 수도 있지만 저는 전임 최병락 목사님이 담임하는 강남중앙침례교회와 세미한교회가 형제교회를 맺음으로 서로 함께 협력하고 비전을 계속 공유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세미한교회의 목회 비전은 W.O.R.L.D.에서 한 글자씩 따서 Worshiping Church(예배하는 교회), Oikos Church(목장으로 성장하는 소그룹 교회), Reaching-out Church (지역사회를 돕는 교회), Life-giving Church(선교와 전도로 영혼 살리는 교회), Discipling Church(말씀과 섬김의 훈련으로 제자삼는 교회)라는 뜻을 담고 있다. 교회의 비전이 너무도 명확했기에 지금도 이 비전을 따라 가고 있다. 세미한교회의 계속된 발전은 마치 한 우물을 파듯이 연속성있게 기존의 비전을 고수하고 철저히 그 길을 따라 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이 세미한교회의 비전을 저의 비전으로 받아들였고 세미한호는 흔들림 없이 꿋꿋이 자기 항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목회 비전은 바뀐 것이 없지만 사역에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부분들에 있어서 발전이 있었다.
교협이나 지역의 다른 목사님들이 하시는 말씀이 세미한교회를 보면 테슬라를 보는 것 같다고 하시는데 참 감사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계속 혁신하려고 하고 바꾸려고 하는 노력이 있다는 것이다. 제가 부임하기 전에도 이미 이런 평가들을 하고 있었다. 결국 그 원동력이 뭔가를 생각하면 세미한교회의 목회 비전은 결국 선교로 귀결되기 때문이라고 본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고 복음을 널리 전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서 모든 사역이 펼쳐지게 될 때 늘 변화를 추구하게 되고 더 나은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하게 된다고 본다.
-세미한교회의 목회 비전을 그대로 자신의 비전으로 받아들였다고 표현했는데, 세미한교회를 담임하기 전에도 굵직한 사역들을 해왔다. 현재 세미한교회를 담임하는데 있어 도움이 됐던 경험들이 있는가.
제가 섬겼던 많은 교회들이 모두 이민교회 안에서 많은 본이 되는 곳들이었다.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또 그 경험에 감사하고 있다. 보스톤 온누리교회에서의 경험을 말한다면 항상 이음채플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그 이음이라는 것은 예수님이 하나님과 우리를 이어주셨듯이 우리가 세상과 하나님을 잇는 다리가 되어야 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이것은 저 또한 가졌던 비전이었다. 교회가 세상의 다리가 되어야 하고 또한 한인 1세와 2세를 잇는 것 또한 우리의 역할이다. 한국에도 이음교회가 있다. 이러한 정신을 요즘 목회자들이 같이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 준다고 생각한다.
-전임 사역자가 워낙 많은 일들을 했는데 부담을 느끼거나 리더십를 이어가는데 있어 어려운 점은 없었나.
앞서 말씀드렸듯이 세미한 비전이라는 것, 이것이 저의 비전이 되었다. 세계, 미국, 한국을 그리스도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비전에 따라 최병락 목사님은 정말 빠른 속도로 많은 일들을 하셨다. 전력질주를 하면서 달려가는 모습들, 노스캠퍼스 등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사역을 열정과 비전으로 펼쳐나가는 모습들이 저에게 많은 도전을 주었다. 노스캠퍼스는 지난해 3월18일 입당감사예배를 드렸다. 감사한 것은 저와 교회가 같은 마음을 가지고 거기에 잘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미한호에 저도 승선했듯이 우리 교인들 또한 세미한호에 함께 승선해서 그 비전을 향해 발맞춰 나가고 있는 것이다.
-세미한교회의 역량을 볼 때 미국 중부지역의 대형 한인교회로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본다. 하나의 큰 교회를 지향하기 보다는 다양한 캠퍼스로의 개척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어떤 교인분이 기도를 하셨는데 세미한교회 성도 5천명이 되게 해달라고 하시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저는 한 교회에서 5천명, 3천명이 되는 것보다 3백명 교회 10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00명 교회 10개 보다 250명 교회 20개 만드는 것이 더 하나님 나라 확장에 큰 보탬이 도리 것이다. 건물 안에서의 사역은 한계가 있다. 확장하고 나가야 한다.
-한인 이민교회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선교하는 교회는 성벽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인들이 모이는교회를 밖에서도 Korean Church라고 한다. 우리는 우리 성을 너무 쌓아둔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마치 겨울왕국의 주인공이 자신만의 성 안에 자기를 가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교회가 얼음공주들이 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우리 2세들과 3세들은 온 세상을 품고 원대한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교회가 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자녀들을 한국인으로 기를 것이냐, 미국인으로 기를 것이냐 할 때 저는 100% 미국인이자, 100% 한국인으로 자라게 해야 한다고 늘 말하고 있다. 예수님이 조직신학적으로 완전한 신이자 완전한 인간이셨다. 우리 자녀도 100프로 미국인이 될 수 있고, 100프로 한국인 될 수 있다. 모세는 바로의 궁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완전한 애굽인으로 자라났고, 그리고 이후에는 민족들을 이끄는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됐다. 요셉도 버려져서 총리가 되기까지 완전히 애굽인이 됐다. 바울도 로마시민이었지만 당시 유대인으로서 모든 주변의 문화를 다 알았다. 우리 자녀들의 훌륭한 모델이 이미 성경에 있다.
제가 어릴 때 출석하던 교회가 수원중앙침례교회였다. 김장환 목사님을 볼 때 그 분이 한국에 끼치는 영향력은 그 분이 100프로 미국인이자 또한 100프로 한국인이기 때문에 더욱 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목회 10년을 향해 세미한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먼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세미한교회를 만나게 된 것이 저에게는 너무도 큰 은혜라는 점이다. 제가 섬겼던 이민교회들이 모두 훌륭했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의 사역을 말씀드리면 3년 동안 너무도 좋은 부분들을 많이 봤다. 이민교회가 어떻게 하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지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 사역하면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후 세미한교회를 오니까 과연 이런 교회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사역들을 펼치고 있었고, 성도들 또한 성령이 그렇게 충만할 수 없었다. 세미한교회가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성도들이 건강하고, 말씀이 건강하고, 성령님이 인도하시는 교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정도를 걸으면서 발전해야 하고 가야할 길이 멀지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교회에 그만큼 건강한 DNA가 잘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본다. 세미한호의 멋진 항해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