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로 살면서 가장 자주 만나는 믿음의 장애가 있다면, 그것은 죄책감일 것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설교를 하거나, 혹은 리더로서 믿음과 관련된 일들을 인도해 나갈 때 이런 저런 내면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입니다. "네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어?" 혹은 "그래 가지고 되겠어?"라는 말과 같은 소리입니다. 이런 소리가 들릴 때면, 하고자 하는 말에 확신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또 흔들리는 마음에 의기소침해지기도 합니다.
2008년 1월 훼드럴웨이에서 소금과빛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정말 잘하고 싶었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실 만한 좋은 교회를 세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는 개척 4개월만에 재정적으로 자립을 했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선교지 세 곳을 섬기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모든 면에서 성장하고 있는 교회를 볼 때 너무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한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면, 이상하게 주일 아침만 되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너무 긴장을 한 탓인지, 아니면 개척교회 목사라 이것 저것 준비할 것이 많아서 그랬는지, 주일 아침만 되면 평소보다 민감해졌고, 그래서 아내나 아이들과 다툼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불편한 마음이 되어 설교할 때면, 이런 내면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네가 이런 말 할 자격이 있어?"
저는 1987년 부활절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군복무를 마치면서, 제가 좋아하는 사촌형의 전도를 받아 교회를 출석하기 시작했고, 처음부터 정말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설교를 들으면 제가 얼마나 큰 죄인인지가 깨달아졌고, 찬양을 할 때면 하나님의 임재가 느껴져 감격했습니다. 청년들과 함께 거리에 나가 전도를 하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가여워 눈물이 난 적도 많습니다. 저는 그렇게 신앙 생활에 진심이었고, 그래서 전도사님의 권유로 세례를 받기로 했습니다.
금식하면서 세례 받을 준비를 하고 있던 토요일 저녁, 전화 벨이 울렸습니다. 당시 저랑 제일 친했던 친구 두 녀석이 군 복무 중 함께 휴가를 나왔다는 전화였습니다. 나가서 인사만 하고 돌아오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떡이 되도록 술에 취해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화가 나신 어머니는 저를 깨우지도 않고 교회로 가셨고, 저는 예배 시작 1시간을 남겨놓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죄책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래 가지고 무슨 세례야..." 아주 차가운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다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예수님께 너무 죄송했습니다. 그래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데, 회개가 터져 나왔습니다. 저는 그날, 누구보다 감격스럽게 세례를 받았습니다.
고린도전서 15:55 중반 이하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이 쏘는 것은 죄요 죄의 권능은 율법이라." 그렇습니다. 사망은 우리로 하여금 죄에 매이게 하고, 죄책감은 우리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을 주저하게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죄를 깨달았다면 회개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죄책감에 매이지 말고 죄사함의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를 승리하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의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