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치료를 받고자 했으나 영국 법원에 의해 금지당했던 버밍엄 출신의 19세 기독교인이 최근 사망했다.
영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수딕샤 씨루말레쉬(Sudiksha Thirumalesh)는 희귀병인 '유전적 미토콘드리아 질환'에 대한 실험적 치료를 위해 캐나다로 갈 수 있는 허가를 받고자 6개월 넘게 영국 보건복지부(NHS)와 법적 싸움을 해 왔다.
인권단체 크리스천컨선(Christian Concern)은 "보호 법원은 수딕샤가 그러한 결정을 내릴 역량이 부족하다며, 그녀와 가족들이 치료를 위해 모금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했다.
법원의 명령으로 그녀의 가족들은 1년 넘게 공개적으로 수딕샤의 이름을 밝히지 못했으나, 지난 22일 고등법원 가정부의 판결로 이 같은 제한이 해제됐다.
크리스천컨선은 "필(Peel) 판사는 병원 이름, 신탁 및 관련된 임상 의사의 이름을 밝히지 못하도록 한 명령을 해제하기로 한 결정을 다음 주까지 연기했으나, 수딕샤가 지난주 사망함에 따라 그녀의 사건은 끝이 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수딕샤는 완전히 의식이 있었고 투병 기간 내내 의사소통이 가능했었다고. 그러나 로버츠(Roberts) 판사는 두 명의 정신과 의사의 반대 증거에도 불구하고 "수딕샤가 자신의 치료에 대해 결정을 내릴 능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그녀의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를 대하는 병원신탁과 법원의 태도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 만약 그녀가 6개월 전 뉴클레오시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면, 그녀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회복 중이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생명과 사랑, 용서를 믿는 기독교인 가족"이라고 했다.
크리스천컨선의 법률 부서인 크리스천법률센터(Christian Legal Center)의 안드레아 윌리엄스(Andrea Williams) 대표는 "이 매우 충격적인 사건은 NHS와 법원에서 중요한 치료 결정을 내리는 방식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시급히 필요함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CP는 "수딕샤의 사례는 NHS가 보호 법원에 생명을 구하는 치료를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한 찰리 가드(Charlie Gard), 알피 에반스(Alfie Evans), 아치 배터스비(Archie Battersbee)의 사례와 유사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와 달리, 수딕샤는 의식이 있었다. 변호인들은 그녀가 해외에서 살 권리와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음을 주장했다"고 했다.
수딕샤는 만성 근육 약화, 청력 상실, 신장 손상으로 고통받았으며, 정기적인 투석이 필요했다. 병원 측은 법원에 '완화 치료 계획'의 승인을 요청했으나, 그렇게 하면 신부전으로 인해 그녀가 며칠 내에 사망할 수도 있었다.
두 명의 정신과 전문의는 "수딕샤가 자신의 치료에 관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이 있다"고 법원에 알렸다. 그러나 법원은 병원의 상태 평가를 토대로 "그녀가 살고 싶다는 '망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수딕샤는 2022년 8월 코로나19에 감염돼 건강이 악화된 이후 집중 치료를 받아 왔다. 그녀의 가족들은 완화 치료를 시도하려는 NHS에 반대하며, 저축해 왔던 돈을 소송 비용으로 지출했다.
2023년 2월, 병원은 수딕샤의 부모가 그녀를 대신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수딕샤의 영구 위임장 문서를 취소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후 법원은 완화 치료 계획을 승인했고, 그녀는 며칠 뒤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