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민 교수
(Photo : 서경민 교수)

최근 Netflix로 스트림 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1). 본 시리즈를 통해 낱낱이 밝혀진 사이비 교주들의 인면수심의 작태는 한국을 넘어 해외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2). ‘나는 신이다’가 공개된 3월은 잡초의 계절이기도 하다. 정원이나 마당을 가꾸는 사람이라면 이 시기에 잡초와의 전쟁을 치를 것이다. 잡초는 그 강인한 생명력으로 미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잡초는 엄연히 해로운 것이다(3). 잔디로 가득 찬 아름다운 마당을 꿈꾸는 이들에게 잡초는 골칫거리일 뿐이다.

교회가 하나님께서 그의 정원에 심은 잔디라면, 이단은 그 정원에 무단으로 침입한 잡초라고 비유할 수 있다. 잡초는 땅의 영양분을 도둑질하여 잔디의 생장을 방해한다. 땅이 식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영양자원은 유한하다. 마땅히 잔디에게 공급되어야 할 영양분을 잡초가 앗아 간다면 일부잔디는 건강하게 자라지 못한다. 이단은 목회자와 성도가 땀 흘려 일군 터전에서 기생하며 교주의 잇속을 채우며 교회의 건강을 저해한다. 하나님의 이름을 사칭하여 근거 없는 거짓 가르침으로 성도들을 미혹하고 흔들리게 만든다.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방법은 있다. 뿌리를 뽑아내거나, 잡초가 심하게 퍼져 있는 경우, 제초제를 써서 제거한다. 하지만 잡초뿌리를 뽑을 때 함께 엉켜 있는 잔디의 뿌리가 같이 뽑혀 나간다. 잔디는 죽이지 않는다고 광고하는 제초제를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잘못 살포하면 잔디도 함께 죽어버린다. 교회에서 이단을 제거하기 위해 벌이는 소모전은 자칫 성도들을 실족 시키기도 한다. 교회를 방문한 이들을 경계하는 눈초리는 방문자들이 느끼기에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교회의 리더들이 이단퇴출을 위해 에너지를 투자할 때, 정작 도움이 필요한 성도들의 목소리를 못듣기도 한다.

그렇다면 잡초의 창궐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잔디가 강해지면 된다. 잔디가 그 뿌리를 깊게 내리고, 건강하고 풍성한 잎으로 정원을 가득 메우면 잡초가 침입하더라도 감히 뿌리 내리지 못한다. 여기서 교회를 이단으로 보호 할 수 있는 단서를 얻는다. 성도들이 성경을 바로 알고 깊이 탐구하여 올바른 교리위에 믿음이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도록 도와 이단이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단의 교리를 뜯어서 자세히 들여다 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다. 신학자들이 그들의 일생을 바쳐 우리에게 전달된 유산으로 그 허무맹랑함을 드러내기에 어렵지 않다. 즉, 성경을 제대로 알고 해석할 수 있는 기본적인 신학적 소양만 있어도 성도들은 이단의 얄팍한 속임수에 절대 속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21세기 교회가 성도들을 이단으로부터 흔들리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全)성도의 신학교육을 제언한다.

일부 교회 성장프로그램들이 소그룹 나눔의 효용성을 강조해왔다. 소그룹 나눔은 물론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사도바울이 디모데에게 권면한대로 거짓 가르침에 대항하기 위한 목회자의 공동체적 역할은 가르침이 우선이다(4). 소그룹에서 교리 교육이 우선시 되어야 올바른 나눔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소그룹 리더들에게 있어서 신학교육은 필수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최근 일부교회에서 전성도들을 대상으로 성경공부 혹은 교리공부를 위해 수업을 여는 현상도 매우 바람직하다. 목회자는 교회행정을 담당하는 기능인으로 부름 받은 것이 아니라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자로 부름 받았다. 현대 교회에서 행정의 필요성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다. 일부 부교역자들이 신학교에서 공부 한 것들을 성도들에게 전달할 기회가 제한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부교역자들이 좀 더 본질적인 사역에 힘쓸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교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는 또한 목회자가 끊임없이 신학에 정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동력이 될 것이다.

교회에서 진행되는 신학교육으로도 갈증을 느끼는 성도가 있다면 신학교 등록도 추천할 수 있겠다. 신학은 목회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미국에서 한국어로 양질의 신학강의를 접할 수 있는 많은 선택지들이 생겼다. 교회에서 하나님을 아는 열심을 가지고 있는 성도가 있다면 교회는 신학교로 위탁교육을 맡기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이는 故 은보 옥한흠 목사님의 ‘평신도를 깨운다’의 21세기 능동적 적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5).

잡초를 완전히 제거 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은 없을까? 농업적으로도, 성경적으로도, 그 대답은 ‘없다’이다. 거짓 가르침으로 교회를 미혹하는 ‘잡초’는 이미 성경에서 예견했으며, 역사적으로 이단의 위협은 끊이지 않았다(6). 하나님 정원의 ‘잡초’는 그리스도의 재림 전까지 ‘잔디’의 생장과 번성을 방해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끊임 없는 위협이 항상 시도에 그쳤다는 것은 진리는 승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한다. 그들의 위협은, 그들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정통교회의 부족함을 일깨워주고 반성하게 하며 대안을 모색하도록 하고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도록 기능한다. 잡초가 많다는 것은 잔디가 약하다는 방증이며 조치가 필요하다는 경고이다. 이 시대에 이단의 창궐을 용인 하시는 하나님의 의도는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오늘 우리는 이단으로부터 교회를 지켜야 하는 역사적 사명의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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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 시리즈는 공개 3일만에 한국 Netflix 1위를 차지 했는데, 다큐멘터리 장르가 1위를 한 것은 처음이다.
(2) 3월 6일 OTT 순위 집계 사이트(FlixPatrol)에 따르면, ‘나는 신이다’가 공개된 지 이틀만인 5일 기준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에서도 시리즈 시청률 톱10에 들어 해외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3) 대한민국 산림청에서 발간한 ‘산림임업용어사전’은 ‘잡초는 초목식물로서 임지에 기생해서 임업상 해로운 것’이라고 정의 한다. 잡초는 미관상 흉할 뿐 아니라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에게 재채기, 코막힘 등을 유발하는 건강상의 이슈를 야기시킨다.https://www.forest.go.kr/kfsweb/kfs/idx/Index.do
(4) 사도바울은 디모데에게 거짓 가르침을 대항하는 방법으로 오래 참음과 가르침을 제시한다 (딤후 4:2-4).
(5) 故 은보 옥한흠 목사님의 제자훈련과정은 성경 및 교리교육의 중요성을 끊임 없이 강조한다.
(6) 초대교회는 에비온주의로 부터 파생된 영지주의로 부터 진리를 수호하려고 분투했다. 요한일서는 그 논쟁을 다룬다.

서경민 교수
센트럴신학대학원 설교학 교수
한마음교회 성인 성경교리연구반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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