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문 목사와의 신학산책 by 기독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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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하나님의 가족 공동체

            - 3회: 성경에 나타난 교회의 본질 - 하나님과 사람의 수직적인 관계 회복 (엡 2:1-10)

            에베소서 2장 전반부는 '구원받기 전 사람들의 영적 상태 및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신 구원의 선물, 그리고 구원으로 인한 선한 삶을 감당하는 새 창조'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다시 세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1-3절 (구원받기 전 사람들의 영적 상태), 4-7절 (하나님 은혜로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으로 받는 구원), 8-10절 (구원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삶). 2절의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의 삶과 10절의 그리스도인이 된 후 새로운 삶의 중심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존재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에서 후로 넘어갈 수 있는 전환점으로 역할을 합니다. '과거에는 그랬지만, 이제는 이렇다.'라는 식입니다.  이방 종교는 선한 삶을 살아야 구원을 얻는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구원파는 구원받은 사람들은 선한 삶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에베소서 2장 전반부는 구원과 선한 삶의 관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즉, 하나님과 수직적인 관계가 회복된 사람들에게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고" (엡 2:10, 새번역), 이들은 선한 삶을 살아낼 능력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에베소서 2장 전반부는 구원과 선한 삶의 관계, 즉 개인 구원에 대한 교리로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한 교회를 위한 출발점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 에베소서 독자들은 구원받기 전에 철저히 절망적인 상태에 있었고 (1-2절), 이는 바울을 포함한 유대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3절). 그런데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 때문에 구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4-7절).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ἐν Χριστῷ Ἰησοῦ)"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고 (ἐπὶ ἔργοις ἀγαθοῖς)" 하나님께서 만드신 "하나님의 작품 (ποίημα)"이 됐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구원받은 사람들은 자신들을 위해서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이해와 구원에 대한 감격과 함께 하나님 앞에서 인격적 반응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원받은 성도들의 구원에 대한 감격이야말로 교회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구원의 궁극적인 목적은 '구원의 확신'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허물과 죄 가운데 있던 사람들이 구원을 통해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구원받은 사람들은 '구원의 확신'에만 만족할 게 아니라 선한 삶을 추구하고 살아야 합니다. 구원받은 사람들에게 '구원의 확신'은 신앙의 출발점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한국 교회는 '구원의 확신'이 최종적 목적지인 것처럼 강조해 왔습니다.

            둘째, 많은 사람들은 '자기들이 믿고 싶은 것' 또는 '자신에게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을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통하여 은혜로 구원을 얻었습니다. 이것은 여러분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엡 2:8, 새번역)라는 말씀을 보면, 구원은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선물에 반응해서 공동체가 함께 전인격적으로 반응하는 것, 즉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것이 믿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믿음은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하나님께 얻어내기 위한 수단이 아닌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신 것과 앞으로 이루겠다고 하신 것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 것입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은혜를 전인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2장 전반부는 구원의 개인적인 측면만 강조해 왔던 한국 교회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구원은 개인적 차원이지만 각 개인이 구원을 받는다는 것은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분의 충만함" (엡 1:23, 새번역)인 교회의 출발점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각 개인의 구원과 구원받은 개인이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인 교회에 속하게 되는 것은 별개의 것이 아닙니다. 각 개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은혜로 얻게 된 구원은 각 개인의 것일 뿐만 아니라 또 동시에 공동체의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구원은 교회 공동체를 포함합니다. 에베소서 2장 전반부는 개인주의 신앙으로 변질된 한국 교회에게 공동체적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 달라스 생명샘 교회 안광문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