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70주년, 통일 생각하는 '교단 대표' 모인 것 하나님 역사
'통일 선교' 한 목표 위해 플랫폼·마중물로 섬기는 기관 되길
물리적 합일이나 정치적 연대 아닌, 하나님 절대주권 새겨야
한국교회는 교단이 움직여야... 한통협 창립은 획기적인 변화

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협의회(이하 한통협) 창립 감사예배 및 세미나가 20일 오후 서초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개최됐다.

개회예배에서 '하나가 돼라'(겔 37:15-23)를 제목으로 설교한 정성진 목사(통합, 통일선교대학원이사장)는 "본문의 에스겔이 하나님으로부터 환상을 봤던 때는 남유다왕국이 멸망됐던 B.C. 586년으로, 이 때는 남과 북이 분열된 지 344년 된 때다. 북왕국은 역사에서 사라진 지 136년이 지난 때"라며 "이러한 때에 하나님께서 남과 북이 둘이 아니라 본래 하나이니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하시며, 에스겔 골짜기에서 마른 뼈가 일어나는 환상을 보여 주신다. 마른 뼈와 같은 상태가 이스라엘이었다"고 했다.

정 목사는 "이처럼 우리나라의 남과 북의 상황도 어렵다. 중국의 대만침공설이 세계적으로 돌고 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범하면 그 다음 시나리오가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의 미군이 이동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상당히 위기선상에 있다. 통일을 이야기하던 사람도 통일을 말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며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에스겔 37장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의 상황은 우리와 비견될 수 없을 정도로 절망적이다. 완전 다 망했다. 그런데 이럴 때 하나님께서 이런 계시의 말씀을 해 주셨다. 아무리 어둠이 짙더라고 새벽의 동이 터 오고 있는 것을 하나님의 역사에서 발견해야 될 줄 믿는다"고 했다.

정 목사는 "해방 78주년, 전쟁 73주년, 종전 70주년이 됐다. 가장 어두운 때에 통일을 생각하는 '한국의 기독교 교단의 대표'를 모이게 하신 것은 하나님이 거룩한 역사인 줄 믿는다"며 "통일은 하나님의 소원이다. 하나님께서는 하나 되길 원하시고 통일을 원하신다. 하나 되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소원을 따라 각 곳에서 하나 되기 힘써야 한다. 에베소서를 보면 원수 된 것, 중간에 막힌 담을 육체로 허셨다고 한다. 이방인과 유대인이 하나 되게 하기 위해 육체로 이 막힌 담을 허셨다. 하나 될 때 행복하다. 그날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통일 일꾼이 되길 축복한다"고 했다. 

정성진 김종길
▲설교하고 있는 정성진 목사와 환영사를 전하고 있는 김종길 목사. ⓒ김신의 기자

환영사를 전한 김종길 목사(한통협 회장)는 "부활하신 예수께서 '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자기 권한에 두셨으니 너희는 알 바 아니'라고 하셨다. 한반도 통일의 때와 시기와 권한은 아버지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며 "하나가 되고 통일되는 것은 우리보다 주님께서, 하나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일이다. 그리스도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기 위해 오셨다고 하셨다. 통일은 한국교회 과제 이전에 그리스도의 명령이며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정전 70주년까지 정치, 경제, 예술, 학술, 종교 등 많은 준비를 했다. 특히 세계 각 나라와 교회가 한반도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하고 있다. 여러 헌신을 볼 때 때가 찬 것 같다. 하나님의 때가 되면 통일의 선물을 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통일 선교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플랫폼이 되고 마중물이 되어 섬기는 기관이 되도록 기도하고 격려해 주시길 바란다. 특별히 탈북민과 교회가 눈물로 기도하고 있는 것, 하나님께서 다 기억하고 계신다. 함께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사역하고 힘써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협의회(한통협)
▲각 교단 실무자들이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격려사를 전한 신평식 목사(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는 "전쟁불가피론, 임박한 전쟁론뿐 아니라 낙관론도 주의해야 한다. 할 수 있다면 전쟁을 멀리, 평화의 기간을 길게 하며 답을 찾아야 한다. 평화를 구하는 것과 함께 지켜낼 노력을 해야 한다"며 "한교총은 교단과 개인 교회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고자 하는데, 그 중 하나가 통일에 대한 문제다. 통일은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일이다. 통일을 위해 서로 연대해서 함께 활동하는 것에 기쁘게 생각한다. 보다 발전된 방향을 찾아가는 데 함께하겠다"고 했다.

오정현 목사(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대표회장)의 축사를 정베드로 목사(한통협 서기)가 대독하고, 이승종 목사가 유인물로 축사를 전했다. 오 목사는 "복음적 평화통일은 주님 앞에 우리가 얼마나 전적으로 의탁하는가에 달려 있다. 한반도의 통일은 남과 북의 물리적 합일이나 정치적 연대가 아니라, 하나님의 절대주권이 그 과정과 결과에 깊게 새겨져야 한다.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주권을 기대하며, 영혼 구원의 절박함과 종말론적 신앙의 마음 자세로 집중해야 한다"며 "동방의 예루살렘 평양은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각 교단의 실무자들이 인사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예배는 유관지 목사(북녘교회연구원 원장)의 축사와 축도로 마무리됐다.

유관지 목사는 "한국교회는 교단이 움직여야 무언가 움직이는 걸 많이 본다. 그간 통일 선교가 선교단체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그런데 협의회가 창립된다는 건 획기적 변화를 의미한다"며 "통일선교 실무자들은 정전 70주년이 한국교회 통일선교의 새로운 원년이 되길 바라며 열심히 애쓰고 있다. 한통협이 큰 도움이 되길 바라고, 그렇게 될 줄 믿는다"고 했다.

北, 시장·휴대폰 때문에 사상 변화... 정권, '한류' 가장 우려

창립 기념 세미나에선 김병로 박사(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가 '김정은 시대의 북한사회 변동과 대북정책 방향'을 발제했다.

김병로 박사는 "김정은 시대 여러 변화 중 하나는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떼어낸 일일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혁신과 창조, 전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김정일의 선군정치에서 탈피하여 경제와 인민생활 향상을 목표로 하는 선민정치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라며 현대화·과학화를 통한 경제 발전과 국제 교류를 통한 국가 경쟁력 향상을 추진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의 변화를 살폈다.

한국교회통일선교교단협의회(한통협)
▲김병로 박사가 한통협 창립기념 세미나 발제를 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김 박사는 "김정은의 경제노선과 선민정치를 대중적으로 실현한 공간은 다름 아닌 시장"이라며 "시장화 과정에 북한은 빈부격차와 양극화 심화, 계층 간 갈등 심화라는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조사 결과 공식 소득이 전혀 없는 사람이 60%나 되며, 상인계급은 기득권 상류층에게 심각한 우려와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휴대폰 사용의 증가로 문화 접촉이 증대해 사상 의식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휴대전화는 장사를 하는 상인들에게 필수불가결한 사업 도구이자 지리적 이동이 철저히 통제된 북한에서 주민유동성을 촉진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북한주민통일의식조사 결과, 정치의식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문화 접촉이었다.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한류 확산으로,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고 2021년 '청년교양보장법'을 채택해 사상학습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 사회가 전반적으로 갖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경직성과 수동성, 현실 도피다. 정치적 경직성과 폐쇄 체제에 익숙하게 길들여진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지역발전 전략을 도단위로 확대하지 못하고 과거로 돌아가는 현실이다. 이는 북한의 오래된 관행과 구조를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 준다"고 전했다.

그는 "국제공항과 당대회에서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가 철거된 것은 국제화로 갈 수 있는 좋은 신호"라며 "북한의 사회 변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는 극도로 폐쇄적인 사회를 개방하고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한 대북정책을 북한 국제화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을 폐쇄적으로 가두는 봉쇄 정책이 아니라, 대외적으로 끌어내는 세계적 수준의 관여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극단적 폐쇄 상태에 오랫동안 놓여 내부 단합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는 저항력은 갖고 있으나, 변화하는 세계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규범과 태도는 현저히 부족하다. 국제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인적 자원이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인적 자원의 역량 강화는 매우 시급하다"며 "한국교회는 북한의 인적 자원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자산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기관이다. 세계 각국 선교사들이 지식협력사업을 추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