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권재판소(ECHR)가 자택에서 평화적인 기도 모임을 주최한 미국 복음주의 목회자를 처벌한 러시아 정부에 대해 종교 자유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미국 기독교 법률단체 ‘국제자유수호연맹’(ADF Internaional)에 따르면, 이달 ECHR은 러시아 당국이 도널드 오세와르데 목사의 인권을 침해하고, 외국인인 그를 차별했다고 판결했다. 2016년 오세와르데 목사는 오룔주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주민들을 초대해 예배와 찬양, 성경 공부를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외국 시민에게 강력한 처벌을 부과하는 ‘러시아 테러방지법’에 따라 기소되어 유죄 판결과 함께, 4만루블(약 700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오스와르데 목사는 형이 확정되자 ECHR에 이 사건을 재소했다.
ECHR은 선교 활동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종교 자유에 대한 권리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한다며 “자신의 종교를 표현할 자유에는 종교적 견해를 표현할 권리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에 대한 별도의 처벌은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침해한 차별 행위(discriminatory)”라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오세와르데는 “내 신앙에 대해 말하고, 다른 사람들과 기도할 수 있는 기본적 인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처벌받았다. 아내와 나는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을 읽고, 함께 기도했다”며 “전 세계 수백만 명이 간섭 없이 자유롭게 이 일을 할 수 있지만, 나는 범죄자 취급을 받았으며, 테러리스트를 겨냥한 러시아 법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법원이 종교 자유라는 개인의 권리와, 단체 예배와 전도 노력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함을 분명히 확인해 용기를 얻었다”면서 “그 누구도 기도하거나, 평화적인 종교 모임에 다른 사람을 초대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 종교에 대한 범죄화는 폭정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미국 미시간주에서 태어난 그는 지난 2005년부터 오욜에 거주하며, 정기적으로 기도 및 성경 읽기 모임을 열어 왔다. 2016년 8월, 그의 집에는 러시아 경찰관 3명이 들이닥쳤고 지문 채취를 위해 경찰서에 출두하라고 명령했다. 이후 오세와르데 목사는 선교 활동을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앞서 2016년 7월, 러시아 정부는 새로운 테러방지법을 도입하면서, 개인의 선교 활동을 범죄로 규정했다.
ADF의 유럽 옹호 책임자인 펠릭스 뵐만은 러시아 정부에 국제 인권 규정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성명에서 “종교나 교파에 관계없이, 신앙을 공유했다는 이유로 그 누구도 차별이나 박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라며 “유럽인권재판소는 복음화와 선교 사업이 유럽 인권협약에 따른 종교 자유의 핵심이며, 강력하게 보호받는 요소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