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북동부의 보르네오 섬의 한 마을에서 무슬림들이 교회의 예배당 건축을 금지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매체 ‘카얀타라닷컴’에 따르면, 북칼리만탄주 타라칸시에 위치한 셀루밋 마을의 지도자들은 지난달 28일 서한에서 마와르 샤론 기독교교회(Mawar Sharon Christian Church)의 예배당 건축이 무슬림인 티둥 부족들의 거주 지역에서 이뤄져 국가 규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기독교 학생 운동(Gerakan Mahasiswa Kristen Indonesia, 이하 GMKI)의 지역 책임자인 크리스티안토 트리워보워 S. 피는 지난 7일 언론성명을 통해 “이번 금지 조치가 인도네시아의 다양한 민족 모두를 위한 통합과 사회 정의를 위한 정부 지도 정책인 판차실라(Pancasila) 철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는 모든 사람의 종교를 숭배하고 포용할 권리를 보장한다”며 “일어나서는 안 될 마와르 샤론교회의 예배를 거부하는 대신, 서로 용납하고 다양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단체는 북칼리만탄주와 타라칸시 정부, 종교 부처 및 여러 국가기관이 등록된 교회의 활동을 전면적으로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동자바주 말랑 관할구에 위치한 한 교회는 게단간 하위 지구인 숨베레조 마을에 사는 무슬림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건축할 권리를 지켜냈다.
올해 1월, 숨베레조 마을 이장 압둘 로만은 동자바 기독교 교회(Gereja Kristen Jawi Wetan, 이하 GKJW)의 건설을 금지했다. 이 교회는 20가구로 구성돼 있다.
현지 나투라툴 울라마(NU) 지부는 서한에서 무슬림들이 ‘조화로운 관계’와 ‘지역사회의 안락과 안전 유지’를 위해 교회 건설에 반대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타엘 목사에 따르면, 말랑 관할구 종교간 소통포럼(Forum Komunikasi Umat Beragama, FKUB)의 참여로 지난 6일 주민 당사자 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졌다.
나타엘 목사는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회 건설은 반드시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권 옹호 단체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예배당 건축 허가 조건이 까다로워 기독교 및 타 종교의 시설 건축이 방해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2006년 발표된 인도네시아의 합동 장관령은 신규 교회가 건축 허가를 받기까지 4단계의 까다로운 행정 절차를 요구한다.
이 규칙은 신규 교회에 교인 90명과 타 종교를 가진 지역주민 60명의 건축 허가 서명을 받도록 요구한다. 하지만 종교적 승인을 받더라도, 정부 관료에 의해 지연되거나,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급진주의 무슬림 조직이 비밀리에 외부인을 동원하여 기독교인을 위협하거나 압력을 가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인 오픈도어(Open Doors)는 인도네시아를 2022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 중 28위에 올렸다. 월드워치리스트(WWL)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보수적 이슬람 노선을 채택하고 있으며, 전도활동을 벌이는 교회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보고서는 “서자바나 아체주와 같은 특정 지역은 극단주의 단체가 강하며 사회와 정치에 강력한 영향을 행사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회 단체들이 건축 허가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법원에서 승소하는 등) 모든 법적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지방 당국은 여전히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