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의 복권 구입'에 대해 목회자들은 어떤 입장일까? '구입할 수 있다'와 '구입하지 않는 게 좋다'는 답이 비슷한 비율로 나온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1월 30일부터 2월 12일까지 "귀하는 기독교인의 복권 구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설문을 실시했고, 총 677명이 목회자가 여기에 답했다.

그 결과, '구입할 수 있다' 46%, '구입하지 않는 게 좋다' 43%로 찬반 의견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뭐라 말할 수 없다'는 11%였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복권을 사는 것이 금기시됐던 과거의 인식에서 좀 더 유연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절반 가까이의 목회자들은 복권 구입이 기독교적으로도 문제 없음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요행을 바라는 건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라며 "그러나 (설문조사에서 절반 정도의 목회자들이 복권을) 구입할 수 있다고 본 건 아마 어쩌다 한 번 재미삼아 산다든지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복권을 정기적으로 사거나, 큰 금액을 들여 사는 것엔 많은 목회자들이 반대할 것 같다"며 "이번 설문 결과는 지나치게 요행을 바라는 게 아니라면 단순 복권 구입을 정죄의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견해가 반영된 게 아닌가 한다"고 했다.

다른 신학자들도 '요행'을 바라는 건 기독교인의 바른 태도는 아니라고 했다. 정일웅 박사(전 총신대 총장, 실천신학)는 "기독교인은 요행보다 성경적으로 어떻게 삶을 헤쳐나가야 하는 지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그런 점에서 복권 구입은 권장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

최덕성 교수(브니엘신학교 총장)도 "기독교인이 너무 요행을 바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복권을 '구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목회자의 응답이 절반 가까이 나온 점에 대해서는 "지나치지만 않다면 그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나 역시 복권을 산 사람을 정죄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