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이던 지난 9월 11일, 러시아 당국자들이 예배 중이던 우크라이나 멜리토폴시 '그레이스침례교회'(Grace Baptist Church)에 난입해 교회를 폐쇄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에 따르면, 러시아 점령 당국은 지난 두 달 사이 멜리토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복음주의 개신교 교회 3곳을 폐쇄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 중보기도
▲멜리토폴지구 츠카로포 마을에 있는 교회. 지난 9월 21일 수요 저녁예배를 드리던 이 교회에 러시아 병사들이 난입해 건물 폐쇄 명령을 내렸다. ⓒ멜리토폴그레이스교회

지난 9월 21일 수요일에는 멜리토폴지구 츠칼로포(Chkalovo) 러시아 연방 병사들이 인근 마을에서 수요 저녁예배를 드리던 한 교회에 들어와 집회를 금지하고 "국민투표가 끝나면 너희는 더 이상 이곳에 발을 들이지 못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오직 하나의 신앙, 정교회만 있을 뿐"이라고 외쳤다고 한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 교회는 매일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또한 순교자의소리는 러시아 점령 당국이 이달 마리우폴의 '쿠르차토프교회'를 폐쇄했고, 현재 그 교회 지도자 부부를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 구금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러시아 점령 당국은 예전에도 그 지도자를 구금하고 교회를 폐쇄했다가 지도자 석방 및 교회 폐쇄 철회를 해 달라는 성도들의 호소에 굴복한 바 있었다.

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지난 9월 11일 일요일, 멜리토폴그레이스침례교회 성도들이 찬양을 하고 있을 때, 무장한 남자들이 예배당에 난입하여 예배를 중단시키고 참석자 전원의 이름을 등록하고 사역자 여러 명을 구금했다. 이 교회의 미하일 브리츤(Mikhail Britsyn) 목사는 48시간 이내에 그 도시를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 예배가 생방송되고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던 모든 사람들이 그 사건을 목격했다. 이후 예배 영상은 삭제됐지만, 순교자의소리는 영상 속 몇 장면을 확보할 수 있었다.

순교자의소리는 '골로스 무치니카프 꼬레야'「олос Мучеников - Корея(한국 순교자의 소리」)라는 제목으로 핍박받는 기독교인에 관한 러시아어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가 멜리토폴 지구와 마리우폴을 포함, 친러시아 세력에게 장악된 지역의 기독교인 및 교회들과 계속 교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레이스교회(Grace Church), 생명의말씀교회(Word of Life Church), 멜리토폴교회(Melitopol Church)는 우크라이나 멜리토폴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개신교회들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지난 8월 생명의말씀교회 건물이 러시아 점령 당국에 몰수됐다는 보도를 순교자의소리에서 확인한 바 있다. 이 교회의 드미트리 보디우(Dmitry Bodiu) 목사는 지난 3월 체포·구금됐다가 석방된 뒤 타지로 떠났다. 러시아 점령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중단되기 전까지는 교회에서 예배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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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점령 당국에 폐쇄당하기 이전의 멜리토폴교회 전경. ⓒ디마 안티페예프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지난 8월 멜리토폴기독교교회의 건물이 러시아 점령 당국에 몰수됐고, 이에 앞서 지난 3월 멜리토폴기독교교회와 담당 목회자인 빅토르 세르게예프(Viktor Sergeev) 목사에 대한 괴롭힘이 시작되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교회는 멜리토플에서 가장 큰 교회였다. 이는 은사주의 교회로, 건물 내에 1천 석 규모의 예배당과 분수와 야자수 및 체육관을 갖춘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현지인들이 그 교회의 십자가가 철거되고 그 교회가 '문화 스포츠 오락 단지'로 변질됐다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교회 건물이 몰수당하고 목회자가 구금되는 사건들이 마리우폴처럼 러시아가 점령한 다른 도시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번 달,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 군대 관계자들이 국민투표를 준비한다는 구실로 '쿠르차토프교회'(Kurchatov Church) 기도의 집을 개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그 교회 성도들은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당국자들이 주중에 쿠르차토프 교회를 찾아와 기도의 집을 봉쇄해 버렸다. 그러나 그 교회 성도들은 주일 예배 모임을 위해 기도의 집 문을 다시 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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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쿠르차토프 교회. 러시아 점령 당국이 이번 달 이 교회를 폐쇄하고 교회 지도자 부부를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 구금했다.

그는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을 때 군대가 출동하여, 예배를 인도하던 교회 지도자 레오니드 포노마레프를 붙잡아 갔다. 그래서 성도들은 예배가 끝난 후, 기도의 집이 민간 소유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가지고 군부대 사무실로 갔다. 규정대로 하면 국민투표는 개인의 집이 아니라 행정 관청에서 실시하게 돼 있었다. 그러자 당국자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심지어 그들은 성도들에게 정중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서류를 검토하더니 교회 지도자를 석방했다. 이후 교회는 어려움 없이 기도의 집에서 계속 모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국자들은 방침을 번복했다고. 현숙 폴리 대표는 "당국자들은 그 교회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할 의도로 그 교회 건물을 몰수했고, 그 교회 지도자 레오니드 포노마레프와 그의 아내 타티야나 니콜라예브나를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 구금했다. 우리는 그가 극단주의 활동에 참여한 혐의로 기소되었다는 보도를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당국자들은 이를 근거로, 쿠르차토프 거리에 있는 그 기도의 집에서 극단주의 문서를 찾기 위해 수색 영장을 발부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멜리토폴에 있는 이 세 교회가 비록 건물은 몰수당했지만, 그 성도들은 계속 모임을 가지면서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는 구소련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지하교회 전통이 있다. 러시아 당국이 교회를 아무리 핍박해도, 멜리토폴에서 그리스도께서 하고 계신 일을 막지 못할 것이다. 그곳의 교회들은 그리스도의 증인의 사명을 계속 신실하게 감당하고 있다. 그 성도들은 교회 건물이나 목회자를 의지하지 않는다. 그분들은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만 의지하고 나아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