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Photo : 기독일보) 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아이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아버지를 알았음이요, 아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태초부터 계신 이를 알았음이요. 청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강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너희 안에 거하시며 너희가 흉악한 자를 이기었음이라" (요일 2:14). 태어나는 것은 한 순간의 사건이지만 자라는 것은 평생인 것처럼 영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신앙에 있어서도 결단하고 예수를 믿는 것은 어느 순간의 일이 될 수 있지만 믿음이 더욱 견고해지고 강해지고 장성해지는 것은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신앙 성장에 있어서 "벼락 부자"나 "벼락 감투"같은 것은 없다. 즉 많은 시간에 걸쳐 교육과 훈련과 단련이 있어야 비로소 믿음이 장성해지는 것이다.

1) 어린 아이의 단계

성경에서는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야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올바른 신앙은 거듭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이것은 교회 등록부에 이름을 올린다거나 물 세례를 받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즉 교적부에 등록하고 물 세례를 받은 이들 중에도 진정으로 성령으로 거듭나서 새 피조물이 되지 못한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신앙 생활은 어린 아이가 태어나는 것과도 흡사하여 영적으로 어린 단계가 있고 성장의 과정이 있다. 또한 이 과정은 어느 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시간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되어진다. 그 첫 단계가 어린 아이의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영적으로 어린 단계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죄용서를 받은 단계로서 (요일 2:12) 하나님 아버지를 알게 된 단계이다 (요일 2:14). 즉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마음에 영접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며 이제부터 성장이 시작된다 (요 1:12).

어린 아이의 특징을 살펴보자. 우선 모든 것에 있어서 부모의 돌봄을 필요로 한다. 음식을 먹는 것과 행동하는 것을 비롯하여 모든 것을 배워야 한다. 마치 초등 학교 아이가 한글을 깨우치기 위해서 기역(ㄱ) 니은(ㄴ) 디귿(ㄷ)을 배우고 ABCD를 배우는 것처럼 신앙에 관한 기본적인 것들을 배운다.

"때가 오래 되었으므로 너희가 마땅히 선생이 되었을 터인데 너희가 다시 하나님의 말씀의 초보에 대하여 누구에게서 가르침을 받아야 할 처지이니 단단한 음식은 못 먹고 젖이나 먹어야 할 자가 되었도다. 이는 젖을 먹는 자마다 어린 아이니 의의 말씀을 경험하지 못한 자요" (히 5:12-13).

예를 들어서 자신이 구원을 받았는지 확신이 없거나 성경을 어떻게 읽고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른다면 영적으로 미숙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노년이 되어 예수를 믿게 된 어느 분이 내게 전화를 하여 기도는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나는 간단하게 기도하는 방법을 설명해 드렸는데 그런 경우가 바로 연세는 많이 들었어도 영적으로 아직 미숙한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어떤 분은 교회에 다니고 얼마 지나서 생전 처음으로 성찬식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교회에서 포도주를 준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고 한다. 과거에 그 분은 술을 좋아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막상 성찬식에 참여해 보니 포도즙을 담은 잔이 너무 작아서 실망했다는 우스운 말을 들었다. 아직 주의 성찬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그런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신앙적으로 어린 사람에게는 주 예수를 위하여 고난을 받아야 한다거나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너무 벅차게 들릴 것이다.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는 것이 성도가 해야 할 책임 중의 하나라는 것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즉 그런 교훈은 단단한 음식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런 단계에 속한 이들은 다만 예수를 믿으면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고 돌보시며 은혜를 주신다는 등의 말씀을 받기에만 즐거워한다. 즉 무엇인가 주님으로부터 좋은 것을 받을 생각이 많고 예수님을 위하여 힘겨운 일을 감당하고 복음을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거나 고난의 길을 가야 한다는 말씀은 받아들이기 힘들고 피하고 싶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예수 믿으면 복을 받는다"는 듣기 좋은 설교에 만족하는 수준이거나 죄나 심판에 관한 말씀을 피하든지 전도 사역에 관한 것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면 영적으로 미숙한 단계에 속한 성도일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 "나는 아직도 신앙적으로 어린 아이의 단계에 속해 있지는 않은가?" "나는 주를 위하여 자신을 부인하고 손해를 감수하며 어려움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받은 것으로만 좋아하지 말고 나의 것을 주는 것도 잘 할 수 있는가?" 신앙이 얼마나 성숙했는지 하나님만 아시며 혹 자신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2) 청년의 단계

생물학적으로도 청년은 신체적으로 많이 성장하여 스스로 자기 일을 감당할 수 있고 또 무엇인가 일할 준비가 된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늘 부모의 돌봄을 받다가 이제는 스스로 자기 위치를 알고 해야 할 일을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그의 서신서에서 "청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쓰는 것은 너희가 악한 자를 이기었음이라...청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강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너희 안에 거하시며 너희가 흉악한 자를 이기었음이라" (요일 2:13-14).

신체적으로도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단계가 이런 연령 대인 것과 같이 영적인 청년 단계의 특징을 보면 주를 위한 행동이 활발하고 눈에 띄도록 성장한다. 성경의 가르침을 잘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무슨 일을 하든지 의욕적이며 악한 자에 대항하여 싸운다. 어떤 청년은 과거에 지녔던 나쁜 습관과 싸워서 극복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열심을 가지고 사역한다. 전도에 힘쓰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그대로 순종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청년의 단계에서 주의할 것은 교만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착각하거나 잘 할 수 있을 것처럼 "덤비지만" 자주 실수한다. 자신의 영적 지식의 부족함을 모르고 쉽게 남을 비판하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들의 허물에 대하여 지적을 잘 하면서 자신의 허물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준비가 부족한 채로 어떤 일을 하려고 덤비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또 실수할 때에 낙심하기도 하지만 곧장 다시 일어선다. 무모한 시도를 할 때도 있고 생각대로 잘 되지 않을 때에 두려움도 느끼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서 조금씩 믿음이 깊어지고 강해진다.

영적인 청년 단계에서 꼭 깨달아야 할 것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사실이다. 신앙의 여정은 단거리 스프린트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과 같고 또한 즐거운 캠핑이나 피크닉이 아니라 위험한 영적 전쟁터에 나선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십자가의 군사로 잘 훈련되고 구비되어야 하는 단계이다.

주님을 가장 많이 닮은 것으로 생각되는 사도 바울은 여전히 자신이 여러 모로 부족하며 지금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달려간다고 말했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빌 3:13-14). 우리가 생각할 때에 바울이야 말로 믿음의 어른이요 장성한 전도자이지만 그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청년의 단계에 속한 이들은 누구보다도 바울처럼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겸손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또한 성경의 더 깊은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경건의 훈련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