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 1973년 낙태에 관한 헌법상의 권리를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대법관 다수 의견으로 뒤집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 초안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Politico)는 사무엘 알리토(Samuel Alito) 대법관이 작성한 이 같은 내용의 초안을 입수해 최근 보도했다. 이후 낙태 찬반론자들이 연방대법원 앞에서 저마다의 주장을 펼치며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앞서 임신 15주 이후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의 법안을 심리하고 있는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총 9명이 대법관들 중 6명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 낙태권을 헌법상 권리로 보장해왔다. 이 판결에 따라 거의 반 세기 동안 임신부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나 출산 3개월 전에만 낙태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를 뒤집는 내용의 연방대법원 초안에 대해 현지 친생명단체인 국가생명권위원회(National Right to Life Committee)는 연방대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접적인 논평을 유보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토는 보도했다.

또 이 매체에 따르면 '텍사스 생명의 권리'(Texas Right to Life)는 초안 유출로 인해 낙태권 제한에 찬성하는 대법관들이 자칫 위축될 수 있음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연방대법원의 공식적 판결이 있을 때까지 친생명 지지자들은 대법관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계속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오는 6월이나 7월 초쯤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낙태를 옹호하는 미국계획가족연맹(Planned Parenthood Federation of America)은 유출된 연방대법원 초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만약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경우 최소 20개 주에서 대부분의 낙태가 금지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