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5년의 전통을 가진 미국 플로리다 주의 걸프포트 장로교회가 재정난과 교인 감소로 지난달 24일 마지막 예배를 드렸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걸프포트 장로교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교인 수가 19명으로 줄어든 가운데, 페이스북을 통해 마지막 주일 예배를 생중계했다.
50년간 이 교회를 섬겨온 이본 존슨(93) 씨는 지역 매체 ‘뉴스 4 Jax’와의 인터뷰에서 “돈과 사람이 없어 더 이상 교회를 유지할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이 교회는 걸프포트 시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 기관 중 하나였으나, 고령화와 교인 감소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해 9월 교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은퇴한 교회의 담임 목사인 미키 로빈슨(66)은 새로운 교인들을 전도하고자 걸프포트 시내의 퍼스트 프라이데이 아트 거리에서 하프를 연주해야 할지를 고민했었다고 밝혔다.
로빈슨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우리의 존재를 알수만 있다면 연주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공동체는 변했고 세상도 바뀌었다”면서 “(교회에) 사람들이 걸어 들어와 본 것은 노인들이었다. 그들이 얼마나 젊은 태도를 가졌는지는 알지 못했다”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또 교회는 사람들이 자신의 애완동물을 예배에 데려올 수 있게 하는 서비스(Who Let the Dogs In)도 시도해 보았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이 교회의 교인인 테레사 맥린(71) 씨는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시절, 나는 인기가 없었다. 교회 청소년 그룹에 속해 있었고, 그것이 나를 이겨내도록 해주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윌리엄 코퍼 교회 담임목사는 교회의 중단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사역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퍼 목사는 “예수께서 강림하실 때에 제자들의 사역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라며 “이곳에서 교인으로서 계속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만감이 교차하지만, 그동안 이 자리에 있던 성도들은 전 세계로 흩어져 있다”고 했다.
지난해 5월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추산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전부터 미국에는 문을 닫는 교회가 새로 개척하는 교회의 수를 앞질렀다.
2019년 미국 개신교 34개 교단 및 단체를 조사한 결과 약 3,000개 교회가 문을 연 반면, 4,500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여파는 한인 교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재미한인기독선교재단(KCMUSA)이 발표한 ‘2022 미주 한인교회 주소록’에 따르면 2019년 3,514개였던 한인 교회 수는 2021년 10월 2,856개로 줄어들어 2년 새 20%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