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국가 쿠바에서 정치범들의 수가 작년 12월 134명에서 올해 805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최근 마드리드에 위치한 인권단체 '프리즈너스 디펜더스'(Prisoners Defenders)는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이는 실질적인 수의 일부분이다. 정치적인 이유로 수감된 모든 사건들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 그 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 단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정치범 중 최소 23명은 구금 당시 미성년자였으나, 대부분의 경우 장기 징역형을 구형받아 현재 그 평균 나이가 34세가 됐다.
보고서는 또 수감자들의 대다수는 '양심수'로서, 오로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자유를 박탈당한 상태고, 그들의 혐의는 거짓이거나 날조된 것이며 절대적으로 이념과 관련된 비범죄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양심수들이 강제 노동, 제한된 자유, 위협받는 보호 감찰 등 검사의 명령이나 사법적 형벌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일부는 정치적 이유 외에도 폭력 등의 범죄와 연관돼 있다.
지난 7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의약품과 식료품 부족을 겪은 쿠바 시민들은 최대 규모의 시위를 벌이며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여행 제한 및 몇 달간의 코로나19 국내 봉쇄는 국가 경제 위기를 가속화했다.
당시 보도에 의하면 산안토니오 데 로스 바뇨스, 팔마 소리아노, 아바나 등 카리브해 주변 도시에서 시위가 열렸다. 이후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정권 지지자들은 거리에서 시위대와 맞서라고 촉구하는 한편, 경제 파탄의 원인은 미국의 제재에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 기간 많은 종교 지도자들 역시 표적이 됐고, 체포 및 구타를 당했다. 당시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제임스 W. 카 위원은 성명을 내고 "쿠바 당국은 평화적으로 항의하며 인권에 대한 존중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종교 지도자들을 구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바 내 인권에 대한 주된 우려는 종교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계속된 위협과 괴롭힘 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종교 자유 침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지난달 아바나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쿠바에는 정치범이 없다. 쿠바에는 우리 헌법에 기록된 것처럼 공공연하게 프로그램과 정책을 논의하는 많은 과정이 있는데, 일생생활에서 혁명을 헐뜯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은 혁명에 반대하는 이들을 조종하고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퓨 템플턴 글로벌 종교 미래 프로젝트에 따르면, 쿠바에서는 인구의 59%가 기독교인이며 기독교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정부의 감시를 받고 있다.
쿠바 정부는 1992년 헌법을 개정해 무신론 국가가 아닌 세속 국가로 선언하고, 부분적인 종교 활동을 허용했다. 이후 기독교인이라고 밝히는 이들의 비율이 증가해 왔다. 쿠바는 2019년 새 헌법을 채택했으며, 역시 세속주의 국가를 표방했다. 그러나 쿠바의 공산주의 정권은 기독교인들을 계속 박해하고 있다.
쿠바는 1959년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가 미국이 지원한 폴헨시오 바티스타의 독재 정권을 전복시킨 후, 공산당 치하의 일당 국가가 되었다. 2008년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2019년 미겔 디아스카넬이 대통령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