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논했다. 이들은 코로나가 한국교회에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며, 개교회주의와 예배당 위주의 사역만으로는 예배의 회복, 교회의 귀환이 어렵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위드 코로나 시대, 목회를 말하다'를 주제로 한 2021 국민미션포럼이 국민일보 주최로 28일 여의도 CCMM 빌딩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류영모 예장 통합 총회장, 김병삼 만나교회 담임, 이전호 충신교회 목사,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 김현철 행복나눔교회 목사, 케빈 리 美새들백교회 목사 등이 한국교회의 방향성을 제안했다.
1부 예배는 김의식 치유하는교회 목사 사회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설교했다. 이 목사는 코로나 장기화와 더불어 사회의 방향성 상실에 대해 "역사의식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권력을 쥐고 흔들어 끝없이 과거로 회귀하고 편가르기한 결과"라며 "교회만은 올바른 역사의식으로, 과감하게 우리게 펼쳐진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도전하고 꿈꾸고 전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영모 목사 "흩어지는 교회 가능성, 코로나로 확인돼"
2부 주제발표에서 먼저 '두 개의 교회가 온다'를 주제로 발제한 류영모 예장 통합 총회장(한소망교회)은 "예배를 가운데 두고 한국교회가 갈라질 이유가 없는데, 지금 갈등을 겪고 있다"며 "예배는 본질이 있고, 문화(그릇)가 있다. 생명을 던지고서라도 예배드려야 한다는 것은 예배의 본질이고, 팬데믹 시대 온라인 예배가 가능하느냐는 것은 형태의 문제다. 생명 걸고 예배해야 하지만, 그 예배가 또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면 예배의 형태가 다양화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교단은 위드 코로나를 넘어 비욘드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모든 상황 속에서 예배와 선교와 전도와 목회가 가능할 것인가. 모든 전략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50명 미만의 교회가 50%라고 한다. 이들에게 오히려 기회가 되고 약자가 강자가 되는, 그래서 숫자에 상관 없는 건강한 목회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류 총회장은 "디지털 시대 온라인 교회 연구위원회, 교육방송국, 온라인시스템 지원위원회, 메타버스 목회연구위원회, 비욘드 코로나 목회전략위원회, 세대별 목회위원회 등이 그것이다. 심지어 신학생들도 교단 정책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려 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시대에 오히려 강점을 보인 교회들은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가정과 셀 교회다. 사도행전에 집에서 떡을 떼고 양육받아 칭송받던 교회가 코로나 시대 절대 강점을 보였다"며 "건물과 지역의 경계가 무너지고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서 새신자들이 생겨났다. 모이고 더불어 흩어지는 교회의 가능성이 코로나로 말미암아 확인됐다"고 했다.
그는 "위기는 본질로의 초청장이다. 번영신학, 성공신학, 물질주의, 개교회 성장주의에서 이제는 교회의 공적인 복음을 회복하고 잃어버린 신뢰를 찾아야 한다. 한국교회가 손잡고 비욘드 목회 전략으로 준비해나가자"고 당부했다.
김병삼 목사 "건강한 교회와 그렇지 못한 교회 드러나"
▲'올라인(All Line) 목회'를 주제로 발제한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코로나는 큰 교회 작은 교회의 위기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건강한 교회와 건강하지 못한 교회를 드러나게 만들었다"고 했다. ⓒ유튜브 캡쳐 |
'올라인(All Line) 목회'를 주제로 발제한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코로나는 큰 교회 작은교회의 위기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건강한 교회와 건강하지 못한 교회를 드러나게 만들었다"며 "목회자와 교인 간에 문제가 있던 건강하지 못한 교회에는 (코로나 사태가) 자연스럽게 떠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했다. 건강한 교회는 더 건강해지고, 건강하지 못했던 교회들은 교회가 없어지는 상황에 처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3개월간 몸이 아파 설교를 하지 못한 때에 유명한 목사님들을 초청했는데도 교인 수가 계속 줄었다. 유명한 목사님들이 오시는데 왜 안 나오느냐고 물으니, 한 청년이 '그분들의 설교는 온라인에서 다 들을 수 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목자'라고 했다"며 "온라인 시대 온라인 교회를 하고 있는 우리에게 진정한 목자를 필요로 하는 시대가 왔다. 2021년으로 넘어가면서 트렌드는 '온택트'가 아니라 '휴먼 터치'"라고 했다.
그는 "우리 교회가 일찌감치 미디어 교회를 시작한 것은 코로나를 예견해서가 아니라 소외된 교인들을 위한 선교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아파트 경비분들, 2교대 간호사들, 입원 환자들, 유학생 등 복음을 접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어떻게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도울까 고민했고, 2018년 4월 미디어 교회를 설립했다"고 했다.
그는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 교회의 담장을 넘으라. 그리고 흩어지라'고 강조했다. 미디어 예배의 가능성은 선택의 확장인 동시에, 어른들과 아이들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다. 성경적이면서도 효과적이고 창의적으로 복음을 전할 방법을 고민하게 했다"고 전했다.
다만 김 목사는 극복 과제에 대해 첫째로 신앙적 안이함, 즉 온라인 교회가 주는 편안함으로 교회를 떠나는 현상과, 둘째로 고령화 혹은 환경에 따른 디지털 디바이스 정보의 격차를 꼽기도 했다.
이전호 목사 "교회는 단 1시간... 부모가 교사 돼야"
▲'위드 코로나 시대의 가정사역'을 주제로 세 번째 발제한 이전호 충신교회 목사는 "한 주 168시간 중 한 시간 뿐인 교회가 아직도 우리 자녀들의 신앙을 키워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했다. ⓒ유튜브 캡쳐 |
'위드 코로나 시대의 가정사역'을 주제로 세 번째 발제한 이전호 충신교회 목사는 "한 목사님이 코로나 전에 50명 정도 매 주일 참석하던 아이들이 코로나 이후에는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예배를 드리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고 울먹거리더라"고했다.
그는 "가정에서 다음 세대를 세우는 것을 두고 두 가지를 전략적으로 제안한다"며 "첫 번째는 성육신적 교육이다. 주님은 우리를 위해 육신의 모습을 입고 이 땅에 오셨다. 아직도 이전의 방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하지는 않는가. 우리교회 목회자들은 2년간 어려움을 극복하고 노력한 끝에 수준급 영상 제작자들이 되어 아이들에게 컨텐츠를 보내준다. 도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둘째로는 부모, 가정 중심의 다음세대 자녀교육이다. 한 주 168시간 중 한 시간 뿐인 교회가 아직도 우리 자녀들의 신앙을 키워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며 "부모학교로 부모를 교육하고, 가정예배를 잘 드릴 수 있도록 교육하며, 부모는 자녀의 신앙 교사가 되어야 한다. 온라인 성경학교를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를 신앙의 교사로 준비시키는 것"이라며 "목사님들이 결단하고 부모학교부터 시작해야 한다. 부모를 신앙의 교사로 세워 다음세대를 키운다면 흔들림없는 세대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