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기 전 이탈리아로 떠나는 마지막 공수 작전을 통해 현지를 탈출했던 수녀가,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파키스탄 출신인 샤나즈 바티 수녀는 지난 2019년부터 카불에서 다운증후군과 기타 학습 장애가 있는 6세~10세 어린이들을 가르쳤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바티 수녀는 최근 가톨릭 자선단체 '에이드 투 더 처치 인 니드'(Aid to the Church in Need)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도시를 장악하기 시작했을 때, 건물에 숨어 있어야 했고 어려운 시간이었다. 우리는 두려웠기 때문에 집안에 갇혀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1년 넘게 우리 둘밖에 없었다. 나와 함께 있던 수녀님이 일찍 떠났고, 이후 끝까지 난 혼자였다"고 했다.
바티 수녀는 "아프간인들은 서구에서 온 모든 외국인들을 기독교인으로 간주한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감시받고 있었고, 어떤 종교적 상징물 게시도 허용되지 않았다"며 "우리 수도자들은 자신을 상징하는 십자가도 없이 현지 여성들처럼 옷을 입어야 했다"고 말했다.
바티 수녀에게 가장 힘들었던 일로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남성을 동반해야 한다는 요구사항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한 것을 꼽았다.
그녀는 그러나 "내게 가장 큰 고통은 여성들이 물건처럼 취급되는 것을 보는 것이었다. 젊은 여성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장이 선택한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볼 때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바티 수녀는 인근에 있는 선교사들과 그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장애아동들과 함께 이탈리아로 향하는 마지막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구조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카불공항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 2시간이 걸리고 총격전이 있었지만 결국 해냈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현재 이탈리아의 한 종교단체에서 돌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