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가 예수회 신부이자 인권 운동가인 스탄 스와미(Stan Swamy)의 사망에 대해 인도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나딘 마엔자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의장은 최근 성명을 통해 “성직자의 죽음을 초래한 인도 정부의 고의적인 방치 및 겨냥에 대해 가장 강한 어조로 이를 규탄한다”며 ”미국은 인도 정부에 책임을 묻고 미국-인도 양국 관계에 종교적 자유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로 84세인 스와미 신부는 지난 5월 타졸라 중앙 교도소에서 심장마비를 겪은 지 며칠 만에 사망했다.
당시 그는 기저질환으로 파키슨병을 앓고 있었으며, 재판 전 구금 중에 코로나 19에 감염되었다. 이후 이 신부는 건강이 악화되어 뭄바이 서부의 한 개인병원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했다.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국제 사회의 우려와 의료상의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음에도, 인도 관리들과 법원은 스와미의 보석과 시의적절한 건강 관리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스와미는 2018년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폭력 선동 혐의로 기소된 단체와 유대를 가졌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불법활동방지법(UAPA)에 의해 기소됐다.
일각에서는 인도 정부가 불법활동방지법 및 기타 법령을 이용해 인권 옹호자, 언론 및 소수 종교를 포함한 학자들을 구금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인도 예수회 회장인 제롬 드수자 신부는 성명을 통해 “스탄은 세상을 밝히고 불의를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정부는 그의 목숨을 앗아가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의 정신은 계속해서 장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수회가 인용한 스와미의 옥중 서신에는, 그가 감옥에서 물 한모금을 마시는 것조차 거절당하는 등 비인간적인 수모를 당했다고 적혀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세계기독연대(CSW)의 CEO인 스캇 바우어는 “적절한 증거도 없이 NIA(인도국립수사국)에 의해 체포되고,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거듭 기각된 보석 신청, 그가 수감 중에 받은 비인간적인 처우는 모두 인도에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충격적인 인권 침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세계기독연대는 인도 인권 운동가인 세드릭 프라카시 예수회 신부의 말을 인용해 "스와미가 토착민들의 인권을 위해 앞장섰다”고 말했다.
프라카시 신부는 기독연대에 “그는 원주민의 정당한 소유인 천연 자원이, 권력가나 부유층 및 광산 마피아에 의해 불법적으로 빼앗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이로 인해 그는 대가를 치렀다”며 “그는 이 땅의 순례는 마쳤지만, 계속해서 수천 명의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살 것이며, 우리는 인도를 위해 더 많은 스탄 신부가 생겨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인도 정부가 2019년 개정한 테러방지법을 통해, 한 개인을 테러범으로 지정할 경우, 증거 없이 최대 6개월간 구금할 수 있으며, 이후 최대 7년간 수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의 교회 단체들과 시민 사회 지도자들은 인도 정부가 ‘마오주의자’ 또는 ‘극단적 마르크스주의자’라는 혐의로 예수회 신부들을 체포한 데 대해 항의했다. 인도 카톨릭 교회는 스와미 신부가 원주민들의 권리를 보호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와미는 체포 이틀 전, 유튜브에 게시된 영상에서 수 천명의 젊은 원주민과 지역민에 대한 정부의 무차별적인 체포에 맞섰기 때문에 자신도 체포될 것이라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인권 박해에 대한 우려에도, 점점 더 강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 6월 인도 정부는 ‘특별 관심 국가’로 지정되자, 기독교인 및 이슬람교인에 대한 박해 실태의 조사차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던 USCIRF 대표단에 입국 비자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