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100년 넘은 교회 건물이 화재로 무너졌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최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키트왕가 마을에서 100년 이상 된 성공회교회 건물이 불에 탔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지난 5월 이곳에 위치한 옛 캠루프스 인디언 기숙학교에서 어린이 215명의 무덤이, 지난주에는 새스캐처원주 매리벌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무려 751기에 달하는 무덤이 발견됐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캐나다에서는 건국기념일과 관련된 행사를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등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후 원주민 거주 지역에서는 적어도 6곳의 가톨릭교회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캐나다 원주민 단체와 전문가들은 어린이 집단 무덤을 가톨릭이 원주민들에게 저지른 만행의 결과를 보고 있다.
가톨릭은 1912년부터 1970년대 초까지 캐나다 연방정부의 위탁을 받아 원주민 어린이들을 훈육하는 과정을 운영했다. 이에 이누이트, 인디언, 메티스 등 원주민 어린이 15만 명이 전국 139곳 가톨릭 기숙학교에 강제로 수용됐다.
캐나다 진실화해위원회는 해당 사건을 '문화적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반인류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화해위는 최근 성명을 내고 정부·교회에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노를 이해할 수 있지만, 교회에 대한 연이은 폭력이 이번 추문에 대한 답이 아니"라면서 "가톨릭교회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공공기물 파손과 방화 행위가 목격되고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이어 "교회를 불태우는 것은 슬픔을 치유받고 회개하고 지지를 구할 장소가 필요한 이들에게서 이를 앗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세대 간 끔찍한 트라우마와 책임지고 있는 고통의 현실을 반영하여, 앞으로 나아갈 길을 재건하는 일에 매일 헌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