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의 삶의 질 수준'에 대한 35개국 비교 결과, 우리나라 아동의 행복지수는 전 세계 하위권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국제 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은 18일 "국제아동 삶의 질 조사(ISCWeB)에 참여한 핀란드, 프랑스, 독일 등 35개국의 만 10세(초등학교 5학년 기준) 아동 행복도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31위였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순위가 낮은 이유로 '경쟁적인 교육제도'를 꼽았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아동의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8.41점으로 대만과 같았다. 아동의 행복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알바니아(9.71), 루마니아(9.48), 그리스(9.35), 몰타(9.23) 순이었고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낮은 국가는 네팔(8.21), 홍콩(8.09), 베트남(7.90) 세 곳뿐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와 대만을 비롯해 네팔(33위), 홍콩(34위), 베트남(35위) 등 아시아 국가에서 아이들 행복도가 낮았다. 만 8세(초등학교 3학년)와 만 12세(중학교 1학년) 연령에서도 아시아 국가가 하위권에 머무르며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해당 연구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해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영국 등 35개국의 아동 12만818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물질적 수준, 시간 사용, 학습, 대인 관계, 안전한 환경,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 등으로 구분해 아동의 행복도를 측정했다. 우리나라 아동의 경우 대인관계 만족도(14위)는 비교적 순위가 높았으나 학습에 대한 만족도(25위), 안전한 환경에 대한 만족도(26위),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도(28위), 물질적 수준에 대한 만족도(29위), 시간 사용에 대한 만족도(31위) 등에서 순위가 낮았다.
시간 사용에 대한 만족도는 대만, 홍콩, 베트남, 네팔 등 아시아 국가가 모두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아시아 국가에서 아동의 행복도가 낮은 이유를 분석하며 우리와 인접한 국가들 사이 공유하고 있는 제도적, 문화적 특성 가운데 아동의 행복을 낮추는 공통적인 요인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2021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이 평일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여가는 2~3시간(23.3%), 1~2시간(19.8%), 5시간 이상(18.2%), 3~4시간(18.0%) 순이었다. 청소년 10명 가운데 3명은 평일 여가가 2시간도 없는 셈이다.
연구진은 특히 우리나라의 경쟁적인 교육제도는 아동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기 어렵게 만들고 아동 스스로 자신의 시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제적 수준이 높은 우리나라와 대만, 홍콩 등의 동아시아 국가의 아동 행복도가 낮은 것은 주목할만한 문제"라며"이들 나라의 현실이 아동의 행복을 증진하는데 취약하다는 의미이며 우리 사회의 제도적 차원과 문화적 차원에서 아동 행복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동 행복도 증진을 위해서는 학습, 경제 상황, 안전한 환경에 대한 보다 분명한 목표를 설정해야 하고, 아동 개인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돕고 자신의 시간을 주도적으로 만족스럽게 활용하며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사회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는 오는 22일 한국 아동의 삶의 질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포용적 아동 삶의 질: 국제비교를 통해 본 한국의 현황'을 주제로, 35개국 국제비교를 통해 한국 아동의 삶의 질 및 행복도 수준을 비교 분석한다.
한국 아동 행복지수 35개국 중 31위… “경쟁적인 교육제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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