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는 구속 신학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창조·구속 신학 양 날개
성경 속 창조 신앙, 확장성 무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지구를 덮친 가운데, 구속 신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거론되고 있는 '창조 신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논문이 나왔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는 24일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이승구 교수) 제76차 정기 논문발표회 조직신학 분야 주제발표에서 '코로나19 시대, 기독교 신학은 무엇을 말해야 하나'에서 이와 같이 주장했다.
조 박사는 "20세기 신학이 구속 신학의 시대였다면, 포스트모던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급진적 변화와 함께 시작된 21세기는 신학도 창조와 구속이라는 두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복음의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코로나19의 성경적 복기가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지구촌 생태계와 관련해, 기독교인들에게 모든 것은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 세상과 그분의 말씀, 곧 창조 신학이 중심이요 출발점"이라며 "우주는 창조주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이요 지구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우리 인류가 생명을 영위하는 삶의 터전이요, 이 지구촌에서 인류는 영원과 구원을 갈망하며 살고 있다. 즉 이 터전에 그리스도인들도 발을 딛고 산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예수 천당, 불신 지옥'에 매몰돼 살다가, 교회는 천국도 결국 '새 하늘과 새 땅' 즉 처소라는 점을 간과했다"며 "구속 신학은 체계상 교리의 확장성에 일정한 제한을 가지는 반면, 창조 신학은 기독교 사상과 과학 발전과 더불어 확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박사는 "인공지능(AI)이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이 과학의 점진적 발달에 따라 성경이 과거 역사 속에서눈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었던 영역에서, 창조 신학은 역설적으로 성경 속 창조 신앙을 바탕으로 무한한 확장성을 열어 놓았다"며 "이렇게 그리스도인들과 신학이 소박한 교리의 껍질 속에만 안주하면 안 된다는 것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사이버 세상과 바이러스 같은 미시의 미생물 세계는 눈 뜨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조덕영 박사는 "과거 생물 종들이 다양하지 못했던 초기 지구 환경의 악조건(?)에서 어떻게 다양한 생물들이 종 간 진화를 하고 살아남아 폭발 번식했다는 것일까"라며 "그런데 오늘날 이 좋은 환경 속에서는 빠르게 생물 종들이 멸종되고 있다? 지금이 폭발 번식하기 더 좋은 환경 아닌가. 생물 종들이 오히려 빠르게 멸종되고 있다는 생물진화론자들의 추정은 우연 진화가 정말 맞는 것인지 회의를 가지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장난 휴대폰 수십 억대를 분해해 쌓아놓는다고 우연히 새 휴대폰 조립이 가능한가? 그것도 성능이 개선된 상태로"라며 "(진화 자체가 아니라) 우연을 믿는 것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창조 섭리를 믿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믿음을 요구한다. 즉 믿음의 차원에서 '우연'은 전혀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 그렇다면 기원 논쟁에서 무엇이 남는가? 여러분들은 무엇을 믿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는 희귀동물 천산갑. ⓒ유튜브 캡처 |
조 박사는 "성경은 당시 가나안 주변에 익숙하게 알려진 박쥐를 비롯한 조류와 곤충들을 모두 망라해 20여 종류의 부정한 새 종류를 소개했다"며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에서는 장정만 60여만 명이었다. 이들은 광야에서 40년을 유랑한 후 가나안으로 입성한다. 이들 집단 밀집 공동체에 섭생은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만일 특정 전염병이나 식중독, 바이러스가 창궐한다면 민족이 궤멸될 수 있었다. 박쥐와 바이러스로 공동체가 소멸한다면 얼마나 어이없는 비극이겠는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 민족은 이렇게 창조주 하나님의 계시 규례에 따라 박쥐 식용을 멀리해 공동체의 집단 발병을 막을 수 있었다"며 "레위기 섭생법은 비록 구원의 직접 조건은 아닐지라도,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과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에 따른 광야와 가나안 섭생법까지 염두에 두고, 인류 역사 전체에도 계시로서의 성경에 대한 교훈을 주는 다중적 의미를 지닌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반인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박쥐, 천산갑, 독사 등의 희귀 생명체들은 인간에게 아주 낯선 온갖 종류의 바이러스들의 소굴이다. 그 희귀 동물들 속에서 바이러스들은 서로 공존하면서 산다"며 "바이러스는 숙주가 없으면 소멸된다. 그러나 박쥐든 천산갑이든 독사든, 그 속에서 공존하며 평안히 살던 바이러스가 인간이라는 아주 낯선 생명체를 만나면, 혼란이 생겨 대소동을 벌인다. 이스라엘 공동체에게 낯선 것들에의 섭생을 막았던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규례)는 이 때문"이라고 했다.
조 박사는 "디지털 환경의 고안자 인간은 생태 환경에 관한 한 보기보다 유약하다. 영국 옥스퍼드 철학자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은 지능 대확산(intelligence explosion)을 통해 AI가 인류보다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갖는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의 미래를 우려하고 있다"며 "다양한 바이러스 가운데 코로나 한 종류에도 당황하는 인류가 바이러스에 무관한 인공지능만큼 과연 지속 가능할까? 인간은 분명 기로에 서 있다"고 우려했다.
조덕영 박사는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 세상 속에서 인간은 유한하더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 본질의 중심에는 창조주 예수 그리스도가 계신다(요 1:1-9)"며 "예수님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 하셨다. 이 진리 속 자유와 샬롬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성경적 세계관을 가지고 도전과 응전과 계몽과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인가? 코로나19는 신학에도 묻고 있다"고 정리했다.
논평을 전한 임영동 박사는 "포스트모더니즘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급진 변혁의 시대에, 사람들은 점점 더 종교보다 과학적 관찰로 얻어낸 결과물들을 더 신뢰하고 따르고 있다"며 "본 연구는 기독교 신학과 교회가 이 사회에 영적 구원뿐 아니라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으 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