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차단하는 등 빅테크 기업들이 행사하는 권력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폴리티코 등 미국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은 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비난하는 팔로워를 차단한 데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하급심 판결을 기각했다.
클래런스 토마스 대법관은 12페이지 분량의 의견서를 공개하며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가진 막강한 권력에 대해 지적했다.
토마스 대법관은 의견서에서 “오늘날의 디지털 플랫폼은 정부 관계자의 연설을 포함하여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양의 말을 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며 “그러나 전례 없이 너무 많은 연설을 통제하고 있다” 고 밝혔다.
또한 그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기업들을 지목하며, 이 회사들이 ‘막대한 권력’과 ‘설명할 수 없는 개인적 지배권(unaccountable personal fiefdoms)’을 가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이 기업들이 고객의 뜻과 상관없이, 게시물을 차단하거나 계정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이례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토마스는 “양사 모두 상장회사이지만 한 사람이 페이스북(마크 주커버그)을, 두 사람이 구글(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지배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거대 소셜 미디어 회사들이 민주당원에 편중된 이중 잣대를 사용한다는 공화당 의원들과 보수 운동가들의 불만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토마스 대법관은 의견서에서 트럼프의 계정을 ‘공적 광장’이라고 판단한 항소 법원의 판결도 일부 인정하지만, 그의 계정 자체를 폐쇄한 디지털 플랫폼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사기업이 이(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 있는 무제한적 권한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떤(트럼프 계정) 것을 공적 광장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소 이상해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계정에 대해 행사한 모든 통제권은 서비스 약관에 명시된 트위터의 권한 – 언제든지 이유없이 계정을 삭제하는 것과 비교할 때 현저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토마스는 또한 소셜 미디어 기업들이 이미 주 및 연방 차별 금지법에 의해 적용되고 있지만, 공공 시설로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통신품위법 230조가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의 면책 특권을 보장하는 만큼, 소셜 미디어 기업이 공동 통신 사업자에 준하는 책임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폴리티코는 토마스 대법관의 빅테크에 대한 우려가 공화당만의 의견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은 최근 뉴욕타임스 팟캐스트에 출연, 트럼프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없었다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드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것에 대해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나는 소수의 하이테크 사람들에게 그렇게 많은 권력을 주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