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두레공동체운동본부 대표)가 북한인권법 제정 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대북전단금지법', '탈북주민 북송' 등 현 정권의 북한 인권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탈북자들의 행복이 통일한국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올바른 북한인권법을 위한 시민모임(올인모) 주최로 2일 진행된 '북한인권법 통과 5주년 및 화요집회 100회 기념 세미나'의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섰다.
풍선과 유튜브 등 모든 방법으로 北에 자유 전해야
탈북 모자 아사 소식에 아찔... 얼마나 소홀히 했나
해외 떠도는 탈북자 데려와야... 그들이 통일 기반
김 목사는 "그동안 핵에 가려 북한의 인권 문제가 많이 소홀해졌다"며 "저는 여러 번 북한에 다녀왔다. 고아원과 농장을 세우고 여러 가지 일을 한 결론은, 북한 인권 회복의 길은 오로지 한 길, 김일성 일가의 독재 반인륜적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에 풍선 보내기 때문에 말썽이 있었다. 김정은 정권이 풍선 보내기를 대단히 싫어하고 우리 정부에 막아 달라고 요청도 한 것 같다. 그만큼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엉뚱하게 우리 정부는 이를 막는 법을 통과시켰다. 2500만 동포를 구하고 자유와 인권을 찾도록 돕지 않고, 북한의 인권을 자유세계에 알리는 운동을 법까지 막는 이유가 무언가"라고 했다.
이어 "내가 만난 탈북자 한 분은 풍선에서 주운 유인물을 보고 탈북했다. 북한을 자유와 인권을 누리는 체제로 바꾸려면, 풍선도 보내고 유튜브나 핸드폰도 활용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와 인권의 가치, 남한이 어떻게 사는지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권에 여야가 어디 있는가. 인간의 기본권을 당리당략으로 계산하면 안 된다. 지난해 탈북 선원들을 체포해 수갑을 채우고 눈을 가려 넘겼다던데 벼락 맞을 짓이다. 왜 그런 짓을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남한의 3만 5천여 탈북민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북한의 인권을 회복하려면 먼저 탈북자들에게 잘해야 한다. 그들이 행복하게 뿌리고 남한을 사랑하게 해서 '북한에도 이런 사회를 건설하자'는 사명자로 키워야 한다. 중국, 러시아, 동남아 등 해외에 떠도는 탈북자도 국력을 동원해 남한에 데려와, 10만 명 정도가 안착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면 이들이 통일운동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어떻게 그런 일을 할 것인가. 교회와 정치권, 모든 국민이 통일된 의견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며 "2019년 탈북 모자가 서울에서 굶어죽었다는 기사를 보고 아찔했다. 얼마나 어렵게 대한민국을 찾아왔는데 얼마나 소홀히 했기에 굶어 죽었을까. 이런 게 나라의 미래가 어두워지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청소년들이 굶어 죽는 것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사람 대접 못 받고 사는 것, 눈치보고 사는 것"이라며 "북한도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드는 일에 국력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한미일이 서로 단합해 자유세계의 힘을 북한에 퍼뜨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바이든 정부도 인권을 강조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들과 힘을 모아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통일한국을 만들자. 10년 내지 15년 안에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인권법은 2005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발의해 11년 만인 2016년 통과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사문화되었다는 비판이 이날 세미나에서 거듭 제기됐다.
세미나에는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태영호 의원, 이민복 대북풍선단장, 김문수 전 지사가 강연 및 토론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