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故 재커라이어스 박사가 저지른 성적 학대의 세부적 정황이 담긴 보고서가 발표되자, 기독교 지도자들을 비롯해 라비 재커라이어스 인터내셔널 미니스트리(이하 RZIM)와 관련을 맺었던 인사들이 전 조직원의 회개 및 조직 차원의 정비를 요구하고 나섰다.
14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과거 RZIM의 강연팀을 이끌었던 카슨 와이트나워(Carson Weitnauer)는 최근 CP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과거 CP에 기고한 글에서 표현했듯이, 이제 재커라이어스 뿐 아니라 그의 이름을 가진 조직도 사기꾼으로 믿는다"면서 "더 나아가 보고서에 의해 공개된 폭로에 비추어 볼 때, RZIM의 사과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체의 사과 성명이 익명의 이사회 이름으로 발표되었고, 그 범위도 불완전하다. 또 재커라이어스 스테이트(Zacharias State)는 톰슨과의 비밀유지계약을 취소해 달라는 요청을 거부해 왔으며, 이 비극의 가장 큰 책임자들의 사임이나 퇴출도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캐나다 출신의 '톰슨'이라는 여성은 지난 2017년 재커라이어스 박사가 자신과 음란한 문자를 즐겼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재커라이어스 박사는 그녀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부적절한 사진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했다. 이후 재커라이어스와 이 여성은 비밀유지계약(NDA)을 맺었고, RZIM은 이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
와이트나워는 "많은 교회들과 비영리단체들이 이번 사태를 통해 배우고, 개인적으로 반복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RZIM은 지난 11일 "재커라이어스 박사가 수 년간 '음란한 문자, 원치 않는 스킨십, 영적 학대, 강간'을 저질렀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이 담긴 광범위한 독립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공식 사과했다.
RZIM은 수 개월간 애틀랜타 법무법인 밀러&마틴(Miller&Martin)을 고용해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RZIM은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발표한 사과문에서 "고인이 된 기독교 변증가의 행동에 '충격과 비통함을 느꼈다"며 "단체 차원의 회개가 필요하다"고 했다.
와이트나워는 "교회 내부에서 지속적인 성적 학대가 만연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지도자들의 반응이 미지근한 것은 우리 목격자들에게 큰 불명예"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복음과 하나님의 이름, 그리고 희생자들의 복지를 위한 우리의 헌신, 진실과 선함이 가득한 공동체 건설을 위해 용기 있게 결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키 힐 페리는 트위터에 "저는 이 모든 일이 밝혀지고 나서부터 이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해 왔다"며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더 이상 놀랍지 않다고 말하는 일은 정말 짜증난다. 왜냐하면 이것은 계속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나님,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라고 적었다.
작년 故 재커라이어스 박사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그녀는 "난 재능은 결코 경건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정통적인 가르침도 정의로운 삶의 증거가 아니다. 라비의 사역은 우리 대부분에게 선물이었지만, 우리 모두를 향한 경고이다. 우리도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경교사이자 강연자인 베스 무어 목사는 "기독교 지도자가 수 년 동안 이중생활을 지속하며 엄청난 위선 속에 살아온 모든 상황 가운데, 그들은 예수님과 관계성밖에 있었다. 예수님과 관계 안에서 이를 지속할 수 없다"고 했다.
RZIM 영국지부 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RZIM 탈퇴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사회는 "우리 조직은 RZIM과 별도의 이사회를 갖추고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현재 상황으로 인해 RZIM을 탈퇴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