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실천신학회는 5일 "사회적 재앙과 위기상황에서의 교회와 실천신학의 과제"라는 주제로 제79회 정기학술대회를 온라인 개최했다.
지난해 6월과 11월에 이어 세 번째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학회에서는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16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논문 내용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 재앙과 한국교회의 위기 상황에 대한 실천신학의 과제가 중심이 됐다. 논문 발표 후에는 정기총회도 마련됐다.
사회적 재앙 속 교회의 역할과 목회
첫 발제자로 나선 계재광 교수(한남대학교)는 '코로나19 상황 속 디지털 미션 필드(Digital Mission Fields) 사역에 대한 연구: 새들백 교회의 온라인 소그룹 사역을 중심으로'를 통해 코로나19는 큰 위기이지만 동시에 도전이며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79회 정기학술대회. ⓒ한국실천신학회 제공 |
계 교수는 "그동안 해외 선교나 지역사회 전도(physical mission fields)에 대해서 주로 신경을 써왔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는 가장 사람이 많이 있는 곳은 온라인"이라며 "우리가 가야 할 땅 끝(행 1:8)이 이 시대에는 온라인이고 메타버스(metaverse)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 디지털 미션 필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역의 지향점을 '온라인 소그룹 사역'을 통한 '제자도 훈련'임을 역설했다.
이어 오성주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는 '사회적 재앙과 위기상황에서의 교회와 실천신학의 과제'를 제목으로 발제하며, 성서신학적 해석과 사회과학적 바탕으로 주제에 대해 분석했다. 오 교수는 "리차드 세넷이 말하는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로부터 초래되는 인간성의 파괴, 레베카 코스타가 말하는 슈퍼밈 사회의 병폐, 빌타 벤야민이 말하는 자본주의의 맘몬 사상, 그리고 한병철의 인간 내면에 퍼져 있는 신경증적 질병 등을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재앙과 위기 상황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의 사회적 재앙과 위기 상황은 인간 밖에서 일어나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변화가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고, 오히려 인간 안에서 일어나는 탐욕과 교만이 인간사회를 철저하게 파괴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김해영 교수(KC대학교)는 '팬데믹과 목회상담학적 대응'이라는 논문을 통해 세계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팬데믹 문제를 다루었다. 특히 팬데믹 현상에 대한 대응 방법으로 Heinz Kohut의 자기대상(self object)의 공감적 기능을 고려해 볼 것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개인의 심리적 성장을 위해 자아의 외부대상으로 지칭되는 자기대상과 관계의 질이 어떠했냐고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 질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대상의 공감적 역할이기 때문"이라며 구체적인 예로 성경의 나오미와 룻의 경우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상실의 경험 가운데 있는 나오미가 과거의 상처를 딛고 그 아픔을 미래를 향한 긍정적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로 만든 인물을 자기대상으로써 공감적 기능을 수행한 룻으로 보고 있다"며 "이 모형을 통해 팬데믹 상황에서 고통받는 주변인들에게 공감적 기능을 수행하는 자기대상으로서 다가갈 것"을 제안했다.
이상현 박사(순복음대학원대학교)는 '코로나 블루의 사회적 현상에 대한 목회상담적 고찰'이라는 논문을 통해 코로나 블루의 문제를 목회상담적 관점에서 접근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변이바이러스의 발생과 지속되는 거리두기 연장으로 혼란과 고통이 더욱 심화된 팬데믹 상황의 코로나 블루의 치유방안으로 돌봄과 소통을 제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교회의 목회상담 활성화를 통해 공감과 친밀감을 증대시키고, 위기상황을 극복해 심리적 안녕을 도모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과 정서적 지지로 공동체적 유대감을 회복하기 위한 심리적 방역에 집중해야 함을 주장했다. 아울러 기독교 자원을 활용한 교회의 치유사역을 강조하고 그 성공 사례도 소개했다.
이 박사는 "결국 코로나19 팬데믹과 코로나 블루의 여파로 사회가 절망할 때, 교회의 임무는 하나님의 선하고 신실하심에 뿌리를 내리고 소망을 품게 하는 것임"을 역설하며, "나아가 복음의 실천과 가치의 실현을 추구하며,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19 이후의 기독교 교육
이은철 박사(백석대학교)는 '미래교육 전망을 통한 기독교교육의 혁신 방향 탐색: 교육과정 및 교육방법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교육의 환경에 변화에 대해 살피며, 각 교단의 정체성을 토대로 신앙적 역량모형 개발, 역량 중심 교육과정 개발, 기독교교육적 관점에서의 인공지능을 통한 지능형 학습 시스템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 등을 제시했다.
▲한국실천신학회 제79회 정기학술대회 기념사진. ⓒ한국실천신학회 제공 |
또 손문 박사(연세대학교)가 '코로나-19 이후의 기독교교육의 지속가능성: 기독교교육과 경제학의 학문적 융합의 가능성'이란 제목의 발표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충격적인 낙폭을 고찰하고, 그 후유증은 2050년에 극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제적인 충격 뿐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사회적, 정치적, 역사적 맥락에서 발생할 것임"을 경고한 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기독교교육도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기독교교육의 지속가능성으로 상호연관성과 상호의존성의 생태적 행동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기독교교육과 경제학의 학문적 융합이 비약물적 중재조치로 기능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 팬데믹 위기 상황 속에서의 적응 전략으로 교육기관과 노동시장의 통합을 촉진할 것"을 제안했다.
박관희 교수(서울신학대학교)는 '교회규모별 교회선택행동 연구'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2020년 한국교회는 코로나로 인해 1인 2교회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했다. 박 교수는 "회중의 자기보존욕구와 심리사회적 욕구 충족을 위해서는 출석교회를 유지하면서, 영적욕구 충족을 위해서는 타교회의 온라인예배를 드린다"며 "이와 같은 상황은 한국교회의 목회사역 플랫폼의 변화를 의미한다. 교회 규모와 교회 선택행동은 목회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목회사역의 플랫폼이자 바로미터가 될 뿐만 아니라, 교단정책이나 실천신학 교육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제시하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이밖에 이날 학회에서 권명수 교수(한신대학교)가 '한반도 상황에 대한 목회신학적 고찰: 화해를 중심으로'를, 남성혁 교수(명지대학교)가 '한국전쟁과 한국교회 전도활동의 의의: 매슬로우(A. H. Maslow)의 인간욕구이론'을, 김상덕 박사(명지대학교)가 '코로나19 팬데믹, 공공성, 그리고 한국교회'를,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가 '명예-수치 관점에서의 복음 제시에 관한 고찰'을, 송준용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가 '다문화 에큐메니즘 현상이 한국의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목회상담적 실천방안: 다문화 청소년을 중심으로'를, 이경희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가 '눅24장, 후기-지라리안(Neo-Girardian), 성서영성: 모방 폭력의 위기에서 변화를 경험케 하는 내러티브의 힘'를, 안덕원 교수(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가 '김수근의 경동교회 건축에 대한 기독교 예전적 분석 - 제임스 화이트(James F. White)의 교회건축과 예배공간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한편 1972년 제1회 학술대회를 개최한 한국실천신학회는 실천신학과 관련된 전국 신학/일반대학 교수, 연구기관 학자, 목회자들로 구성된 기독교계 대표적 학술단체로서 회원 700여명의 단일 학회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한국실천신학회는 '목회사회/리더십분과', '설교분과', '예배분과', '상담치료분과', '영성분과', '디아코니아/기독교사회복지분과', '교회성장/전도/선교분과', '교회교육분과' 등 8개 전공분과회가 참여하는 융복합 학회이다. 학회학술지로서는 1997년에 「신학과 실천」 창간호를 시작으로 현재 제72호를 발간하였고, 등재학술지로서 매년 5회(2월, 5월, 7월(외국어), 9월, 11월) 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