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라는 이름의 한 흑인 남성의 죽음으로 인해 온 미국이 들끓고 있습니다. 백인 경찰관에 의한 인종차별적 죽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조지 플로이드는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지난 25일 경찰에 체포되었고, 체포되는 과정에서 한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인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경찰이 수갑을 뒤로 찬 채 길바닥에 엎드려 있는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려 8분 46초 동안이나 자신의 무릎으로 누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기가 막히는 것은, 그가 정신을 잃은 뒤에도 2분 53초 동안이나 무릎을 목에서 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미 의식이 없어 꼼짝 못하고 있는 사람의 목을, 코피가 터지고 숨이 막혀 죽을 때까지 누르고 또 눌렀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체포 영상을 보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눌린 채 애원하고 있는 조지 플로이드의 모습에서, 오래 전 미국에 끌려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죽어간 수 많은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의 슬픈 모습이 오버랩 되었기 때문입니다. 점점 희미해지는 목소리로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Please, I can't breathe..." 마지막 숨을 쉬면서, 조지 플로이드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에게 남아 있는 세상에 대한 기억은 어떤 것일까요?
노예해방 전쟁이었던 남북전쟁이 1865년 북군의 승리로 끝이 난 이래, 미국 헌법은 꾸준히 인종 간의 평등을 강조해왔습니다. 미국 헌법 수정 13조는 노예 제도를 폐지했고, 14조는 평등 보호 조항들을 만들었으며, 15조는 노예 출신의 흑인들에게 처음으로 참정권을 부여하는, 당시로는 정말 획기적인 법안들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법안들이 실제 모든 미국인들의 삶 가운데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거의 한 세기가 지난 1965년부터였고, 조지 플로이드의 케이스에서 보는 것 같이, 인종차별은 지금까지도 엄연히 우리 가운데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을 의미합니까? 법이 사람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양식에 변화를 줄 수는 있지만, 법을 가지고 사람의 양심을 바꿀 수는 없는 것입니다.
로마서 16장은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큰 도전을 주는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울이 로마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마지막 장에 많은 이름들을 언급하며 서로 문안할 것을 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이름들 가운데에는 유대인도 있고 이방인도 있습니다. 왕족들의 이름도 있고 당시 노예들이 흔히 썼던 이름들도 있습니다. 남자들의 이름이 있고 또 여자들의 이름도 있습니다. 그런데 바울이 말하기를, 서로 문안하라고 하십니다. 어떻게 왕족들이 노예에게 문안하는 일이 가능할까요? 당시로써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달은 자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죄인들을 위해 자신의 육체를 허무셨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정말 믿는다면, 우리 안에 있는 높은 관계의 벽들을 허무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분명 위 아래가 있습니다. 부모가 있고 자녀가 있습니다. 선생님이 있고 학생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모두 죄인입니다. 누가 누구 위에 있지 않습니다. 모든 차별을 버리고 서로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