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소식통 "격리자 집 대문에 대못 박아 봉쇄"
북한 당국, 격리 및 지역간 이동 통제 조치할 뿐
북한 함경북도 청진에서 지난 3월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가족 5명이 몰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조선일보가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대북 소식통은 "이들 가족이 코로나 의심 증세를 보여 집안에 격리됐다"며 "격리된 상황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온 가족이 집안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이 5명은 제철소에 다니다 퇴직한 노부부, 이들의 딸과 사위, 그 자녀라고 한다.
북한은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자택에 격리시키고, 격리자의 집 문에 대못을 박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봉쇄하고 있다고 한다. 이 청진 가족 5인도 집안에 갇혀 치료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죽어도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말을 하지 못하게 통제한다"며 "코로나 청정국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상황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당국은 현재까지 단 한 명의 코로나 확진자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상은 전혀 다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월 27일 외국 출장자와 그 접촉자, 감기 증상자 등 '의학적 감시 대상자'가 평안남북도와 양강도 나선시 등 전국적으로 2,280명이라고 보도했다.
대북 소식통은 "중국인들이 많이 다니는 평양과 평안남북도, 함경북도 청진과 나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집중 발생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취하는 조치는 격리 및 지역간 이동 통제가 전부"라고 폭로했다.
타 지역으로의 이동은 통행증과 위생방역증을 소지해야 가능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위생방역증은 뇌물로도 구하기 어렵다"며 "북한 주민들뿐 아니라 격리 해제된 외국인들도 출국이 금지되고 이동이 제한돼 매우 답답해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평양을 중심으로 코로나 의심 증상자들에게 중국과 러시아에서 지원받은 진단 키트를 대는 족족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에 코로나 방역 물품 지원을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28일 국제의료지원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가 지원한 코로나 관련 방역 물품이 중국 단둥을 거쳐 북한에 도착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31일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