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없거나, 먹을 것이 없어서 홈리스가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개 가정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격적인 무시를 당해, 자신의 가치를 잃어버려 홈리스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를 무가치하다고 여기며 노숙과 마약에 자신을 내던집니다. 이들을 회복시키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LA 한인타운의 중심인 웨스턴과 올림픽에 위치한 아버지 밥상교회(Father's Table Mission)는 오늘도 분주하다. 동이 트지 않은 새벽부터 노숙자들은 밥상교회로 몰려든다. 아버지 밥상교회에서는 1년 365일 아침, 저녁으로 예배가 드려지고, 노숙자들은 제집처럼 드나들며 샤워도 하고 주린 허기를 달랜다.
길에서 추위와 싸운 노숙자들을 맞이하려면 그들보다 더욱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노숙자들이 따뜻한 닭고기 수프와 커피, 도넛으로 밤 사이 얼었던 몸을 녹이고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 아버지 밥상교회 무디 고(고정석)목사와 밥상교회 형제들은 새벽 2시부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LA 인근 도시 로랜하잇츠 크리스피크림 도넛 매장에서 도넛 수천 개를 가져온 후에는, 치킨 수프를 끓이고, 새벽 5시부터는 홈리스들과 예배를 드린다. 아침 예배 후에는 음식을 준비해 다운타운 홈리스들을 찾아간다. 이런 일과는 1년 365일 계속된다. 고 목사가 홈리스 사역을 시작한 지 이제 막 2년이 넘었지만, 쉼 없는 사역이 매일 이뤄지기 때문인지 LA 한인타운에서 그는 유명하다.
고 목사가 중심이 된 아버지 밥상교회 사역은 예배와 음식 대접에서 그치지 않는다. 교회에서는 홈리스 20여 명이 고 목사와 함께 생활한다. 고 목사는 이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실시하고, 변화된 영혼들은 이제 노숙자들을 섬기고 지도하는 든든한 동역자가 됐다.
아버지 밥상교회에는 과거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자로 거리를 헤매던 노숙자였다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된 경우가 많다. 밥상교회 찬양 인도자는 25년간 중독됐던 마약을 끊고 새 삶을 노래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탕자의 아버지가 아무런 조건 없이 고생한 아들에게 밥을 먹이고, 상처를 싸매는 '사랑'이 있었다.
"홈리스는 외계인이 아닙니다. 나와 똑같은 사람이고 우리의 이웃입니다.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당장 먹을 음식과 쉴 수 있는 집보다, 그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노숙자들의 변화를 목격하면서 고 목사는 아버지 밥상교회가 홈리스 쉘터가 아니라 예수 제자 훈련 센터로 전환되길 기대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8명이 제자훈련을 통해 침례를 받고 노숙자 전도에 나서고 있다.
고 목사는 "노숙자들을 거지 취급하면 그 사람은 정말 거지가 된다. 그러나 정신없어 보이는 그 영혼을 하나님의 자녀이자 그리스도의 제자로 대하면, 그들도 자활 의지를 갖고 일어나게 된다"라며 "한 영혼을 향한 우리의 관심과 사랑이 그 영혼의 인생을 변화시키게 된다"고 강조한다.
고 목사가 홈리스 사역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아버지 밥상교회를 시작하기 전부터다. 목회를 하기 전 자동차 딜러로 일하며, 깡통 밴 하나를 사서 노숙하는 홈리스 5명을 재우기 시작했다. 홈리스가 늘어나자 노숙자들의 쉼터인 차도 7-8대까지 늘어났다.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이 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시작한 사역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고 목사는 "우리 집 앞에 길에서 홈리스가 자고 있다면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넓은 집에서 사는 것이고, 누군가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면 우리 집 냉장고에 우리의 필요 이상으로 음식이 쌓여있기 때문"이라며 "한인 교회와 성도들이 깨끗하고 좋은 옷을 입은 사람들만 환영할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헐벗고 주린 사람들을 씻기고 치유하며, 복음을 증거하는 진정한 크리스천의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목사는 "앞으로 더 많은 노숙자들을 치료하고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뜻있는 분들의 후원의 손길이 필요하다"며 "노숙자 사역에 뜻을 함께 하고, 노숙자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후원하는 후원을 기다린다"고 요청했다.
홈리스 사역에 동참하거나 후원을 원하는 개인이나 단체, 교회는 아버지 밥상교회 전화 213-364-7289로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