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온 마음을 다해 성령님만 의지하는 사람을 하나님은 대단히 기뻐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 교회는 인원이 부족하고 재정도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선교지에서 사역 후 평가 모임에서 선교사님들께서 해주시는 공통된 말씀이 이렇게 적은 인원으로 이렇게 효과적으로 사역하는 팀은 보기 드물다는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우리의 사역을 옆에서 지켜보셨던 김모경 장로님께서도 "지난 달 우리 교회 선교팀 18명이 다녀갔는데, 숫자는 많았지만 우왕 좌왕했고, 준비해 온 물품들은 많았지만 현지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부족했는데, 스포켄 한인장로교회 선교팀은 이렇게 꼭 필요한 물품들만 챙겨오고, 더구나 다섯 명 밖에 되지 않는 인원으로도 의료사역과 어린이 사역, 전도와 축복 기도 사역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랐다. 내가 7월 10일 산호세 우리 교회로 돌아가면, 선교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조금은 알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사실 우리 선교팀은 출발하는 당일부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비행기에 부치는 짐 10개 가운데 2개는 박스에 포장했는데, Jet Blue항공사에서 박스는 부칠 수 없고 가방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시애틀 공항 부근에서 부랴 부랴 이민용 큰 가방 2개를 구입해야만 했고, 비행기 탑승 10분을 남겨두고 겨우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어장로님은 비행기 연착으로 많은 고생을 하셨고, 많은 준비를 했던 찬우 형제는 작은 가방을 차에 두고 와서 고생했습니다. 저는 출발 전 날까지 8일 동안 104도까지 올라가는 고열 때문에 이번 선교에서 하차할까 깊은 고민을 해야만 했습니다. 선교음식바자회 때문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우리 선교팀은 출발 전부터 지쳐 있었습니다.
현지에 도착하자 더운 날씨에 모기가 극성하여 잠을 이루기 힘들었고, 모이 지역은 전기조차 없어서 발전기로 겨우 2시간 정도만 선풍기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벽 5시 새벽기도회와 6시 30분 말씀 묵상 시간을 통하여 우리는 영적으로 무장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녁 8시 하루를 마감하며, 오늘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는 시간에는 감사가 넘쳤습니다. 서로에 대한 칭찬과 격려가 이어졌습니다.우리는 이번 선교를 통해서 선교의 주체가 크리스천이 아니라 성령님이심을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피로감에 제대로 된 사역을 하지 못할 줄 알았지만, 기도로 온 마음을 기울이자 성령님은 우리 각 자에게 놀라운 힘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하루 하루가 지날수록 우리의 기도는 깊어졌습니다. 고아원 아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보다 열린 마음이 되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더욱 사랑해주고 싶다는 열망을 느꼈습니다. 신발도 없이 맨 땅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을 목욕시켜주고, 새 옷으로 갈아 입혀주면서 우리는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친밀한 시킨쉽을 주었습니다. 헤어짐이 아쉬워서 눈물을 흘리는 아이도 있었고, 우리는 한 사람이 5~6명을 끌어 안고 축복기도를 해주었습니다.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산간 마을은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강을 건너고 비탈 길을 오르며 예수님의 마음을 생각했습니다. 아파도 약 하나 복용할 수 없는 이들에게 주님의 사랑으로 치료해주고, 복음을 전하고, 선물을 전해주는 우리에게는 이미 주님께서 부어 주신 은혜가 충만했습니다.
"너의 백성이 모두 시민권을 얻고, 땅을 영원히 차지할 것이다. 그들은 주님께서 심으신 나무다. 주님의 영광을 나타내라고 만든 주님의 작품이다. 그들 가운데서 가장 작은 이라도 한 족속의 조상이 될 것이며, 가장 약한 이가 강한 나라를 이룰 것이다."(이사야60: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