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기독일보는 서북미 지역 교회부흥을 위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소개되지 않은 한인교회를 찾아 탐방하는 기회 시리즈를 보도합니다. 이를 통해 복음 전파에 최선을 다하는 서북미 지역 교회와 목회자들의 활발한 사역이 더욱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한 교회를 담임하다가 은퇴할 나이가 돼서 담임 목회 사역을 이양한 은퇴 목회자가 갈 만한 교회는 많지 않다. 후임 목사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기에 교회 출석을 자제하게 된다. '은퇴하면 본 교회를 떠나, 아예 타주로 이사를 가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에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서운한 마음은 감출 수 없다.
평생을 목회에 전념하다가 은퇴하는 것은 하나님의 큰 은혜이자 기념할 만한 일이지만 정작 은퇴 당사자인 목사는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은퇴하는 순간 자신이 출석할 교회를 놓고 고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복음 전파에 헌신한 은퇴 목회자들이 일선에서 은퇴한 후에도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도록 세워진 교회가 있다. 워싱턴주 타코마 47th Ave Lakewood에 위치한 은목교회(담임 이해봉 목사)다.
은목교회는 (구)워싱턴 장로교회가 있었던 자리에 위치한다. 워싱턴 장로교회를 담임하던 이해봉 목사는 은퇴 목회자들이 일선 목회에서 은퇴한 후 예배드릴 수 있는 교회가 많지 않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은퇴한 목회자 부부, 한국이나 타주에서 목회를 하다가 은퇴한 목회자 부부들이 마음껏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할 수 있도록 은목교회를 세웠다.
주일 설교는 은퇴 목회자들이 돌아가면서 전한다. 자신에게 임한 하나님의 은혜를 전하고, 이 시대 필요한 복음의 진리를 선포하기도 한다. 은퇴 목회자들의 설교지만 복음의 진리에 대한 확신이나 선교를 향한 여느 현직 사역자 보다 뜨겁다. 서로를 향한 배려와 사랑은 신앙의 성숙함이 묻어나 교회에는 따뜻함이 넘친다.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30일은 안지영 목사(U.M.C. 미국연합감리교회 은퇴목사)가 "요한계시록 20:7-21의 말씀을 인용해, 유럽 7개국을 여행하면서 발견한 "나의 예수님 곧 역사를 주관하시는 그 주님"에 대하여 증거했다.
독일과 이태리에서 시작된 르네상스(Renaissance)운동을 중심으로 시작된 미술 역사에서 보여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설명하는데, 신학적 깊이와 개인의 경험이 더해진 수준 높은 설교였다.
안 목사는 베니스(영어로 Venice 이탈리아 베 네치아) 이태리 소믈리에 지역에서의 성당안에 있는 1400년 전 예수님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한 벽화에 대한 설명부터 영국의 대형박물관, 빅토리아 박물관, 자연박물관, 산업박물관, 루브르박물관까지 예로들며 구원자 그리스도를 설며하는데,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하는 듯한 생생한 기분이 들었다.
"프랑스 파리의 중심가에 위치한 루브르박물관에는 예수님과 마리아에 대한 그림이 아주 많습니다. 또 인간의 공포를 사실적으로 다룬 그림들도 볼 수 있는데, 그 의미는 바로 죄와 벌과 구원자 예수님을 표현한 것들입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고흐 박물관(Van Gogh Museum) 역시 많은 그림들이 있는데, 그림의 주된 표현 역시 예수님입니다. 또 인간의 죄와 벌에 대한 심도있는 묵상과 통찰에서 나온 그림들 입니다."
로마 제국의 형성, 유럽의 역사와 르네상스 혁명, 구텐베르그의 인쇄술과 바이킹의 항해술발달, 중산층을 기반으로 형성된 유럽의 문화, 계시의 종교를 바탕으로 시작된 서구 문화의 도덕적 근거 등 기독교인들이 알아야 하는 좋은 주제들이 한 설교에서 쏟아져 나왔다.
은목교회를 담임하는 이해봉 목사는 "미주의 은퇴 목회자들은 오늘날 이민교회를 일군 영적인 어버이나 다름없다. 이들이 있었기에 미주 한인교회와 세계 선교지에서 복음이 전파될 수 있었다. 눈부신 선교 부흥의 이면에는 은퇴목회자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은퇴 목회자들은 은퇴 이후에 더 큰 고난의 가시밭길을 걷는 경우가 많은데, 일평생 하나님나라 확장과 복음 전파를 위해 헌신한 목회자들이 은퇴 이후에도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께 쓰임 받으며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