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센추럴대학교(총장 김창환 박사, Georgia Central University 이하 GCU)가 6월에 남가주 분교를 시작하면서 지난 17일 오덕교 박사(합동신대원 총장 역임, GCU 석좌교수)가 강사로 나서 '청교도 신학과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주제로 공개 세미나를 진행했다.
오덕교 박사는 성경과 삶, 교리와 실천을 완벽히 결합해 살았던 청교도들의 삶을 조명하면서,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참된 신앙과 성숙한 기독교인의 삶의 방향을 제시했다. 오덕교 박사는 성경을 삶으로 살아냈던 청교도들의 순수한 신앙을 소개하고, 오늘날 목회가 성경 이론과 지식을 전하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실천적 교육과 목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교도들과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삶을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청교도들은 성경이 절대적이었습니다. 성경이 그들의 삶 가운데 절대적인 권위를 갖고 성경을 삶 속에 적용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고 봐야 합니다. 현대 크리스천들은 성경대로 믿는다고 말하지만 성경 말씀을 삶 가운데 강력하게 적용하는 부분에서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차이점은 예배입니다. 청교도들은 모이기에 힘썼습니다. 가정에서 드리는 아침예배와 저녁예배는 매일 행해졌고 주일 오전 예배와 저녁예배, 목요 모임 참석도 열심이었습니다. 우리 한국교회도 그런 정신을 이어받아 몇 십 년 전만해도 주일 저녁에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일 저녁예배가 사라지고 주일 오후 예배로 대체되거나 오전 예배만 드리는 것으로 축소되었습니다.
교회 예배가 축소된 것뿐만 아니라 가정 예배도 사라졌습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들을 신앙으로 양육하는 것은 그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책무였습니다. 그들은 매일 오전 말씀과 찬양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마다 말씀과 기도로 하루의 삶을 돌아보며 하나님께 나아가고자 힘썼습니다.
한국 교회나 이민교회가 청교도 신앙으로 회복되고자 한다면 예배의 회복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청교도들은 예배와 모임을 그들의 삶의 최우선에 두었기에 신앙 공동체로서 미국을 건국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목회 환경이 그때와는 많이 변했다는 하소연(?)도 들립니다.
"많은 목회 현장의 리더들이 '옛날과는 상황이 바뀌었다'고 이야기 하는데, 상황이 말씀 보다 위에 서서는 안됩니다. 한국 사람들이나 미국에서 사는 이민자들 모두 바쁘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5일을 일하고 이틀을 쉽니다. 그런데 당시 청교도들이나 우리 나라도 불과 십 수년 전까지는 6일을 일하고 하루를 쉬었습니다. 그럼에도 교회를 중심 삼았고 신앙을 붙들고 어려움을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교회에 나가지 못하고, 너무 바빠서 성경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모든 것은 우리 삶의 우선 순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2천년 전이나 오늘이나 죄성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사람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 말씀 역시 그때나 오늘이나 동일하게 역사하고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동성애를 비롯해 여러 가지 죄악 된 세상을 보면서 말세의 징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죄는 예전에도 다 있었습니다. 시대가 바뀐 것처럼 보여도 사람의 본성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인간 본성에 따라 여전히 죄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있고, 영적인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와 설교자들이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주고 말씀으로 변화를 일으켜야 합니다."
-청교도 부흥을 이끈 목회자들의 설교 핵심은 무엇이었습니까?
"청교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설교였습니다. 청교도 목회자들의 설교 초점은 영혼구원과 회심을 유발하는데 있었습니다. 목회자들의 설교는 성경중심적이었고 삶 속의 적용을 강조했습니다.
조나단 에드워드의 "진노하시는 하나님의 손 안에 든 죄인"이라는 유명한 설교가 있습니다. 이 설교를 보면 문단이 총 38문단인데 19문단이 '이렇게 살자'라는 삶에 대한 적용입니다. 삶의 변화를 강조하는 설교가 폭발적인 부흥운동의 배경이 될 수 있었습니다.
청교도들은 주일예배를 모두 드리고 가정으로 돌아가면 그날 주일 설교를 리뷰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방향을 정하고 결단하게 됩니다. "
-한국 교회나 해외 이민교회 설교에서 개선돼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오늘날 한국 교회나 해외 이민교회 목회자들이 성경 강해를 참 잘하십니다. 본문의 배경이나 역사적인 고증들, 신학자들의 본문 해석 등으로 성도들의 성경 이해를 높였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성도들의 지성을 채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의 감동을 일으키는 감성으로 나아가야 하고 거기서 말씀을 각자의 삶 가운데 적용시켜 삶을 변화시키는 의지로까지 이끌 수 있어야 합니다. 머리에만 호소하는 메시지는 삶의 변화가 나타날 수 없습니다.
청교도들은 성경 본문을 가지고 역사적, 문법적으로 해석해 교훈을 찾아내고 나아가서 성경 말씀을 삶 속에 적용하고 예증을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이신 사랑을 깨닫게 하고, 우리 삶 가운데 그 사랑과 희생의 삶이 드러나도록 종용하는 것입니다."
-청교도들이 신앙을 유지할 수 있었던 핵심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청교도들의 신앙은 가정에서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가장 중요한 의무가 자녀들을 신앙으로 교육하고, 가정을 교회와 함께 하나님이 주신 두 기관으로 이해했습니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기독교 교육을 특별히 강조하며, 가정교육의 지향점은 선량한 시민이나 문화인이 아니라, 참 된 신앙인으로 하나님의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자녀들에게 이 세상은 가변적이고 잠깐 보이는 것이지만, 변하지 않는 영원한 세상을 위해 살아가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자녀 교육의 목표를 세상의 성공에 두는 것은 어리석은 것으로 여기며 영혼 구원에 맞춰 교육했습니다.
그들은 세상이 복음화 되기 위해서는 진실되고 영적인 그리스도인이 필요하고 그러한 세상의 변혁을 위해 섬길 수 있는 좋은 그리스도인은 가정을 통해서 배출된다고 믿었습니다. 부모는 가정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가정예배를 통해 기독교 신앙의 교리를 자녀들에게 가르치기를 힘썼고, 스스로 거룩하게 살면서 자녀들에게 삶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목회자들은 부모가 아이들을 가정에서 성경적으로 잘 양육하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교회의 미래 역시 가정에서부터 시작되는 기독교 교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와 이민교회에 필요한 청교도 정신은 무엇입니까?
"청교도 정신은 실천에 있었습니다. 부흥 운동의 시작은 구호를 외치기 보다는 한 두 사람이 모인 기도였습니다.
1806년 뉴욕에서 일어난 기도운동은 미국 전역으로 번졌습니다. 회개와 연합이라는 구호를 외치기 전에 실천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교회를 보면 개혁하자는 구호는 많은데 정말 필요한 것은 나부터 개혁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기독교인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말보다는 행동으로, 메시지만이 아닌 삶으로 본을 보인다면 존경을 받고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이 바로 서서 기도하고 말씀을 실천할 때 복음의 물결, 부흥의 운동이 확산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