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만큼 역사적으로 중요한 도시도 흔치 않다. 1948 년 현대 이스라엘의 독립 이후 전 세계에 흩어진 많은 유대인들이 약속의 땅으로 속속 돌아오고 있다. 유대 이민자들은 인구가 크게 밀집된 지중해 연안의 도시들 뿐만 아니라 예루살렘에도 많이 정착하고 있다. 해마다 예루살렘의 인구는 1.5-5.8%씩 증가하는 중이다.
1955 년 143,600 명이던 예루살렘 주민 수는 2019 년에는 919,407 명이다. 통계에 따르면 앞으로 2035 년까지 예루살렘 인구는 1.36-1.40%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계속되는 인구 유입으로 예루살렘은 여전히 확장 중이다. 전에 없던 터널들이 뚫리고, 새로운 길들이 만들어지며, 예루살렘 중심가에는 선로 위로 전철이 달린다. 주택가 골목에는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차들이 빼꼼하게 주차되어 있다. 예루살렘 옛 성 (Old City)을 중심으로 도시는 서쪽으로 확대되어 빈터는 없어지고 그 자리에 집과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런 처지에 성경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장소를 방문한다는 것은 가뭄에 한줄기 소낙비 같이 기쁜 일이다. 힌놈 골짜기의 서쪽에 위치한 기브앗 하타나흐 곧 성경의 언덕 (Bible Hill)이 바로 그곳이다. 성경의 언덕에서 바라보는 예루살렘 전망은 매우 인상적이다. 동쪽으로 힌놈 골짜기, 시온산, 예루살렘 옛 성 (Old City), 그 너머로 멀리 유대 광야와 모압 산지까지 보인다. 남쪽으로는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이 있다. 서쪽으로는 예루살렘의 신 도시를 볼 수 있고 북쪽으로는 스코틀랜드 교회 너머로 고대 족장들의 길이 성경의 언덕 분수령을 따라 이어졌다.
성경의 언덕 (Bible Hill)은 중앙 산지의 분수령에 있다. 중앙 산지의 분수령을 따라 고대 족장들의 길이 형성되었다. 이 길을 족장들의 길이라 부르는 이유는 아브라함, 야곱, 요셉이 이용했기 때문이다. 중앙 산지의 분수령 동쪽은 깊은 골짜기가 그리고 서쪽은 험준한 산악 지역으로 동서 간의 길을 낼 수가 없다. 그래서 중앙 산지의 주요 도시들은 남북으로 된 족장들의 길 또는 근처에 있다. 이 도로에서 만날 수 있는 도시들은 헤브론, 드고아, 베들레헴, 예루살렘, 기브아, 라마, 미스바, 벧엘, 아이, 실로, 세겜이 있다. 베들레헴 근처 길은 창세기에 에브랏 곧베들레헴 길로 기록되었고 (창 35:19, 48:7), 벧엘에서 세겜까지의 구간은 ‘벧엘에서 세겜으로 올라가는 큰 길이라 기록되었다 (삿 21:19).
3 월 중순, 이 언덕에 온갖 야생 꽃들이 활짝 폈다. 꽃 이름을 몰라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아네모네에 속하는 들의 백합 (아 5:13), 겨자 꽃, 들 밀, 스카비오사, 야생 국화, 아몬드 나무에도 꽃이 만발이다.
성경의 언덕에서 일어난 많은 성경 이야기들을 조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창세기 22:4/ 제 삼일에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그곳을 멀리 바라본지라. 이에 아브라함이 사환에게 이르되 너희는 나귀와 함께 여기서 기다리라. 내가 아이와 함께 저기 가서 경배하고 너희에게로 돌아오리라.
이삭을 번제로 드리기 위해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서 모리아 산까지 삼일 걸려 도착했다. 아브라함이 서서 멀리 바라보았던 그 위치는 성경의 언덕이 맞다. 이곳에 이르러야 비로서 모리아 산을 잘 볼 수 있고 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서면 여러분들도 모리아 산을 멀리 바라보며 아브라함이 두 사환에 한 이야기와 그리고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산으로 길을 떠난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여호수아 15:8/ 힌놈의 아들의 골짜기로 올라가서 여부스 곧 예루살렘 남편 어깨에 이르며 또 힌놈의 골짜기 앞 서편에 있는 산 꼭대기로 올라가나니 이곳은 르바임 골짜기 북편 끝이며 힌놈의 골짜기 앞 서쪽에 있는 언덕은 바로 이 언덕을 포함한 북쪽 분수령을 가리킨다. 유다 지파는 이 언덕을 중심으로 남쪽을 그리고 베냐민 지파는 이 언덕의 북쪽을 차지하였다.
사사기 19:10/ 그 사람이 다시 밤을 지내고자 아니하여 일어나 떠나서 여부스 맞은편에 이르렀으니 여부스는 곧 예루살렘이라. 안장 지운 나귀 둘과 첩이 그와 함께 하였더라. 그들이 여부스에 가까왔을 때에 해가 지려 하는지라. 종이 주인에게 이르되 청컨대 우리가 돌이켜 여부스 사람의 이 성읍에 들어가서 유숙하사이다.
이 본문에 따르면 에브라임 산지에 거하던 어떤 레위인은 종과 함께 바로 이 언덕에 서서 이야기를 나눴다. 레위 사람은 이 언덕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여부스 성읍이 아닌 북쪽으로 조금 더 가면 사울의 고향인 기브아에 머물 것을 종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돌이켜 이스라엘 자손에게 속하지 아니한 외인의 성읍에 들어갈 것이 아니니 기브아로 나아가리라. 우리가 기브아나 라마 중 한 곳에 나아가 거기서 유숙하자 (삿 19:12-13).
마태복음 2:7/ 이에 헤롯이 가만히 박사들을 불러 별이 나타난 때를 자세히 묻고 베들레헴으로 보내며 이르되 가서 아기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 찾거든 내게 고하여 나도 가서 그에게 경배하게 하라. 주전 37-4 년까지 유대를 통치했던 헤롯의 왕궁은 성경의 언덕에서 힌놈 골짜기 건너편, 북동쪽에 있다. 헤롯의 말을 듣고 왕궁에서 빠져 나온 박사들은 바로 이 언덕을 따라 그대로 남쪽으로 향하여 베들레헴에서 메시아를 경배했던 것이다.
그 외에도 이 언덕을 거쳐간 이야기들이 성경에 많이 기록되었다 (창 28:10, 창 37:14, 민 13:17, 행 8:26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