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과학자는 아인슈타인 박사라는데 이견(異見)이 없을 것입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그는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천재였습니다. 그렇다면 20세기 최고의 인문학자는 누구일까요? 저는 이태리 블로냐 대학 교수를 지낸 움베르토 에코라고 생각합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기호학자, 철학자, 역사학자, 중세학자, 그리고 미학자입니다. 각 분야에 괄목할만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천재로 유명합니다. 9개 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했고, 명예 박사학위를 40개 받았습니다. 아울러 그가 근무했던 블로냐 대학 도서관의 모든 장서 위치를 기억했었다고 전해집니다. 모두 그의 천재성을 웅변합니다.
움베르토 에코는 동화책을 제외하면 인문학 전 분야에 저작을 남긴 탁월한 학자였습니다. 기호학, 철학, 역사학, 중세사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는 책들을 저술한 보기 드문 학자입니다만 그는 문학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는 유명한 소설가입니다. 소설가로 입문과정도 독특합니다. 우연히 출판사에 근무하는 친구로부터 출판사에서 비소설가의 소설작품을 출판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소설을 집필합니다. 그는 2년 반의 집필 끝에 첫 번째 장편소설 ‘장미의 이름’을 발표했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화 된 작품입니다. 그의 문학적 천재성이 드러난 작품입니다.
소설 장미의 이름은 1327년 11월의 이탈리아 산속 외딴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살인 사건을 다룹니다. 전직 이단 심판관이었던 영국 수도사 윌리엄은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 수도원에서 머물며 사건을 수사합니다. 영민한 월리엄은 사건을 차근차근 풀어 갑니다. 윌리엄은 결국 호르헤라는 늙은 맹인 수도사가 저지른 살인사건이라는 것을 밝혀냅니다. 도서관장인 호르헤의 살인 방법은 기쁨의 유익을 소개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2권’의 모든 페이지에 독약을 묻혀 놓아 책장을 넘기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독약에 중독돼서 죽게 했습니다. 그 책은 양피지로 딱딱하고 두꺼워서 읽을 때 엄지와 검지에 침을 묻혀서 책장을 넘겨야 했습니다.
진리는 웃음과 같은 경박한 것으로 더럽혀지면 안 된다는 중세 교회의 가르침을 지키기 위해 호르헤는 잔인한 살인을 아무 죄책감 없이 자행했습니다. 사회의 분위기가 점차 경건함과 거리가 먼 방향으로 흘러가자 위기를 느끼고 기쁨의 유익과 웃음의 유익을 소개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의 교훈을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진리를 지켜야 한다는 호르헤 열심은 광기로 변해 뻔뻔한 살인자가 됩니다. 경건의 배신입니다. 경건의 곡해입니다. 자신의 범죄 사실이 밝혀지자 호르헤는 그 책을 삼키려 합니다. 윌리엄이 이를 필사적으로 막으려 했고 호르헤는 도서관을 불질러 당대 최고 도서관이었던 수도원 도서관, 그 장서들, 그리고 수도원을 불태웁니다.
방대한 자료수집과 독서로 중세를 정확하게 이해했던 움베르토 에코 박사는 ‘장미의 이름’을 통해 중세 교회가 가진 독선과 모순 그리고 악행들을 고발합니다. 아울러 중세 교회가 행복을 멸시한 것을 고발합니다. 중세 교회는 경건이라는 이름으로 “기쁨과 행복”을 짓밟아 버렸습니다. 중세 교회가 행복을 죄악시 한 것입니다. 종교개혁 후에도, 심지어 아직까지도 교회는 행복을 멸시합니다. 신앙인의 행복을 말하면 불편해 하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그러나 성도는 행복해야 합니다. 행복이 경건입니다.
성도의 행복은 하나님의 뜻입니다. 성경에서 주님은 거듭 ‘항상 기뻐하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은 행복하신(기쁘신) 하나님이십니다. 행복하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우리 인생도 행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이 구원받고 성령충만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면 행복합니다. 성숙한 성도는 믿음의 분량만큼 크고 풍성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