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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의 거목 미당 서정주의 작품 세계를 현대 시인들의 시각에서 조명한 책 '나만의 미당시'가 출간됐다. 이 책은 미당 서정주의 시를 각기 다른 감성과 해석으로 풀어낸 30명의 시인이 참여한 문학적 대화로,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시인이 한데 모여 그의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미당 서정주는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벽'으로 등단하며 한국 시단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화사집'에서 '80소년 떠돌이 시'에 이르기까지 총 15권의 시집을 발표하며 한국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는 "한국어의 연금술사이자 우리말 시인 가운데 가장 큰 시인"으로 평가받으며, 독창적인 시어와 상징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아 왔다.

이번 작품에는 마종기, 김혜순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시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마종기는 미당의 시 '부활'에 대해 "한국의 대표시를 섭렵했다고 자부했으나, 이 시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었다"며 "마치 오래된 그리운 사람을 다시 만난 듯 벅찬 감정으로 다 외워 버리고 말았다"고 전했다.

이병률은 미당을 "시력(詩歷)만으로 시대를 호령했던 호랑이 시인"이라 표현하며 그의 시가 머릿속에 불을 밝혀주는 강렬함을 지녔다고 평했다. 김승희는 대표작 '자화상'에 대해 "사랑하다 숨이 끊어질 듯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시"라며 그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번 책은 미당 서정주의 작품이 가진 문학적 가치와 감각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다양한 세대의 시인이 그의 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확장시키는지를 보여준다. 미당의 시가 여전히 시대를 초월해 울림을 주고 있음을 증명하는 이번 책은,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새로운 발견을, 그의 시를 사랑했던 이들에게는 반가운 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