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소설가 세르반테스는 말년이 외롭고 궁핍했습니다. 가난은 평생 그를 따라다녔습니다. 그가 쓴 소설 <돈키호테>에서 그의 묘비명을 "미쳐서 살다가 정신차리고 죽었다"고 썼습니다. 맨 정신으로 살기에는 세상의 현실이 너무 고되고 버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현실을 잊기 위해 무엇인가에 빠지고 미쳐버리기도 합니다. 노름에 미친 사람, 술을 마시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사람, 일에 중독된 사람 등을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절제가 안 되고, 삶의 균형을 잃은 채 정신이 무엇인가에 홀려서 사는 사람은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 하기가 어렵습니다.
내가 나의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과연 나를 어떻게 보실까 하는 점입니다. 하나님은 각 사람의 마음 중심을 지켜보시고, 그 계획을 살피시기 때문입니다. 노아 시대에 홍수로 세상을 심판하시기 전, 하나님께서 보신 인간은 이랬습니다. "주님께서는,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 차고, 마음에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언제나 악한 것뿐임을 보시고서,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 하셨다."(창6:5-6).
이러한 인간을 불쌍히 여기시고, 구원하시고자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신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나를 어떻게 이해하시고, 어떻게 용서하셨으며, 어떻게 사랑하셨는가를 아는 것이 행복의 시작입니다. 주님께 받고 있는 십자가의 그 사랑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은 인생을 아름답게 살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사람을 사랑하며, 하루 하루를 의미있게 살아갑니다.
루비 켄드릭(Lubye Rachael Kendrick) 선교사님이 계셨습니다. 그녀는 미국 남감리회 파송 선교사로 조선(지금의 한국)이라는 나라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떠났습니다. 그 때 그녀의 나이가 24세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한국에 와서 급성 맹장염으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파송한 텍사스 청년단체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만일 내가 죽으면 텍사스 청년회원들에게 열 명씩, 스무 명씩, 오십 명씩 아침저녁으로 조선에 나오라고 전해주세요. 만약 내게 줄 수 있는 천 개의 생명이 있다면 나는 천 개의 생명을 모두 조선을 위해 바치겠습니다(If I had a thousand lives to give, Korea should have them all.)"
그녀가 미국에 계신 부모님께 보낸 마지막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곳은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모두들 하나님을 닮은 사람들 같아요. 선한 마음과 복음에 대한 열정으로 보아 아마 몇 십 년이 지나면 조선은 주님의 사랑이 넘치는 곳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탄압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선교본부에서는 다들 철수하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자기들이 전도한 조선인들과 아직도 숨어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유난히도 집에 가고 싶어요.... 저는 이 땅에 저의 심장을 묻겠습니다. 바로 이것은 조선에 대한 제 열정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조선을 향한 열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빠, 엄마∼ 사랑합니다."
그녀는 한국에 와서 25세의 나이로 죽었지만, 그녀의 사랑은 영원토록 빛날 것입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한다면, 이보다 아름다운 삶이 또 있을까요?
여러분의 삶이 축복의 통로가 되길 기도합니다!
[이기범 칼럼]미쳐서 살다가 정신차리고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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