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란 유쾌감, 불쾌감, 두려움, 불안 등의 감정을 느끼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는 그때그때 기분의 변화를 느끼면서 기쁠 땐 기뻐하고 슬플 땐 슬픔을 느낀다. 게다가 적절하게 좋은 느낌은 삶의 활력소가 되어 우리의 삶을 생동감 있게 살아가도록 돕는다. 그렇지만 현실이나 상황에 맞지 않게 과도한 유쾌감이 들거나 과도한 우울감이 들어 자신의 기분을 제대로 느끼고 표현하지 못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기분에 장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기분장애는 우울증과 조울증이다. 우울증(depression)은 ‘마음의 감기’라고 불릴 만큼 이미 많이 알려져 있으나 그에 비교해 조울증은 일반인들의 낮은 관심과 인식의 부족으로 쉽게 발견되지 않고 때론 우울증으로 진단되기도 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과도한 유쾌감인 조증(mania)을 경험하는 사람이 갑자기 우울증으로 바뀌게 되는 증상을 반복하기 때문에 조울증이라고 불려 왔는데 현재 조울증에 대한 공식적인 명칭은 양극성 장애(bipolar disorder)이다.
양극성 장애는 남성에게는 보통 조증이 먼저, 여성은 우울증이 먼저 시작되는데 우울과는 정반대인 조증의 증상은 평소보다 말이 많아서 중단시키기가 어려운 경우가 흔하다. 마음은 앞서 달려가고 에너지가 넘치기에 산만하게 보이기도 하고 잠도 하루에 2~3시간 정도로 줄어든다. 힘과 의욕이 넘쳐 돈을 흥청망청 쓰기도 하며 도박을 하여 큰돈을 잃거나 새로운 사업 구상과 계약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기도 한다. 또한, 약물과 문란한 성생활에 빠지는 등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다. 과도한 자신감과 함께 자신이 위대한 인물이라던가 초능력이 있다는 과대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이 예수님이라는 소리가 들린다는 과대망상과 연관된 환청을 경험하기도 한다.
양극성 장애는 마음의 고통이기에 누구나 환영하고 싶진 않겠지만 그것은 또한 이미 우리에게 허락된 정서들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양극성 장애는 그리 먼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성경 이야기 속 인물 가운데에서도 감정의 변화가 병적으로 심해 양극성 장애의 증상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다. 구약 성경 사무엘서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인 사울이다.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번뇌하게 한지라”(삼상16: 14)
처음엔 자신을 낮추고 겸손했던 사울은 교만과 함께 하나님께 불순종함으로 하나님의 영이 떠나버리자 그 자리엔 악령이 대신 자리했고 사울을 번뇌케 했다. 사울은 곧 깊은 영적 침체와 공격적인 히스테리를 함께 나타내며 롤러코스터를 타듯 감정이 심하게 변하는 양극성 장애와 유사한 증상들을 보였고 다윗을 끝없이 의심하는 정신질환 증세를 보였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내용은 사울이 자신의 공격적인 히스테리로 다윗을 죽이려는 난폭한 행위를 하다가도 다윗의 음악 연주 소리에 그의 난폭함이 가라앉더라는 내용이다. 다윗의 수금연주는 바로 사울의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지 않은 사울은 결국 자살과 유사한 형태로 생을 마감했다.
양극성 장애는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약물치료가 중요한 치료 방법이고 상담치료가 병행될 때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우리가 삶의 여정 가운데 만나는 양극성 장애와 같은 마음의 고통에는 함께해 주는 누군가의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족과 직장동료, 친구, 그리고 교회커뮤니티가 더욱 적극적인 관심과 진심 어린 지원을 하고 계속된 격려를 하여 고통 가운데에서 치유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울 때, 모든 그리스도인이 치유와 성장을 함께 경험하게 될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도 마음의 고통을 경험하는 시간은 바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하는 순간이다. 마음의 고통 가운데 다시 새 힘을 얻고 각 사람에게 주어진 길을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하나님의 도우심이다. 온전한 치유와 회복의 근원은 바로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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