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을 맞아, 2018년 올해도 '민족의 대이동'이 이뤄졌다. 이처럼 명절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고향의 친지들과 부모님들을 만나는 기쁨과 나눔의 시간이지만, 차례와 제사가 전국적으로 거행되는 '우상숭배'의 기간이기도 하다. 과학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지만, 아직도 '전통'과 '문화'라는 이름 아래 미신적 행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책 <무당 엄마 목사 아들>에 의하면, 이런 행위들은 결국 성경에도 등장하는 '귀신'과 교제하며 그를 섬기고, 그들의 영향과 지배 안에 놓이는 것이다. 저자 주명식 목사의 어머니는 영적 문제인 마귀의 통제 가운데 있는 신기(神氣)와 신병(神病)으로 수많은 고난과 시련을 겪다, 어쩔 수 없이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됐다.
하지만 아들인 저자를 그리스도인이자 목회자로 부르셔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어머니가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자신의 구주이자 하나님으로 영접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게 하셨다. 맨발로 외작두를 타던 어머니가 복음을 전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기까지,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본 주 목사는 어머니 같은 사람이 있으면 발 벗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품고 이 책 <무당 엄마 목사 아들>을 썼다. '무당 엄마', 그리고 '목사 아들'을 함께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두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가계의 저주나 신력 같은 것들이 진짜 있나요.
목사 아들: 예수님 믿는 사람은 로마서 8장 2절에 의하면,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우리를 해방했다'고 말씀에 약속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그 저주가 끝났습니다.
문제는 예수 안 믿는 사람입니다. 그 영이 대물림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물림되면 더 심해집니다. 더구나 교회를 다니지만 제대로 믿지 않는 이들이 있다 보니 그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계의 저주'라는 게 기독교 안에도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불신자 가운데는 있을 수 있습니다. 제 어머니도 그냥 무당이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외할머니가 우상을 섬겼고, 아버지 윗대에도 만신과 무당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영적 흐름을 받아서 무당이 됐습니다. 그래서 굿을 하시는데 경기도 분이 배운 적도 없는 황해도 굿을 하셨습니다. 아버지 쪽이 대대로 황해도 쪽 신을 받아서, 어머니가 황해도 신을 섬긴 것입니다.
-그런 신의 정체는 '귀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목사 아들: 어머니가 받은 신 때문에 풍파가 찾아왔습니다. 신이 해코지를 하니, 집안에 여러 사건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에게 신을 몰아주는 것이 '내림굿'입니다. 내림굿을 할 때, 그 신이 자신의 정체를 말합니다. 어머니는 광개토대왕, 일월성신, 삼신할매 등 19개 신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신의 이름을 이야기하는데 현상학적일 뿐이고, 성경적으로는 마귀이고 악한 영입니다. 문화적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귀신이라고 하면 한국인들은 도깨비 아니면 소복 입은 존재를 생각하지만, 성경에서는 죽은 조상이 신이 된다고 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음부 아니면 낙원으로 갈 뿐, 무속에서 말하는 것처럼 떠드는 게 아닙니다. '귀신론'으로 유명한 김기동 씨 같은 경우 죽으면 귀신이 나온다고 하는데, 성경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속임수이고, 이는 마귀이자 악한 영입니다.
-그런 존재를 잘 느끼는, 소위 '영적으로 민감한 사람들'이 있는데요.
목사 아들: 무속인들 중 80%가 교회를 거쳐 무속의 세계로 들어섰고, 유명한 무당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무당으로 사는 이유>라는 책을 쓴 한 무당 분은 조직신학까지 공부했음에도,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영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그것이 영적 이유임이 잘 인식되지 않습니다. 저도 어머니를 통해 경험하기 전까지는 다 무시했었지요.
주변에 무속 세계에서 나오고 싶다는 사람이 있어 전도한 경우가 있는데, 이 분도 집사님 출신에 교회에서 표창장까지 받았습니다. 무속인들 전도를 해 보면, 교회 다녔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들을 못 바꾼 건, 결국 교회 책임이 아닐까요.
-미국에서 목회하시는데, 우리나라와 미국의 영적 현상이 다른가요.
목사 아들: 나타난 현상은 그런 것 같습니다. 한국의 예는 미국과는 안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 <곡성>에서 굿을 하는 장면. |
-무속인들도 기도를 하는데, 우리가 하는 기도와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요.
무당 엄마: 우리는 신분이 바뀐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죄와 사망에서 해방됐기 때문입닌다. 무속인들은 기도할 때 먹는 것도 구체적으로 다 가려서 먹습니다. 환갑잔치나 초상집도 못 가고, 딸이나 며느리 출산했을 때도 가지 않습니다. 가리는 게 워낙 많고, 비린 것도 못 먹게 하지요.
저는 신의 풍파를 다 겪었기 때문에, 밤에 자다가도 갑자기 꿈에 선명하게 나올 때가 있습니다. 형제 간에 이간질을 하기도 하고요. 신이 '내일 어디서 손님 온다'고 미리 알려줍니다. 그래서 산에 가서 기도하고 있으면, 사람이 오고 그랬습니다. 산에 가서 귀신을 불러들이는 것이지요.
목사 아들: 재밌는 게, 어머니가 무당이셨을 때 저보다 기도를 더 많이 했습니다(웃음). 하루 4-5시간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기도를 많이 하는 성도들에게 성령이 충만하듯, 기도를 많이 하는 무당이 아무래도 영험하지요. 귀신과 끊임없이 교제하다 보니 충만해지지요. 무속인들도 기도가 안 되면 산으로, 절로 찾아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험해지는 게 아니라, 귀신이 더 충만해질 뿐입니다.
무당 엄마: 저는 그 세계 문화에 있었을 때는, 담배도 세 갑씩 피고 외작두를 탔습니다. 신을 받고 나서는 술을 달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주권 안에서 하나님을 영접하니, 무엇보다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하나님을 믿으니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목회하면서 나 같은 사람 도와주라'고 말하곤 합니다.
목사 아들: 무속에서의 기도는 자기 욕심을 채우는 것에 불과합니다. 신도들이 찾아와서 돈을 내고 빌어달라고 합니다. 무속의 신과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믿고 난 다음 하는 기도는 하나님 뜻을 위한 것입니다. 어머니도 새벽에 제 목회를 위해 기도하고 계십니다. 기도 자체가 다르지요.
-어떤 사람들의 기도를 들어보면, '치성(致誠, 신이나 부처에게 지성으로 비는 일)'과 다를 바 없다 싶어 여쭤본 것입니다.
목사 아들: 기도가 잘못 들어오면 치성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쪽 세계에서는 치성을 드리면, 그것 때문에 신이 감동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 뜻대로 했을 때 응답되는 것입니다. '치성 신학' 같은, 무속의 요소가 잘못 들어올 수 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 뜻대로 해야지요.
무당 엄마: 하나님께 기도드리면, 답이 있습니다.
목사 아들: 치성은 내가 바라는 대로 구하는 것이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바라는 바가 있더라도 로마서 8장 28절 말씀처럼 하나님 뜻 안에서 더 좋고 유익한 것으로 응답받습니다. , 우리가 보기엔 좋아 보이지 않더라도, 더 좋은 것으로 주시기 위한 계획이 있습니다.
무당 엄마: 진실하게 믿으면 하나님께서 다 채워 주십니다. 하나님의 자녀인데 왜 염려하고 걱정했을까, 할 때가 있습니다. 결단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중심을 보십니다. 절대 굶게 하지 않으십니다. 십일조는 떼놔야 합니다.
목사 아들: 예수님을 믿고 난 다음 생계가 막막했지만, 가족 안에서 성령으로 소통이 되다 보니 가정이 하나 되는 게 좋았습니다. 어려움이나 문제들은 기도하고 맡기면 하나님께서 인도하신다는 확신이 가족들에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어려움을 어려움으로 느끼지 않고, 기도하면서 이겨냈습니다.
-어머니는 어떻게 예수님을 만나셨는지요.
무당 엄마: 집에 아들이 와 있으면, 손님이 끊겼습니다. 저는 울기도 많이 하고 담배도 많이 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만나고 신분이 바뀌고 보니, 하나님께서 우리 아들을 크게 쓰시려고 이렇게 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목사 아들: 어머니는 큰 틀에서 얘기하셨는데, 어머님이 무당이실 때 손님을 가장해 5번 넘게 집에 전도하러 찾아온 동네 교회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그 분도 집안에 그런 문제가 있어서 전도하러 오셨는데, 제가 그 목사님을 만나 '내일 우리 집에 가서 같이 복음을 전하자'고 했습니다.
1993년 5월 마지막 주 목요일이었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 친구 목사님까지 세 분이 같이 오셨습니다. 어머니는 오자마자 욕을 하시더니 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리면서 맨발로 뛰쳐나가셨습니다. 아버지도 '경우 없이 남의 집 와서 이래라저래라 한다'고 하셨지요. 그렇게 3시간 30분 정도 자신들 인생 이야기 하면서 대화를 나눴습니다.
중간에 어머니가 어디 계신가 보니, 소주 두 병과 함께 아래층에서 하소연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마저 영접할 기미가 안 보여 내려가다가, 다음 기회를 위해서라도 어머니를 뵙고 가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아들 뜻에 따를 것이고, 우리 집 대장이 믿으면 믿겠다'고 하셨습니다.
앞집 할머니가 법당을 모셨던 분인데, 부흥회 갔다가 목사님에게서 불덩어리가 떨어져서 '내가 졌다' 하고 세 번 귀신이 떠나간 분이었습니다. 그 분까지 예수를 따르라고 하니 아버지도 믿겠다고 하셨고, 어머니도 아버지를 따라 믿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목사님이 복음을 전하셨고, 부모님이 영접 기도를 하셨습니다.
2층이 법당이었는데, 어머니가 5천만원어치 신상들을 다 치워달라고 하셨습니다. 새벽 3시까지 싹 다 치웠습니다. 영접하고 나니 술 담배도 싹 끊으시더라고요. 어떤 의식을 해서가 아니라, 예수님을 영접하고 나니 귀신이 알아서 떠나가 버린 것입니다. 어머니는 다음 날부터 저랑 새벽기도 같이 나가셨습니다(웃음).
무당 엄마: 법당 차려놨던 것들을 다 치운 게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 시로 버려야 귀신이 역사하지 않지요. 그 자체가 너무 감사했습니다.
목사 아들: 인간적으로는 5천만원 손해였는데, 앞뒤 안 보고 영접하는 순간 성령의 감동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무속인들은 전도가 되더라도, 경제적 문제 등으로 다시 돌아가는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주명식, 홍성사, 384쪽, 14,000원. |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 받아들이는 시대라지만, 점 치러 많이 다니고 추석이면 차례를 지냅니다.
목사 아들: 신 내림을 받은 사람들은 대한경신협회, 역술인들은 역술인연합회에 모여 있습니다. 둘을 합해서 15년 전에는 40만여명이었지만, 지금은 100만명에 육박합니다. 타로나 지관 등을 다 합한 추정치인데, 훨씬 많아진 것입니다. 물론 그들 모두가 무당으로 활동하는 건 아니지만, 회원 등록자들이 그만큼 된다. 숫자가 부풀려졌다기보다, 신기(神氣)가 있으면 내림굿부터 받기 마련이라 그런 이들의 총 숫자로 보면 됩니다.
물론 그래서 가짜 무당도 많습니다. 신으로 점을 보는 게 아니라, 사주를 배워서 둘을 섞습니다. 진짜 무당은 10명 중 1-2명 정도라고 합니다. 미래가 불확실하고 마음이 힘들 때 위로받고 격려해 주는 역할을 하지요.
교회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하고 있으니, 확실히 눈으로 보이는 그런 곳들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무당은 그런 부분에 있어 확실히 이야기를 해줍니다. 문화적으로도 무속에 더 기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에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무조건 기도하라'고만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해답이 정확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무속은 해답이 굉장히 클리어(Clear)합니다. 어떻게 어떻게 될 것이고, 몇 년 뒤에 어떻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지요.
무당 엄마: 저는 신을 일찍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만신을 옆에 끼고 살았습니다. 형제 간에 그러지 않았는데 이간질해서 서로 싸움을 시키고, 넘어뜨리고 갑자기 사고가 났습니다. 신을 안 받으니, 신이 주변으로 퍼졌습니다. 몸도 아파서 버티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해결하려면 신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받은 것입니다.
목사 아들: 저희 어머니는 사주를 풀어서 본 게 아니고, 순전히 신을 통해 이야기했습니다. 전날 꿈을 꾼다고 합니다. 현몽은 죽은 조상신을 만나는 꿈이고, 선몽은 예지몽처럼 앞날이 화면처럼 보여지는 꿈입니다. 신이 '내일 어느 쪽에서 누가 어떤 문제를 갖고 온다'고 어머니에게 미리 일러준다고 합니다.
무당 엄마: 구체적으로는 배우자가 바람을 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어느 쪽에 있고, 무슨 옷을 입었고, 색깔까지 맞췄습니다. 그 사람들이 연결 연결해서 손님을 데려옵니다. 이사만 가도, 하나님 안 믿으면 다 방향과 날짜를 봅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