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섬기던 교회에 자주 제게 기도를 부탁하는 권사님이 계셨습니다. 늘 새벽제단을 쌓으시는 기도하는 권사님이셨는데 일주일이 멀다하고 외손자의 기도를 부탁하셨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손자의 이름이 잊히지 않습니다. Timothy였습니다.
주니어 하이스쿨 학생이던 Tim은 사정이 딱한 학생이었습니다. 부모님은 별거하다가 결국 이혼하셨고 어머니는 심장에 병이 있어서 툭하면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가곤 했습니다. 당연히 뚜렷한 소득이 없어서 굶기 일쑤였습니다. 게다가 차편도 없어서 학교 갈 때나 교회 갈 때 먼 거리를 걸어가기 일쑤였습니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노인 아파트에 사시며 정부 보조비를 받고 계셨던 권사님 입장에서는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기껏해야 생활보조비를 아껴서 남긴 아주 작은 돈을 틈틈이 부쳐주는 정도였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권사님은 손자 Tim을 위해서 늘 눈물로 기도하셨습니다. 너무 절박해서 혼자 하는 기도가 부족하다 싶으셔서 제게도 수시로 기도 부탁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7년이 지나, 저는 감사한인교회로 사역지를 옮겼고, 권사님과의 소식은 끊어졌습니다. 그러나 틈나는 대로 Tim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권사님의 사돈이 본 감사한인교회 소망회에 소속된 집사님, 권사님 내외분이셨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지난주 목요일에 사돈 권사님께서 병환으로 소천하셨습니다. 그래서, Tim의 이모와 이모부, 그러니까, 제가 알고 지내던 권사님께는 딸과 사위, 소천하신 권사님께서는 아들과 며느리 되시는 분들이 제게 장례예배 인도를 부탁하시기 위해 예배에 참석하셨습니다. Tim과 권사님에 대한 간증을 듣게 되신 것입니다. Tim의 이모 되시는 집사님 내외분은 제 간증을 듣자마자 자신의 어머니의 간증이라는 사실을 즉각적으로 알게 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와 만남을 가졌고, Tim에 대한 반가운 소식을 들려주셨습니다.
Tim은 이후, 좋은 목회자를 만나서, 상처도 치유 받고, 신앙 지도도 잘 받았을 뿐 아니라, 주경야독하며 USC 대학을 졸업하여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믿는 자에게 우연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예정과 섭리가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믿는 자들이 하나님께 부르짖고 눈물 흘렸던 기도 제목들이 먼 훗날, 놀라운 결과물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입니다. 믿는 자의 미래는 쌓인 기도의 결과물들이라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늘 어딘가에 쌓였다가 하나님의 때에 믿는 자들의 삶에 풀어집니다. 기도의 자리 놓치지 마십시오. 자녀들을 위해 기도를 쌓으십시오. 그냥 기도가 아니라, 간절한 눈물의 기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