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덕천교회 김경년 목사가 청빙시 제출한 허위 이력서가 발견돼 본지에서 관련 의혹을 보도한 가운데, 덕천교회를 관할하는 예장 통합 부산남노회에는 이상한 일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본지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우편을 통해 이력서를 입수해 공개했으나, 덕천교회 당회는 부산남노회 측에 이력서 유출의 책임을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로 인해, 부산남노회와 덕천교회 측은 자기 모순에 빠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남노회와 덕천교회 당회 측은 "'신학사'가 적힌 이력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줄곧 펼쳐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지가 관련 의혹을 제기하기 전, 부산남노회 노회장 안진환 장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런 이력서는 노회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덕천교회 당회 측에 반대하다 교회에서 쫓겨난 집사들은 김경년 목사의 허위 이력서 의혹 등에 대해 청빙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담당 수사관은 덕천교회와 노회 측에 관련 이력서의 제출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덕천교회와 부산남노회 측은 이번에 본지를 통해 공개된 2015년 1월 30일자 '신학사' 기재 이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대신 신학사 표시가 없는 다른 이력서를 제출하면서 "허위 이력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집사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사자인 김경년 목사도 본지가 이력서를 공개한 뒤 9월 2일 주일예배시, 본지가 공개한 이력서에 대해 언급했다. 김 목사는 '신학사'가 적혀 있는 이력서가 본지를 통해 공개되자, 이제까지 없다던 허위 이력서의 존재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청빙 업무방해 건이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으니, 신문기사 내용은 무시해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고소를 제기한 집사들은 "문제의 이력서가 신문에 공개되기 전까지 덕천교회 당회와 김경년 목사 측은 '허위 학력 기재 이력서는 없다'고 교인들에게 홍보하며 우리가 허위사실을 퍼뜨린다고 적반하장격으로 주장해 왔다"며 "막상 '신학사'가 기재돼 김 목사가 자필 서명한 이력서가 공개되자, 그간의 '이력서 부존재' 입장에서 이제 와 '무혐의가 나왔다'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청빙 당시 업무방해 건이 '혐의없음'으로 나온 것도, 해당 이력서를 노회에서 제출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기에, 이들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이러니한 것은 지금까지 신학사라고 기재한 이력서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김경년 목사와 당회원들이, 이제 와서 노회 내부에서 '신학사 이력서' 유출자를 캐내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이들은 최소한 허위 이력서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고, 사회법정을 대상으로 이를 조직적으로 감춰왔다는 유추가 가능해진다.
▲영남신대 총동문회 기수별 명단. 왼쪽 5월 21일자에는 신학과와 신교원 명단이 분리돼 있으나, 덕천교회 성도들이 영남신대 측에 문의 후인 6월 말경부터 김경년 목사가 속했던 37기만 하나로 합쳐져 있다. |
김 목사가 2년제 신학교육원을 졸업한 영남신대 총동문회 기수별 목록 명단 중 김 목사의 37기만 4년제 '신학과'와 2년제 '신학교육원'이 갑자기 통합된 것도 그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를 제기하는 집사들은 "덕천교회 편을 드는 노회도 문제이지만, 당사자인 김경년 목사 역시 교인들을 대상으로 아전인수 식의 발언을 계속하며 자신의 허위학력 기재 사실을 덮으려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자필서명한 조기은퇴를 철회하며 덕천교회 분쟁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 중 한 명인 덕천교회 박모 선임장로는 본지에 찍힌 이력서 사진 옆에 찍힌 물체가 '노회 사무실 책상'이라며 노회 임원들을 대상으로 유출자를 찾아내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덕천교회 당회는 사건의 본질인 '허위 이력서'의 존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채, 노회 서기와 노회장을 지낸 목회자를 고소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노회와 총회에서 신망이 큰 이 목회자는 최근 병에 걸리는 등 건강도 좋지 않은 상태인데도, 박 장로는 그에게 협박성 요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부 노회원들 사이에서는 "박 장로가 노회장보다 더 힘이 센 것인가", "박 장로가 부산남노회의 '최순실'인가", "해도 너무한다" 등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지는 이에 대해 박 장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