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뜻이 뭐길래 아이들이 '꼰대! 꼰대!' 할까? 옛날 학창시절에 쓰던 말인데, 그 때의 '꼰대' 뜻은 '선생님'을 이르는 은어로 쓰던 말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보다 더 광범위하게 쓰이는 것 같다.
커피숍에서 어느 학생이 핸드폰으로 '꼰대가 어쩌구' 하며 친구와 통화를 하는데, 자세히 들으니 그 꼰대 뜻이 자기 아버지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선생님 얘기 같기도 하고 그냥 목사님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해서 너무 궁금해 하마터면 물어 볼 뻔 했다. 진짜 꼰대가 될 뻔한 것이다.
그러면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꼰대'는 어떤 사람일까? 국민일보 기사(2018. 7. 21)에서는 9가지 유형을 꼽았다. 한 번 꼭 점검해 보시기 바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꼰대가 아니니 해볼 필요가 없다구!' 착각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이미 꼰대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먼저 '골목대장형'으로 "까라면 까"(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는 식의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스타일이다. 꼰대는 나이나 직위 같은 서열을 강조하며 상하 관계를 중시한다. 자신이 윗사람이니 상대가 자기 말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나이나 지위라는 힘으로 남을 찍어 누르면서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모욕 막말 욕설 같은 언어폭력을 동원하기도 한다.
'자칭 멘토형'이다. 자기의 경험이 전부인양 서툰 충고와 지적을 즐기며 가르치려 드는 스타일이다. 꼰대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꼰대인지 모르며, 되레 스스로 '멘토'라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의 특별한 성공경험이 보편적이고 전부인 것처럼 사사건건 가르치려 드는 경향이 있다.
이런 유형은 조언을 구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충고와 지적을 하사하듯 하며, 자신의 견해와 사고방식대로 해야 성공한다고 강요한다. 이들은 '나는 꽤 괜찮은 선배'라는 식의 자기만족을 느끼기도 하지만, 정작 듣는 이들은 먼나라 이야기로 그 견해에 동의하기 어려운 경우가 태반이다.
또 '동네반장형'이 있다. 이는 가족사를 비롯한 호구 조사하듯 사생활을 꼬치고치 캐묻거나 모든 일에 참견하려는 유형이다.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말을 거침없이 한다.
'동네반장형'만큼이나 피곤한 부류가 있다면 '사감선생형'이다. 상대방의 인사나 표정 등 외모와 자세를 지적하며 고치려는 유형이다. 인사와 예절부터 말투·표정을 비롯한 태도, 옷차림·화장·헤어스타일 같은 외모에 이르기까지 시시콜콜 걸고 넘어지는 경우다.
그런가 하면 '독불장군형'도 있다. 사회변화나 세대별 차이를 무시한 채 후배가 틀렸다는 식으로 밟고 올라가 자신의 아성(牙城)을 구축하고 '올드보이'들만의 세계를 연장하려 한다. 이런 꼰대는 후배에게 '네가 틀렸다'는 것을 주입하며 대표적 말투가 "네가 뭘 몰라서 그러는데"이다.
이들은 의견이 맞서면 자기 견해를 우선시 고집한다. 이 스타일은 자기보다 나이가 적거나 연차가 낮은 직장 후배가 반론을 제기하는 걸 견디지 못한다. 자신에게 동의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불편해 한다. 이들은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인정하거나 바구려 하지 않는다.
'참전용사형'도 있다. "예전에는", "우리 때에는" 같은 말투로 자신의 무용담을 전설처럼 즐기는 스타일이다. 자신이 한때 대단했다는 투로 과거를 미화하는 이야기를 습관적으로 반복한다. 시간이나 기회가 생길 때마다 무용담 늘어놓기를 즐긴다. 무용담의 사실 여부를 떠나 과거의 성과로 인정받고자 하는 태도 자체가 '꼰대'성이다.
'나르시스형'이다. 자신의 현재 지위, 인맥, 학벌, 재산, 지식 등을 부각하면 잘난 체하는 맛으로 사는 스타일인데, 동료나 후배, 타인에 대한 배려나 관심, 헌신은 전혀 없이 '자기자랑'을 위해 사람을 상대한다. '밥'을 먹거나 '차'를 마셔도 '강남'이나 '호텔'에서 마셔야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또 '독립투사형'이다. 개인사보다 일을 우선시하도록 강요하며, 사생활을 당연히 희생해야 한다는 스타일이다. 꼰대 중에서도 가장 무지막지한 부류이다. 이들은 일과 단체생활을 최우선으로 강제하며 남의 사생활을 희생시키려 든다. 시도 때도 없이 '수당없는 야근'을 시키면서 휴가를 막고 퇴근 후나 주말에도 업무 메시지를 보내 일하도록 만든다.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이 '갑질오너형'이다. 본업과 무관한 잔무를 시키는 공사구분이 없이 행동하는 스타일이다. 언행에 공사 구분이 희박하다는 점도 '꼰대'의 특징이다. '아랫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전세 낸 것처럼 본업과 무관한 개인적 심부름을 시키며, 상대를 '심부름꾼'정도로 여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꼰대의 발견』이라는 책에서는 '내가 누군지 알아(who)?, 뭘 안다고(what)?, 어딜 감히(where)?, 내가 왕년에는(when)?, 어떻게 감히(how)?, 내가 그걸 왜(why)?' 같은 말로 꼰대는 꼰대질(?)을 한다고 했다. 혹시 이런 말이 입에 익숙하지는 않은가?
이런 꼰대의 특징은 '3척'이 있는데. 아는 척, 위해주는 척, 있는 척 하며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그런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직장상사, 교회직분자 중에 이런 꼰대가 많다.
기사에 따르면 '꼰대'란 그 중에서도 '나(자신)'를 중심에 두려는 이기주의와 나이, 지위, 경험에서 오는 오랜 우월의식이 결합된 사람을 가리킨다'고 한다. 아마 그런 의식이 교회에서도 중직자로 오래있다 보면 '갑질'로 드러나게 되고, 갈등을 야기시켜 '교회분쟁'의 주된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교회 안에서도 꼰대가 늘어나고 있다. 고령화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하지만, 교회 지도자들 가운데에도 이런 '꼰대'가 더러 수두룩하지 않겠나 하는 우려가 든다.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교회가 다음 세대와 소통하며 젊은교회로 나가기 위해, 그리고 꼰대 집단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말조심, 공감, 꾸준한 자기성찰, 지나친 참견 및 관심 배제, 철저한 공사 구분, 가능한 침묵, 측은지심을 지닌 겸손 등의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교회는 '꼰대'든 소위 '요즘 젊은 것들'이든 서로 손가락질만 할 것이 아니라, 서로 소통하며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목사나 장로라면, 아니 직분자라면 혹시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보면 어떨까?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도 있다', '내가 먼저 말하기보다 들어보자. 내가 답을 말하기보다 상대에게 물어보자' 등이다. 굳어지고 고장난 사고(思考)의 틀, 고정관념을 한번 바꿔보면 어떨까?
이효상 원장(한국교회건강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