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피해자와 가족들이 24일 오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이하 한기총)를 방문해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신천지 피해자와 가족들과의 면담에는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를 비롯해 한기총 신천지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윤덕남 사무총장 서리, 김경만 총무협 회장 등이 참석해 피해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한 피해자는 "종교 실명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유사종교방지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보다 강력하게 신천지를 대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한국교회 중대형교회들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너무 안타깝다"며 "신천지는 갈수록 세를 확장하고 있음에도, '우리 교회에만 신천지가 없으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함께 대책을 세워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고양시 한 피해자는 "딸이 대학교 때 신천지에 빠져 현재 11년째"라며 "5년 3개월 전 가출했고,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년간 신천지 합숙소에서 있었음을 알게 됐다"며 "적극 대처하니 딸이 돌아왔지만, 또 다시 나갔다"고 전했다.
그는 "딸이 어디 사는지 알려달라고 해도 그들은 알려주지 않는다"면서 "경찰도 미성년자가 아니기에 알려줄 수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다른 피해자는 "피해자 부모들은 신천지 무료 성경 신학원 앞 등에서 실상을 알리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며 "수요일과 주말에는 신천지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데, 건물 안에 들어가면 고소고발을 당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천지가 잘못됐다고 말하면, 한기총 등이 더 잘못됐다고 말하면서 기독교를 조롱한다"며 "비난하고 조롱하는데 왜 자기들을 고소하지 않느냐는 말을 들으면 더욱 괴롭다"고 덧붙였다.
신천지는 현재 선거용 방송 차량 등을 동원해 한기총을 비난하는 전단지를 뿌리고, 유튜브에서도 이러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제작해 게시해 놓았다.
피해자들은 "가장 포악한 포교 수법을 쓰고 있어, 다른 집단들마저 벤치마킹할 정도"라며 "한기총이 신천지에 강력 대처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엄기호 대표회장은 "회원 교단과 단체들이 신천지에 대해 보다 더 강력하게 대처해 나아갈 방침"이라며 "더 이상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촤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천지대책위 위원장 홍계환 목사는 "피해자 가족들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 국민청원 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신천지의 실상을 알리는 일에도 적극 나서겠다"면서 "한기총 이름으로 신천지 실상을 알리는 스티커와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하겠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한기총 이름을 폄훼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에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한기총은 강제 개종을 시킨 사실이 없다. 이제 한기총을 중심으로 탈신천지 운동을 전개해, 신천지에서 나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신앙회복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천지는 9월 18일 인천 또는 안산에서 대규모 행사를 준비 중이다. 여기에 적극 대처하고 반대운동을 펼치겠다"며 "현재 '호기현'이라는 이름으로 대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안산 와스타디움 정문과 후문에서 피해자 대책위 500여명이 집회 신고를 내고 행사 저지를 위해 결의를 다지고 있다"며 "한국교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이 일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이하 전피연)은 이날 탄원서를 통해 "전통신앙에서 이탈하거나 신흥 조직된 이단 사이비 집단들이 기성종교를 공격하는 것은 물론, 사회 전반에 퍼져 전 국민적인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며 "대부분 교주를 신격화하는 교주 우상주의를 내세우고, 성경을 왜곡하며 ,기성 교회 교인들을 미혹하거나 현실을 부정하게 해 가정파탄과 사회적인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신천지는 기존 정통 기독교인들을 대적자로 치부하면서 내부 사람들을 이탈하지 못하도록 세뇌시키고, 특히 한기총 소속 목회자들 중 개종 목사가 진행하는 강제 개종교육 프로그램이 자신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감금한다는 허위 사실도 교육시키고 있다"며 "이렇듯 두려움을 줌으로써 정상적 종교생활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치명적인 세뇌 작업을 반복 교육하고, 잦은 법적 시비로 교회와 일반 피해자 가족들까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교 집단 신천지는 정통 교회에 스며들어 교회를 분열시키고 성도들을 현혹하며 공격적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는 악질적 사교집단"이라며 "한기총을 음해하는 신천지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한기총은 신천지가 준비중인 행사에 대한 등록 여부를 확인한 뒤 저지를 위해 성명서 등을 발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