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I. 한국교회의 이스라엘 선교 비전과 사명
1. 한국과 이스라엘의 공유점
선교 133년을 맞고 있는 한국교회는 짧은 역사 속에서도 급성장을 하면서 세계선교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는 공식적으로 164개국에 1만 4000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하였다. 여기에 비공식적인 선교사 5000명을 포함하면 한국교회는 1만 90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한 제2의 선교대국임을 의미한다.
이런 한국교회에 통일시대를 맞아 시급하게 요청되는 과제는 이방인의 관점에서 본 '땅 끝' 이스라엘이다. 한국은 이스라엘과 역사적으로 여러 공유점을 가지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1)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두 나라 모두가 이차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라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정치적 독립은 1945년이 아닌 1948년으로 보는 입장이 있다. 8월15일을 독립기념일이 아닌 광복절로 지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곧 우리의 8월 15일 광복절은 1945년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해방을 기념하면서 3년간의 미군군정을 거친 후 1948년에 있었던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이스라엘과 같은 해인 1948년에 독립을 이룬 셈이기도 하다.
(2) 두 나라 모두 독립 이후 주변국들과 계속되는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분단되어 6.25 전쟁을 거치면서 끊임없는 전쟁의 위협에 시달려왔다. 이스라엘 역시 유엔에서 독립의 조건으로 제시한 '두 나라 안'을 해결하지 못한 채 주변 아랍 국가들과 큰 전쟁을 치르면서 끊임없는 테러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3) 두 나라 모두 자원부족국가라는 열악한 환경과 주변 국가들과의 갈등을 극복하고 선진국에 진입한 특별한 나라들이다. 그러한 경제적 번영의 배경으로 기브츠운동과 새마을운동이 꼽히는 것이나 자원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집약적 IT산업에 주력한 것, 그런 과정 중에 두 나라 모두 IMF 위기를 맞은 것도 의미 있는 공유점이라 할 수 있다.
(4) 두 나라 모두 단일민족성을 강조하는 공유점을 지니고 있다. 물론 오랜 기간 동안 나라 없이 지내온 이스라엘과 같은 땅에서 계속 역사를 이어온 우리와는 개념적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단일민족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5) 두 나라 모두 거대한 디아스포라 공동체를 갖고 있다. 물론 이스라엘의 경우 지난 2000여 년 동안 100여개 나라로 흩어져 디아스포라 중심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였다는 점에서 한민족 디아스포라 공동체와는 차이가 있다. 1902년 하와이 이민으로 시작된 한민족 디아스포라는 그 역사가 116여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오늘에 이르러 한민족 디아스포라 공동체는 전 세계 175개국에서 750만 명의 규모로 성장했다. 그것은 유대인 해외 디아스포라와 규모 면에서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전 세계에는 1400만 명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다. 이들 중 650만 명이 이스라엘에 살고 있으며, 나머지 750만 명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