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한 달간 우리 교회를 뜨겁게 달궜던 썸머스쿨이 끝이 났습니다. 40여명의 학생들과 20여명의 선생님들, 그리고 주방 봉사자들이 매일 함께 뒹굴며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었던 뜨거운 여름이 이제 끝이 난 것입니다. 마지막 예배를 마치고 교회를 떠나가는 아이들의 얼굴엔 달기똥 같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한쪽 구석엔 여전히 엄마의 품에 안겨 대성통곡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거렸습니다.
올해 썸머스쿨은 시작도 하기 전에 신청자가 넘쳐났습니다. 작년에 했던 썸머스쿨이 아주 좋았었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작년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물론, 이런 저런 소문을 들은 열심 있는 부모님들이 자기 자녀들을 우리 썸머스쿨에 보내기 위해 앞다퉈 등록을 하셔서, 개강하기 한두 주 전부터 등록을 받지 못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런 부모님들의 기대를 채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올해도 역시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이 사역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점심을 먹고, 교회 마당을 한 바퀴 돌다가 아이들이 교회 주차장에 분필로 그려놓은 그림들을 발견했습니다. 아마 교회인 듯, 알 수 없는 건물들이 그려져 있고, 몸통은 없고 얼굴에서 손과 발이 나온 기괴한 듯(?) 귀여운 사람들의 모습이 여기 저기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름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시훈이, 민준이, 레이철... 그리고 그 이름들 옆에는 ♥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을 보다가 뜬금없이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아버지, 이 아이들이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아이들로 자라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을 알고, 예수님 안에서 거룩한 인생의 그림을 그려가는 아이들로 자라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했습니다.
우리 교회가 오랫동안 쉬었던 썸머스쿨 사역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은, 교회 부흥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열악해진 워싱턴 주의 교육환경 때문이었습니다. 동성 결혼이 합법화 되고, 워싱턴 주 공립학교들이 동성애를 마치 아이들이 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라이프 스타일 중에 한 가지인 것처럼 가르치기 시작하면서부터 교육 사역은 어쩌면 이 시대 교회들에게 주어진 사명과도 같은 것이 되었습니다. 옳은 것을 옳다 가르치고 악한 것을 악하다고 가르쳐야 아이들이 거룩한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예배를 드릴 때, 아이들이 찬양하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유치부 아이들의 귀여운 율동과 함께 시작한 찬양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커졌습니다. 더욱 힘이 있었습니다. 강력한 군대와 같았습니다. 그들을 보며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정말 춤을 추는 세대가 일어나게 해주십시오. 하나님께서 피리를 부실 때 주저없이 일어나 춤을 출 수 있는 세대, 하나님께서 곡을 하실 때 다같이 일어나 가슴을 치며 곡을 할 수 있는, 그런 거룩한 세대가 일어나게 해주십시오..." 그런 세대를 일으키기 위해 먼저 그런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