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의 하루는 새벽 5시 온 도시(시티 솔레이 30만명)를 울리는 확성기 소리로 시작됩니다. 1960년대 한국에서 민방위 훈련 때나 들을 수 있었던 확성기 소리는, 아이티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복음성가로 울려 퍼집니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컴컴한 새벽에 선교팀은 학교 가운데 위치한 예배당으로 향합니다. 새벽기도에는 100여 명의 시티 솔레이 시민들이 참석하고, 1시간 기도회가 끝나면 어떤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지만, 어떤 사람들은 8시에 열리는 병원에 줄을 서기 시작합니다. 6시부터 8시까지 꼬박 2시간을 기다려서 진료를 받고 약을 받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선교팀은 6시 10분에 선교실(학교 2층)에 모여 앉아 생명의 삶으로 Q.T.를 하고 각 자 은혜받은 말씀들을 나눕니다. 6시 40분 경이 되면 경건회를 마치고 아침식사 준비를 합니다. 이 때 준비하는 식사는 우리 선교팀이 아침과 점심에 먹을 것과, 김승돈선교사님, 조평규장로님(태권도 9단. 4개월 전부터 아이티에 와서 선교), 리챠드 윤 교수님(80세. 영어 교사로 헌신)이 드실 식사뿐 아니라, 고아원 어린이들이 먹을 음식(약 50인 분. 고아원 어린이들은 30명이지만, 통역팀까지 포함)까지 만듭니다. 그렇게 아침 식사와 전달할 음식 준비를 마치면 8시가 넘어갑니다.
사역은 8시 반에 시작합니다. <의료사역>, <고아원 사역>, <전도 사역> 중 김승돈선교사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따릅니다. 전도 사역을 나가게 되면, 사영리 전도 책자와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선물을 준비합니다. 선물 중에 가장 인기있는 것은 선글라스인데, 아이티는 햇빛이 강해서 눈병 환자가 많습니다. 만약 의료사역을 하게 되면, 무거운 의약품 가방과 동네에서 하게 될 어린이 사역 용품과 어린이 선물 등을 준비합니다. 교통 수단은 12인승 승합차에 우리 선교팀과 통역할 형제들(오크넬, 앤드류, 사드락, 앨나)이 함께 탑승하여 사역지로 이동합니다.
고아원 사역을 하게 되면 오전 사역지에서 곧바로 고아원으로 가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러면 차 안에서 점심식사를 때웁니다. 물은 현지에서 봉지에 담아 파는 물을 사서 마십니다. 오후에 고아원에 도착하게 되면, 우리는 각 자 고아원 아이들에게 자신을 소개합니다. 김승돈선교사님은 수 십 개의 고아원을 지원하고 계십니다. 또한 고아원 아이들에게 늘 성경을 암송하는 훈련을 시켜서 고아원 아이들은 우리가 도착하면 성경을 암송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티 사람들은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부릅니다. "좋으신 하나님(본 죄 씨 본), Deep Down in my Heart,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이런 찬양을 잘 부릅니다. 음식을 먼저 먹이고, 그룹별 활동을 하고, 전체 게임을 하고 나면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집니다. 게임에서 승리한 모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줍니다. 간식 타임을 갖고, 함께 사진 촬영도 합니다. 고아원에서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은 물놀이 게임이고, 이 게임이 끝나면 우리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목욕을 시켜줍니다. 속옷을 입혀주고, 티셔츠도 줍니다. 아이들은 정말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기념 사진과 선물과 사탕과 게임 용품까지 받게 됩니다. 마무리는 늘 축복 기도로 끝마칩니다.
오후 사역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6시가 됩니다. 우리는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학교 교실 끝에 있는 화장실에서 샤워도 합니다. 저녁 8시가 되면 식탁에 둘러 앉아 오늘 사역을 한 소감들을 나누고, 내일 사역을 어떻게 할지 의논합니다. 밤 9시 반이 되면 끝나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합니다. 선교팀에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더위 때문에 숙면을 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너무 더워서(전기가 늘 나가기 때문에 선풍기도 에이컨도 무용지물), 2~3시간 겨우 자고 새벽 5시에 다시 일어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성령 충만했고, 하루가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기범 칼럼]아이티에서의 하루 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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