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가 있었습니다. 90여명의 학생들과 30여명의 선생님들, 그리고 10여명의 봉사자들이 매일 아침 교회에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수께서 우리의 주 되심을 말로 가르칠 뿐 아니라 여러가지 섬기는 삶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아주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신나게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아이들이 십자가 신앙의 전통을 이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생각해보면 우리 교회는 여름성경학교에 관한 아름다운 전통이 있는 교회입니다. 좋은 신학교가 없는 이 지역 특성상, 신학 훈련을 받은 주일학교 사역자가 없는 시절이 많았고, 그래서 자구책으로 시도했던 것이 학생들을 양육하여 교사로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특별히 여름성경학교 기간 동안엔 많은 유스 그룹 학생들을 교사로 훈련하여 어린 동생들을 섬기도록 했습니다. 그러기를 어언 20여년... 이젠 우리 교회 중고등부를 잘 수료하면 왠만한 선교지에 가서도 VBS를 운영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음입니다. VBS를 운영하는 저들의 마음에 세상을 구원하길 원하셨던 예수님의 절박한 마음이 담겨져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어제는 멕시코 단기선교를 위한 전교인기도회가 있었습니다. 가는 사람뿐 아니라 보내는 사람들도 함께 모여 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적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꼭 와야 할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모두가 피곤한 금요일 밤, 기도하러 교회에 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어리기 만한 14명의 학생들이 잃어버린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그 먼 길을 떠난다는데, 교회의 어른들인 우리가 기도하는 자리조차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며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에게 절박함이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 우리에게 없다면 우리는 도대체 저들에게 무엇을 물려주고 또 이어가게 할 것인가...라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여름성경학교나 단기선교는 단회성 교회 이벤트가 아닙니다. 단순히 아이들이 잘 자라나도록 돕는 프로그램일 수 없습니다. 천국과 지옥을 어떻게 믿는냐에 따라 생각이 많이 달라지겠지만, 이것은 영적으로 볼 때 전쟁입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입니다. 구원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죽게 내버려 둘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절박한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소풍 나가는 마음이 아니라, 전쟁에 나가는 마음이어야 합니다. 좋은 것을 경험해보라고 보내는 것이 아니라 덥고 힘들고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십자가를 져주길 원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아이들을 보내기 위해 우리들도 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VBS를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청소를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피곤할 텐데도 얼마나 즐겁게 청소들을 하는지... 뒤뜰에 나와 예쁘게 핀 꽃들을 보며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들이 이렇게 꽃 피울 수 있도록 축복해주십시오..." 힘들고 어려운 이민 생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자가를 지고 가는 우리 모두 되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