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덴마크의 행복 비밀을 찾고 있습니다. 행복한 덴마크를 살피다가 만난 사람이 그룬트비 목사입니다. 사실 그룬트비 목사를 모르면 덴마크의 오늘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고, 덴마크의 행복 비밀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룬트비 목사를 알아야 덴마크 행복사회 비밀을 비로소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덴마크는 그룬트비 목사가 꿈꾸며 그린 설계도대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룬트비는 목사요, 철학자요, 신학자요, 정치가요, 시민운동가입니다. 그는 시인이었고, 찬송가 작곡가였고, 단행본 저자였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것은 그가 사회개혁가였고 교육가였다는 사실입니다. 덴마크를 오늘날의 덴마크로 만든 것은 바로 교육 사상가 그룬트비입니다. 그가 시작한 학교가 폴케호이스콜레 즉 시민학교(혹은 민중학교)입니다.
폴케호이스콜레의 대부 그룬트비가 살던 시대, 덴마크는 전쟁과 패전이 이어지고, 수 세기 동안 통치해 왔던 노르웨이를 스웨덴에게 빼앗겼고, 국토의 3분의 1과 그에 해당하는 국민을 독일에게 빼앗겼습니다. 국가가 쇠망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온 국민들이 절망과 좌절에 빠집니다. 무너지는 조국을 바라보며 그룬트비 목사는 교육이 희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룬트비 목사는 한평생을 시민 교육과 시민 계몽에 헌신했습니다. 그는 덴마크의 미래는 ‘깨어있는 시민’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판에 박힌 교실 안의 교육보다는 삶에서 적용되고 실천되는 ‘살아있는 교육’을 지향했습니다. 학생들에게 위에서부터 아래로 지식을 심어주는 것보다 스스로 주인이 되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가는 ‘깨어있는 시민’으로 만드는 교육을 도모하였습니다. 그룬트비 목사는 국가가 주도하는 교육이 아니라 시민이 주도하는 민중학교를 주창하였습니다.
그룬트비 목사는 이런 자신의 교육철학에 따라 국가 주도의 교육이 아닌 시민 중심의 자유학교들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국가를 위한 학교’가 아니었고 ‘시민의 삶을 위한 학교’였습니다. 그는 진정한 민주주의와 건강한 사회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때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민주주의는 어린 시절부터 실험되어야 하기에 어린 시절부터 자유학교를 통한 민주주의를 실험하게 합니다. 민중이 스스로 각성해야 사회가 발전하고, 개인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그의 신념은 폴케호이스콜레를 통해서 실험되고 실증되었습니다.
현재 덴마크 전역에 현재 78개 폴케호이스콜레가 있습니다. 거의 모든 폴케호이스콜레는 기숙학교라고 합니다. 모든 학생과 교사들이 교육 기간 동안 함께 먹고,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은 자연스럽게 ‘작은 규모의 사회(microcosmic)’를 형성합니다. 학교생활을 통해서 사회생활을 실험합니다. 사회화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깨어있는 시민을 만드는 것이 폴케호이스콜레의 목표입니다.
폴케호이스콜레는 ‘전인교육’을 지향합니다. 폴케호이스콜레가 지향하는 전인교육은 행복한 시민을 양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모든 것을 제했습니다. 폴케호이스콜레는 시험도 없고, 석차도 없습니다. 기존 학교들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특정한 직업교육을 하지도 않습니다. 폴케호이스콜레는 오직 깨어있어 행복한 시민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학생 스스로가 행복한 시민이 되고, 이웃 시민의 행복을 배려하는 “깨어있는 시민”을 양성하는 폴케호이스콜레! 이 시민학교가 덴마크의 행복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