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엡 6:4)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배우 김혜자의 책 제목처럼 향기 짙고 아름다운 꽃이라도 때리는 도구가 될 때 그것은 흉기가 되고 한 사람의 영혼을 아프게 하고 생채기를 내는 도구가 된다. 요즘 아동학대가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다. 아동학대(Child abuse)란 어린이를 괴롭히거나 가혹하게 대하는 학대, 또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리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정서적 폭력이나 가혹 행위를 가하는 것을 말하며, 방임도 아동학대에 포함된다.
학대를 당한 어린이가 청소년은 물론 청년, 중년이 되었을 때 다른 범죄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고, 아동학대는 대물림의 형태를 띠고 있어 그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본다. 여기서 아동학대를 하는 부모,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 그리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아동학대의 특징 중 하나는 ‘학대의 대물림’이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맞으면서 ‘힘으로 다른 누군가를 누르고 제압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학습하게 되고 이 같은 학대를 훈육의 방법으로 잘못 인식하고 부모가 되면 자신의 자녀에게 학대를 대물림하게 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부모에게 맞고 자란 아동이 성인이 된 후에는 죄의식 없이 자신의 자녀를 학대하는, 즉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는 것이다.
2015년 한국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아동학대 가해자 중 친부모의 비중이 80%에 육박했고 30~40대가 저지르는 비중이 72.8%이고, 학대의 주된 동기는 양육 태도 및 훈육 문제가 가장 많았다. 우리는 대학 수학 능력 시험, 의사 면허 시험, 운전면허 시험 등 여러 가지 자격 검증에 대한 시험을 치른다. 하지만 부모 교육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은 성인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부모가 되어서 육아를 하다 보면 잘 몰라서 당황하고 실수하고, 어쩌면 더 나아가 부모로서 실패하기도 한다. 이 같은 대물림의 사슬을 끊기 위해서는 부모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대를 당한 아동에게 나타나는 특성으로는 적응문제(공격성, 폭력 행동, 거짓말, 가출 등), 정신건강 문제(불안, 주의 산만, 낮은 자아존중감 등), 신체 건강 문제(위생 문제, 언어 문제, 신체 발달 지연 등), 그리고 장애(신체적, 정신적 장애) 등이 있다.
또한, 이러한 지속적인 정서 학대나 물리적 학대로 인한 정신적 후유증은 심각하며 전방위적으로 나타난다. 아동학대로 인한 정서적인 후유증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감정조절과 대인관계의 어려움이다. 2011년 10대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한 뒤 8개월간 안방 문을 잠그고 방치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아들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잠을 재우지 않고, 먹을 것을 제대로 주지 않고, 심지어 야구방망이로 때리는 등의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어머니로부터 수년간 계속 당해 오다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반복되는 학대 과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고 있다가 한꺼번에 폭발하거나,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부모를 보고 배워, 결국 똑같이 이를 반복하게 되며,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할 때 갈등을 대화나 타협으로 풀기보다는 다툼, 폭력, 분쟁 같은 과격한 양상 즉, 바람직하지 못한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부적응은 결국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야기하게 되고 따돌림당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처럼 학대에 따른 후유증은 상담 등을 통해 치유가 되도록 피해 아동에게 사회 제도적인 도움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아동학대의 사회적 영향에 있어서 학대가 단지 한 개인의 어려움에 그치지 않고 다수에게 위험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해진다. 특별한 이유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묻지마 살인이나 연쇄 살인 등의 범죄자가 아동학대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보면 학대 아동이 성인이 되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또한 긍정적이지 않다는 게 분명하다.
한국은 훈육을 위한 아동 체벌에 대해 관대한 편이었지만 점차 아동학대가 가족 간의 문제에서 사회문제(범죄)로 인식되고 있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과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 및 보호 절차를 대폭 강화하였다. 이것은 ‘가정 내 훈육’으로 치부되던 아동학대를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하나님은 어린이에게 부적절한 환경을 원치 않으셨고, 예수님은 아이들을 언제나 환영하시며 끌어안고 최고의 사랑을 보이셨다. 시인 타고르는 “모든 아이는 아직도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절망하고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품고 탄생한다”고 하였다. 우리 가정과 교회와 인류의 미래인 어린이를 해로운 사회 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해야 하는 것은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과 사회의 책임과 의무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성경에도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고 할 때, 자녀를 노엽게까지 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부모가 양육과 훈육의 방법에 대해서 체벌 이외의 방법을 잘 모른다면 상담이나 부모교육 세미나 등에 참여하여 좋은 자녀 훈육의 방법들을 배울 필요가 있다.
문의) 한인기독교상담소 (kaccla.net)
전화) 213-738-6930 (LA), 657-529-1133 (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