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머리가 되려는 아이

- 선생님 노릇을 하는 아이
- 권력이 있는 아이
- 본보기가 되는 아이
- 본보기를 만드는 아이


(1) 특징
우두머리에도 두 종류가 있다. 그 하나는 체력도 지력도 갖추고 있어서 재미있는 놀이를 알고 있고 통솔할 힘도 있으며, 사회성이 발달한 지도자의 자질이 있는 우두머리이고, 다른 하나는 대부분은 싫어하는데 체력도 지력도 있어서 할 수 없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되는 우두머리가 있다.

(2) 관점
그 아이가 좋은 의미에서의 지도자인가 아니면 힘으로 다른 아이들을 누르는 우두머리인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힘으로 누르는 우두머리는 주변의 다른 아이들을 기죽게 하거나 무서움을 타게 해서 혐오감을 주는 아이이다. 저 애 하고 놀고 싶다든가, 저 애와 일을 같이 하고 싶다든가 하는 타입은, 그 아이 자신의 매력이나 실력으로만 그런 지위를 획득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여자 아이의 우두머리인 경우에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여왕처럼 모두가 떠받드는 아이가 있다. 그런 아이의 경우 힘이나 매력 때문에 모두가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의 재력이나 사회적 지위 때문에 우두머리가 되는 경우이다. 이런 아이의 대다수에게는 "나는 특별한 집단의 자식"이라는 특권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전학을 해 온 아이 중 체력이나 지력은 없어도 사회적으로 미숙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우두머리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잠시 탐색적인 의미에서 해 본다는 식으로 한번 사귀어 보고 상대의 입장이 알려지면 우두머리적인 경향은 없어진다.

유아나 국민학교 저학년 시절에는 실력도 있고 매력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우두머리로서 행세해 오다가 고학년이 되면서 우두머리의 자리를 빼앗기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다른 아이는 굉장히 충격을 받아서 친구로부터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어릴 때에 아이들을 괴롭힐 마음은 아니었어도 주변의 아이들이 원한을 품고 자기 앞에서 복종을 하게 했다고 하는 굴욕감이 한꺼번에 나타나 꺼리는 것이다.

(3) 교사의 지도 방법
능력과 실력이 있는 아이를 그대로 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대인 관계에 에너지를 다 쏟게 하지 말고, 일이나 환경에 쏟게 하면 다른 아이들이 받는 피해가 적어진다. 늘 복종만 하는 아이의 처량함이나 패배감을 이 우두머리가 알게 할 필요가 있다. "네가 명령하는 사람의 반대 입장이 된다면 복종하겠니?"라는 식의 질문을 하는 것도 좋다. 이 우두머리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아이가 또 있다면 이와 비슷한 경험을 시킬 수도 있다.

우두머리 될 아이가 잘하지 못하는 면을 찾아서 같은 면에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와 짝을 해 주면, 여러 가지 점에서 자신을 알게 되고 다른 아이의 장점도 알게 된다. 우두머리에게 복종만 하는 아이에게도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주어 다각적인 활동을 해 보게 한다.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점은, 우두머리인 아이를 혼자 단상에 세워 놓고 다른 아이로 하여금 추궁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 때 우두머리 기질이 있는 아이는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에 좀 충격을 받게 되면 유치원에 나오지 않는다든지 잘못된 행동을 하기 쉬우므로, 그런 해결 방법을 아이들에게만 맡겨 두는 것은 위험하다.

(4) 부모에게 주는 조언
우선 중요한 것은 피해를 입은 아이 쪽의 부모가 항의를 할 때 교사는 침착한 태도로 조언을 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다소간 피해는 있겠지만 어느 면으로는 아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어느 시기에는 이 아이도 우두머리가 될 때도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러한 힘의 상호관계를 통해서 아이들의 사회성은 성장해 간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

교사에게 호소하는 부모들은 대개 교사의 힘에 의해 자기 아이를 보호받게 하고 싶어하는 것이므로 이 때 교사는 신중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원망을 사기 쉽다. 교사가 피해를 입은 아이를 비호하면 그 아이는 언제나 어른의 힘에 의지하므로 실사회를 살아가는 경험을 쌓을 수 없다. 약하더라도 자기 힘으로 현실을 헤쳐 나가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아이가 약해져요."라고 말해준다. 이 쪽의 생각을 주입시키려고 하지는 말고 자신의 방침을 그냥 차근차근 설명하면 피해를 입은 측의 부모는 안심하고 맡긴다는 기분이 될 수 있다.

우두머리가 되는 아이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부모 자신이 자기의 재산이나 지위를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아이도 자연히 그렇게 생각하기 쉬운 것이므로 부모 자신의 인생관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것이 좋은데, 가령 "댁의 아이는 좋은 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도 자기 실력 이외의 다른 힘을 이용한다는 오해를 받고 배척당하는 것 같아요."라고 하면 부모가 자신의 인생관을 반성해 보게 될지도 모른다. 또 직접적인 방법이 아니라 어떤 예를 들어 이야기해 줄 수도 있다. 넓은 시각에서 보고 이러저러해서 모두가 싫어한다고 말해 주면 그 때에는 답변을 못해도 반성의 자료가 되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

- 집단에 융화되지 못하는 아이
- 친구 틈에 끼지 않는 아이
- 친구와 놀지 않는 아이
- 집안에 처박혀 있는 아이
- 유치원에 갈 때 응석을 부리는 아이
- 꾸물거리는 아이


(1) 특징
무슨 일에서든 부모를 의식하고 엄마와 자기를 동일시하여 엄마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분리불안을 가진 아이이다. 거꾸로 엄마 쪽에서 아이가 없으면 불안해지는 분리불안도 있다.
집단의 인원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저항감, 공포감이 강하게 되어 집단에 융화되지 않고 사회성이 없어지는 아이이다.

(2) 관점
친구와 놀지 않는 아이들은 혼자만 멀리 떨어져 있는 유명한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병치레로 외출을 하지 않는 아이, 어른이 놀아 주는 아이, 엄마가 친구를 선택하기 때문에 친구가 없는 아이, 집을 옮겨서 친구가 없기 때문에 집에 틀어박히게 되는 아이 등이 있다.
좋은 생활 환경에서 어른이 돌보아 주고 있던 아이에게는 유치원이라는 곳은 자극이 강한 사회이다. 다른 아이들이 환성을 지르며 좋아하는데도 이런 아이는 몸을 움츠리고 기둥에 기대어 서 있기 일쑤이다.

주로 어른과 지내던 아이들은 말을 사용해서 사귄 경험은 많지만 어린이다운 행동으로써 교제한 경험은 없다.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이유로 옆의 아이가 모자나 털옷을 잡아당긴다는 것이다. 모자나 옷을 잡아당긴다는 것은 보통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안녕"이라든가 "우리 놀자"와 같은 인사인 것이다. 이런 아이는 그런 것이 통하지 않으니까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생각하고 부모도 그렇게 생각해 버린다. 행동상으로 교제의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그런 경우 도리어 쉽다. 오히려 그런 행동에 친근감을 느낀다.

아이에 따라서는 머리가 아프다, 배가 아프다, 눈이 아프다는 식의 생리현상을 호소하거나 유치원에서 악취가 난다거나 짝이 인상이 나쁘다든가 하는 등으로 그럴싸한 이유를 늘어 놓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들은 대개의 경우 친구 틈에 끼기 싫은 마음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그다지 신경증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 중에는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감정에서 일어난 자율신경계의 실조나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보통은 아침에 체조나 달리기를 시키면 괜찮아지지만 심한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3) 교사의 지도 방법
부모한테서 떨어지려 하지 않는 아이나 어른들에 익숙한 아이에게 있어서 유치원은 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거리감이 있는 사회이다. 교사는 가정과 유치원을 이어 주는 교량과 같은 역할을 하고 개인적인 유대를 긴밀히 해야 한다. 이러한 아이들은 가정에서의 책임이 크므로 유치원에서 지도할 때 도움이 되도록 가정환경 조사서 같은 것을 만들어 기록해 가면 좋다. 집에서는 어떤 상태로 노는가, 하루에 몇 시간을 노는가,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갈 때 즐거워하는가 억지로 끌려가는가 등 아이의 생활을 알 수 있는 조사법이 필요하다.

오리엔테이션 때에는 비슷한 아이들끼리 모아서 작은 집단을 만들고 친숙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활발한 아이나 말 많은 아이들과 너무 씨름하다 보면 오리엔테이션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비슷한 아이끼리 모아서 천천히 유치원의 생활을 소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유치원에 가면 즐겁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든지 그 일은 자신이 맡은 것이니까 자기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식으로 책임을 지워 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4) 부모에게 주는 조언
아이 쪽에는 분리불안을 나타낼 때 실은 어머니 쪽에 그 요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남편과의 사이가 원만하지 않은 경우, 시부모와 원만하지 않은 경우, 가정에서의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경우, 자신이 희생되고 있다거나 자기 자신을 아무것도 아니라는 태도를 갖고 아이에게 착 달라붙어서 이상한 기대를 하는 경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 이런 경우 아이들은 어머니의 말상대가 되고 어머니를 동정하게 되며 자기가 없으면 어머니가 곤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어른같이 행동하게 된다.

어머니 중에는 자신의 인생에서의 즐거움이나 이루지 못한 야심을 자녀에게 경험하게 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어머니에게는 "자신의 성취하지 못한 것을 이제부터는 자기의 것으로 만드세요"라는 식으로 이해시키는 생애교육을 시켜야한다. 어머니가 자신의 일을 자신이 성취시키려고 한다면 아이는 어머니의 일을 신경쓸 필요가 없으므로 자연히 모친에게서 떨어지게 된다.

아이들끼리 사귀는 것을 막는 어머니는 대개 아이가 자기와 상대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경우 비슷한 아이들과 사귀게 해서 습관이 되면 조금 큰 집단에 넣어 주는 식으로 서두르지 말고 단계를 밟아 아이에게 친구를 갖게 하는 것이 좋다. 한 사람, 두 사람 친구가 생기기 시작하면 서서히 늘어나니까 염려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