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은 문화입니다. 수백 가지가 넘는 김치, 수많은 종류의 젓갈, 다양한 떡과 전, 그리고 육류와 마른 생선은 어려서부터 우리의 삶의 일부를 이루는 것입니다. 고향을 떠나거나 타국에서 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 늘 먹던 고국의 음식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람의 생리입니다. 병마로 허약하여진 한국 선교사님에게 “한국 음식을 마음껏 먹고 쉬게 하는 것만큼 좋은 치료의 방법도 없다”고 선교의 오랜 경험을 가진 사역자가 말합니다.
사도 베드로는 유태인입니다. 그는 유태인의 정결예식을 따른 식생활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유태인에게는 율법의 명령을 따라 먹어도 되는 정결한 음식과 그렇지 못한 부정한 음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하루 욥바에 기독교인을 찾아서 갔을 때, 해변의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서 잠시 거주하였습니다(행 9:43). 점심식사 시간이 이른 때에, 사도 베드로는 유태인이 용납하기 어려운 부정한 음식을 먹으라고 천사의 권면을 받습니다.
그는 한 환상을 보았습니다. 부정한 짐승들이 가득 담긴 보자기가 하늘에서 내려와서 베드로에게 나타난 것입니다. “베드로야 일어나 잡아 먹으라”(행 10:13)는 천사의 명령이 있었고, 베드로는 “속되고 깨끗하지 않은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아니하였나이다”(행 10:14)라고 대답합니다. 하나님의 사자는 다시 말하기를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게 속되다 하지 말라”(행 10:15)고 합니다. 이러한 환상을 세 번 본 후에 그 그릇이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이 환상을 보고 난 후에 얼마 되지 않아서, 욥바 북방 30마일에 있는 가이사랴에서 로마군대의 백부장 고넬료가 보낸 사람이 문을 두드립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이들을 만나서 초청의 이야기를 듣고, 베드로는 고넬료의 가정으로 가서 복음을 전합니다. 놀랍게도 가이사랴의 집회 중 복음을 전할 때에, 고넬료의 친척과 가까운 형제들 모두에게 성령이 강림하셨습니다. 유태인이 받은 것과 동일한 성령의 은혜가 율법대로 먹고 마시지 않는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임한 것입니다. 성령을 받은 그들에게 베드로는 물로 세례를 줍니다.
유태인들은 전통적으로 이방인들과 음식을 같이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율법의 정결예식을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금한 음식의 규정을 넘어서라 말씀하십니다. 이는 유태문화에 매어있지 말고 타문화와 소통하라는 것입니다. 복음의 전파를 위하여 문화도 상대적인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속되고 거룩한 것을 율법에 규정된 음식문화를 비롯한 의식주의 방식으로 구별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베드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새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하였습니다. 문화를 넘어서는 복음의 능력을 보았습니다. 사마리아인에게나 로마인에게 동일하게 임하시는 성령님을 체험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올해도 큰 일을 행하시고 새 일을 행하시되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언어의 담장을, 문화의 담장을, 영육간의 장애물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기를 축복합니다. 올해는 하나님께서 새 일을 준비하고 우리를 기다리십니다.